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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하나의 선택’만 고집하지 말자

등록 2013-12-16 19:47

김상호 박사의 톡 까놓고 진로 talk
‘몬티 홀 문제’라는 게 있다. 영화 <21>(2008개봉)은 매사추세츠공대(MIT) 수학천재들의 라스베이거스 원정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에서 엠아이티의 미키 교수는 수학천재들을 선별하는 방법으로 ‘몬티 홀 문제’를 통해 그 실력을 테스트한다. 문제는 다음과 같다.

매우 비싼 경품이 세 개의 문 가운데 한 곳에만 놓여 있다. 물론 사회자는 어디에 비싼 경품이 있는지 알고 있다. 도전자는 세 개의 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서 맞히면 그 경품을 가진다. 당연히 도전자가 비싼 경품이 있는 곳을 맞힐 확률은 1/3이다. 이때 만일 경품이 첫번째 문 뒤에 숨겨져 있다고 하고 도전자는 세번째 문을 택했다고 하자. 사회자는 경품이 없는 두번째와 세번째 문 중에서 두번째 문을 열어 보이며, 경품이 없음을 보여준다. 이제 문이 첫번째와 세번째만 남은 상황에서 사회자는 처음 선택한 세번째 문에 대한 선택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문으로 바꿀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도전자는 갈등을 한다. 처음 선택한 세번째 문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첫번째 문으로 선택을 바꿀 것인지 고민한다. 도전자들은 처음 선택을 유지하거나 바꾸거나 똑같은 1/2의 확률이 있다고 생각하고 처음 선택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다. 여기에 문제(딜레마)가 있다. 문이 두 개가 남았으므로 어느 것을 택하든 1/2의 확률을 가지는 게 아니다. 사회자가 꽝인 문을 열어 보여, 새로운 정보가 주어졌으므로 확률은 변한다. 애초 처음 세번째 문에 경품이 있을 확률은 1/3이고, 바뀐 선택을 할 경우 경품을 얻을 확률은 2/3가 된다. 이 부분은 조건부 확률의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은 직접 반복적으로 실험해보기 바란다)

그렇다면 진로 문제와 이 문제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사실 진로 문제는 정답을 알 수 없는 끝없는 선택의 문제이다. 문과를 갈까 이과를 갈까, 어떤 직업을 택할까, 어떤 학과를 택할까 등 끝없는 선택과 관련한 문제다. 이 문제에서 기존의 진로교육관은 선택과 집중이란 관점을 강조한다. 몬티 홀 문제는 이런 접근법이 과연 답을 찾을 가능성이 높은 전략인지 질문을 던진다. 진로 문제에서 자신이 걸을 길에 대한 ‘명료함’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만약 명료함이 부족하다면, 진로 선택에서 유연한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세상이라는 사회자가 문을 열어 시시각각 새로운 정보를 보여주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명료함이 부족하다면 처음 나의 선택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선택으로 바꿀 것인지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

진로에서 유일한 성공 가능성이 초지일관 하나의 선택만을 고집하는 것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몬티 홀 문제를 보고 당장 지금의 희망직업·희망학과 등의 선택을 변경하라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건 자신의 진로 선택에 얼마나 명료함이 있는지 점검해보고 만일 명료함이 부족하다면, 유연한 사고로 진로 선택에 임하라는 것이다. 애초 어릴 적부터 꿈꾸어 왔던 직업이나 학과와 관련해 선택을 바꿔야 할 만큼 새로운 정보가 주어졌는지 점검해보고 그것이 주어졌다면 내 선택을 유지해야 하는지 아니면 바꿀지를 신중히 검토해 보라는 것이다. 빠른 기술변화, 발달된 정보통신,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의해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통합되어 환경의 변화가 심한 지금 과거 판단을 무작정 ‘꿈’이란 이유로 굳건히 지키는 것은 경제적 관점에서도 성공 확률이 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소설을 쓰고 싶다고 소설가를 꼭 직업으로 할 필요는 없다. 예컨대 교사가 되거나 연구원이 되어 취미로 소설을 쓰면 되지 않는가? 원자력공학자가 되기 위해 꼭 원자력공학과를 갈 필요도 없다. 물리학 전공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고를 유연하게 가지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답을 찾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몬티 홀 문제가 주는 교훈은 당신의 선택을 바꿔라가 아니다. 당신의 사고를 유연하게 가지라는 것이다.

김상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자격연구실 연구원·<톡 까놓고 직업 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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