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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5일은 진짜 그리스도의 탄생일일까요?

등록 2013-12-23 19:56수정 2013-12-26 22:58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성 니콜라우스의 날’을 기념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사람들이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성 니콜라우스의 날’을 기념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사람들이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NIE 홈스쿨] 크리스마스의 역사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Christ)와 미사(Mass)의 합성어로 ‘그리스도의 미사’, 즉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미사’라는 뜻입니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는 하루를 전날 일몰로부터 다음날 일몰까지로 쳤기 때문에 그리스도가 탄생한 25일 전날 밤인 24일 역시 중요한 날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12월25일 오전 0시에 그리스도가 탄생했다는 확증은 없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해서는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자세히 기록돼 있지만 날짜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12월25일을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기념한 건 서기 336년 로마제국에서부터였던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원전부터 로마, 이집트 등지에서는 태양 숭배 및 관련 신화에 따라 12월25일을 ‘무적의 태양신’ 축일로 기념하고 있었습니다. 로마의 황제였던 율리아누스가 362년에 지은 ‘헬리오스 왕(그리스의 태양신)에 대한 찬송가’를 보면 솔(Sol·로마에서 태양신을 부르던 이름)을 위한 축제가 12월 하순에 열렸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축일은 1년 중 해가 12월25일은 동지에 가까운 날, 즉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무적의 태양신은 만물의 소생의 시작을 알리는 동지에 기념됐는데 4세기 중엽부터는 기독교에 의해 크리스마스가 됩니다. 교황 율리오 1세가 기독교의 전파를 위해 이교도의 풍습 위에 그리스도의 탄신을 결합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는 어떤 의도를 갖고 만든 전통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와 서구 문명이 퍼지면서 세계 여러 나라로 알려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49년부터 ‘기독탄신일’이란 이름으로 공휴일로 지정됐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때 산타클로스가 양말 속에 선물을 놓고 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풍습도 여러 과정을 거쳐 완성된 것입니다. 이 풍습은 4세기 동로마 제국 소아시아(현재의 터키) 지역에 살던 ‘성 니콜라우스’로부터 시작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선심이 남달랐던 성 니콜라우스는 미라의 대주교가 되어 남몰래 선행을 베풀었는데 이런 자선 행위가 알려지면서 산타클로스가 탄생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톨릭에서는 성 니콜라우스를 성인으로 여기는데 그의 라틴어 이름인 상투스 니콜라우스를 네덜란드 사람들이 산 니콜라우스라고 불렀고, 아메리카 신대륙에 이주한 네덜란드인들이 산테 클라스라고 불렀다가 19세기에 어린이들의 입에서 산타클로스로 불리게 됐다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날짜는
정확한 기록이 없습니다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사슴도
후대에 만들어낸 문화입니다
하지만 이젠 종교적 차원을 넘어
지구촌의 축제일이 됐습니다

또 스칸디나비아 반도지역의 북유럽 구전 신화에서 전나무 축제 때 말을 타고 다니면서 선물을 나눠줬다는 주신 오딘과 염소를 타고 다니며 비슷한 일을 했던 뇌신 토르의 전설이 여기에 결합됐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 전설이 성 니콜라우스 이야기와 결합이 되어 ‘사슴을 타고 다니며 선물을 주는 할아버지’ 이미지가 탄생했다는 사연입니다.

그렇다면 그때부터 산타클로스는 흰 수염을 기르고 빨간 옷에 빨간 모자를 쓴 뚱뚱한 할아버지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요? 그것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은 산타가 여위고 키가 크고 기품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822년 신학자 클레먼트 무어는 <성 니콜라스 방문>이라는 시에서 난쟁이 요정 같은 모습의 니콜라스를 묘사했는데 이 이미지는 오늘날 산타 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지금의 산타클로스 이미지는 1931년 스웨덴 출신의 미국 화가 해던 선드블롬이 산타클로스를 코카콜라 광고 모델로 그리면서 완성된 걸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탄산음료 회사인 코카콜라는 겨울에 콜라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게 되자 산타클로스 이미지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코카콜라 로고 색깔과 같은 붉은색 옷과 콜라의 거품을 상징하는 풍성한 수염을 단 산타클로스를 등장시킨 겁니다. 이걸 계기로 산타클로스는 종교적 이미지를 벗고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러 다니는 인자한 할아버지로 자리매김을 합니다.

