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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말보다 글로, 글보다 행동으로

등록 2013-11-25 19:45

김상호 박사의 톡 까놓고 진로 talk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녀(맹자)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뜻으로 어머니의 높은 교육열을 일컫는다. 맹자가 처음 살던 곳은 공동묘지 근처라 장사 지내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에 이를 흉내 내는 놀이를 하였고, 두번째는 시장 근처라 장사꾼 흉내를 내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세번째는 서당 근처라 예법과 글공부 놀이를 했다고 한다. 맹모는 참 현명한 어머니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한 높은 교육열 때문이 아니라 자식을 설득하고 가르치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맹모가 맹자를 꾸짖어 가르쳤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물론 그 결과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그 가르침이 성공했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았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식은 부모 말을 잘 듣지 않고 부모는 자식에게 매달리는 마음을 가진다. 부모는 자식이 가르침을 실행하지 않으면 화를 내고 책망한다. 반면 자식은 부모를 가까이서 보기에 그 언행 불일치 등을 문제 삼으며 그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부모가 자기 자식을 직접 가르친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맹자는 자식은 서로 바꾸어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가 자녀의 진로에 큰 영향을 끼치지만 정작 부모와 자식 간에 실효성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수능 후, 대학 선택 및 학과 선택을 두고 의견 대립 과정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멀어지기도 한다. 부모는 자식에게 네 인생이니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말하고, 자식 역시 우리 부모는 자신의 주장만 고집한다고 말하며 방문을 걸어 닫듯이 부모 말에 귀를 닫아 버리는 것이다. 전공 또는 진로의 선택이라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미숙한 경험 하에 독단적으로 결정해 버리거나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해 버리기도 한다.

더욱더 큰 문제는 부모와 자녀 모두가 진로에 대해 편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학부모의 진로교육 수강 참여율은 낮은 반면, 진로정보의 질을 담보하기 어려운 방송·블로그·지인 등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수능점수 몇 점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거액을 아끼지 않으면서, 전공 선택 등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진로 결정은 상대적으로 허술하게 결정이 이뤄진다. 옷 몇 벌을 구입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입어보고 가격 비교하고 옷감 살펴보고 패션잡지 등을 통해 정보를 찾지만 정작 주택을 구입할 땐 그렇게 신중히 따져보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수험생을 자녀로 둔 부모에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다. 부모는 맹모와 같은 지혜를 가져야 하며, 자녀는 맹자와 같이 어진 귀를 가져야 한다. 부모는 자신의 생각을 너무 직접적으로 자녀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맹모가 자식에게 훈계하지 않고 이사로써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듯이 말보다 행동으로 가르쳐야 한다. 만약, 자식이 헛된 전공과 학과를 생각하고 있다면 먼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파악해 보아야 한다. 자식의 생각이 명백히 틀렸다는 확신이 들어도 즉시 그리고 직접적으로 반대 표시를 하면 안 된다. 자신의 생각을 대변할 수 있는 다른 사람(지인·상담교사 등)을 찾거나, 서적·신문기사 등의 객관적 자료를 읽게 하여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조미료에 길든 입맛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듯 자식의 학과 선택도 분명히 하루아침에 결정된 것이 아니다. 수많은 상업적 매체의 잘못된 직업 및 진로 정보에 현혹된 것이 쌓여 나타난 결과이므로 쉽사리 교정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반면 자녀는 부모에 대해 신뢰해야 한다.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부모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모는 자신의 자녀에 대해서 최고의 진로전문가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다. 많은 부모가 맹모와 같은 자녀 사랑을 가지고 있지만 표현 방법이 서투른 경우가 많다. 후회 없는 진로 선택을 바란다면 학생과 부모 모두는 입보다 귀를 높은 위치에 두라는 <탈무드>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말보단 글이 좋고, 글보단 행동이 더 좋다. 필자가 진로 책과 칼럼을 쓰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김상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자격연구실 연구원·<톡 까놓고 직업 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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