루돌프 사슴 이미지도 상업화의 결과물입니다. 루돌프는 1939년 미국의 카피라이터 로버트 메이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캐릭터입니다. 어려서 항상 작고 수줍음을 잘 타 놀림의 대상이 되었던 그는 그때를 회상하며 코가 빨간 사슴 이미지에 자신이 어릴 적 갖고 놀던 인형 이름을 붙여 다른 사슴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빨간코 루돌프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루돌프가 산타클로스로부터 빛나는 코로 길을 밝혀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 썰매를 끌게 되는 이야기를 지었는데 이 이야기가 ‘몽고메리 위드’라는 미국 대형 백화점 광고로 제작되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원래 있던 건가요? 누가 만든 건가요?”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명쾌한 답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크리스마스, 산타클로스 등은 이미 있던 신화나 전설 위에 후대 사람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다른 이야기들을 더하고, 빼면서 의미부여를 해서 완성한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책으로 확장하기 | <만들어진 전통>

거의 모든 국가에서는 1년 365일 중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을 국가공휴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에릭 홉스봄 등 학자들이 공동으로 저술한 <만들어진 전통>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유럽에서는 새로운 국경일, 의례, 영웅과 상징물들이 ‘창조됐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당연히 전통이라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정치적이 의도에 의해서 조작된 결과라는 뜻입니다. 프랑스의 삼색기와 바스티유 함락 기념제, 노동절 등이 창조된 전통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저자들은 이런 사례들을 두고 ‘근대국가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나온 집단적 기념행위이면서 국민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었다고 말합니다. 크리스마스는 근대국가 이전부터 기념하게 된 날이지만 교황 율리오 1세가 기독교의 전파를 위해 이교도의 풍습에 그리스도의 탄신일을 더한 것을 보면 크리스마스 역시 종교적, 정치적 배경에 따라 만들어진 전통이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더 알아보기 | 크리스마스에 안 쉬는 나라

크리스마스는 국가공휴일에 속합니다. 대한민국에는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경일은 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설날(전날과 다음날 포함), 어린이날, 현충일, 추석(전날과 다음날 포함), <공직선거법> 제34조에 따른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의 선거일 그리고 석가탄신일과 크리스마스 등이 있습니다. 국가공휴일 가운데 종교적인 유래를 갖는 날은 석가탄신일과 크리스마스 두 날뿐입니다.

모든 나라가 크리스마스를 공식적인 국가공휴일로 인정하는 건 아닙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오만,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같은 무슬림 국가들에서는 공휴일이 아니지만 기독교도 직장인을 위해 예배를 한 뒤 출근하도록 배려하는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기독교 인구가 매우 적은 일본에서는 공휴일이 아닙니다.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공인된 공휴일로, 종교적 의미 이상을 지니지만 어떤 나라들은 이날을 특정 종교와 관련한 날로만 인정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색 시사뉴스 만나기 | 산타클로스의 배달능력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 하루 동안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하려면 얼마나 힘들까요?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는 아이들은 이런 엉뚱한 질문을 종종 합니다. 2011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는 <우정정보> 2011년 가을호에 ‘산타클로스의 배달 능력’이라는 보고서를 실었습니다. 이 보고서를 보면 크리스마스 때 산타클로스가 방문해야 할 집은 약 3억 가구입니다. 전 세계 인구 가운데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약 20억 명에 달한다고 하니 3∼18세 해당하는 인구를 전체의 약 30%로 가정하면 선물을 받아야 할 사람은 어림잡아 6억 명입니다. 나라, 대륙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집들 사이의 거리를 평균 10m로 치면 산타클로스가 움직여야 할 거리는 300만㎞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어린이들이 잠들어 있을 시간(밤 11시 이후부터 아침 7시까지) 동안 배달을 해야 하는데 가장 먼저 날짜가 바뀌는 피지나 뉴질랜드에서부터 날짜가 가장 늦게 바뀌는 알래스카까지 방문할 경우, 주어진 배달 가능 시간은 총 31시간입니다. 31시간 동안에 3억 가구를 방문해야 하므로(한 가정에 2명의 어린이가 있다고 계산) 시간당 967만 번을 굴뚝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이 일을 무리 없이 처리하기 위해 순록 마차는 약 300만㎞/31시간, 즉 시속 약 9만7000㎞로 달려야 합니다. 이는 마하 79(음속의 79배)에 해당하는데 총알 속도가 약 1000㎧(마하 3 정도)이고, 지구의 대기권 탈출을 위한 로켓의 속도가 마하 34인 것과 비교하면 순록 마차가 얼마나 빠르게 달려야 하는지 가늠이 됩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관련영상] [한겨레 캐스트#217] '올해의 세계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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