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생활습관부터 잡아야 실패하지 않는다”

등록 2014-01-13 20:05수정 2014-01-13 20:55

[함께하는 교육]재수 합격생들이 말하는 성공 비결
2014학년도 대학입시 일정이 마무리 단계다. 기대만큼의 결과를 못 내 재수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잇따라 나올 때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재수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재수생들에게 재수 생활은 낯섦 그 자체다. 초등학교부터 12년간 익숙해졌던 학교 시스템에서 벗어난 재수생들은 시간과 공간 모두 자기 스스로 ‘알아서’ 관리하고 통제해야 하는 낯선 상황에 놓인다. 고3 시절과 똑같은 수험생 신분이지만, 처한 환경이 전혀 다른 재수 생활. 대입 재수로 대학에 합격한 이들의 조언을 살펴본다.

자기 관리의 중요성

2014학년도 대입에서 서강대 경제학과에 합격한 이진규씨는 “재수 생활은 자기 스스로 계획을 세워 확실히 실천해나가지 않으면 순식간에 지나간다. 생활습관부터 잡아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재수 시절 7월부터 학원을 그만두고 독학을 선택했다. “학원에 다닌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생활 패턴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7월 무렵이 되자 학원 아이들이 서로 친해지면서 반 분위기가 흐려졌다. 나만의 공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독학이 나았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13학번 정다은씨는 고교 시절 사교육 없이 스스로 공부했던 만큼 자기 관리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독학 재수를 선택한 이유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재수를 결심한 11월부터 7개월간 언어영역 기출문제집 한권도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 독서실에 혼자 앉아 일기장을 들추며 신변잡기를 끄적거리거나 잠을 자기 일쑤였다. 고민 끝에 6월 재수학원에 등록했다. “학원 버스를 타기 위해서라도 아침에 강제로 일어나게 되고, 설령 수업을 안 듣더라도 학원에 ‘붙잡혀 있는 게’ 학습 효율 면에서 나았다.”

독학과 학원을 오가는 두 사람의 시기는 서로 달랐지만, 재수 생활 중 자기 관리를 위해 고심했다는 점은 같다.

거듭된 수험 생활로 재수생은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이기 십상이다. 고려대학교 정경학부 13학번 김윤수씨는 재수 생활 와중에 한약과 비타민, 견과류 등 몸에 좋다는 음식을 일부러라도 챙겨 먹었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거울을 마주보며 아무리 웃기 싫어도 웃는 습관을 들였다. “속는 셈치고 해봤다. 일종의 플라세보, 위약효과일지도 모르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데 꽤 도움이 됐다.” 재수 생활은 누가 얼마만큼 생활 관리를 잘하느냐의 싸움인 셈이다.

실패의 ‘이유’부터 찾아라

성균관대학교 인문과학계열 13학번 손민호씨는 고3 현역 시절 치른 수능에서 언어영역 4등급을 받았다. 본격적인 재수 생활이 시작되는 2월 중순 이전, 손씨는 수능 언어영역 점수가 낮은 이유부터 고민했다. “쉽고 빠르게 고득점을 올릴 수 있다며 인터넷 강의 강사가 제시한 ‘편법’을 따른 게 실패의 원인이었다. 문제가 요구하는 키워드를 뽑아서 지문을 골라 읽는 방식이었다. 지문을 전부 읽지도 않은 상태에서 답만 찾으려 했다.” 손씨는 지문을 꼼꼼히 읽고 중점 내용을 파악하는 독해 연습부터 다시 시작했다. 학습법을 바꿔 훈련하기를 5개월여, 6월 모의고사부터 언어영역에서 1등급 점수가 나왔다. 취약했던 영역에서 점수가 오르자 다른 과목에서 점수를 만회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도 덜 수 있었다.

정다은씨는 수능시험을 치렀던 태도부터 면밀히 따져봤다. 언어·영어 수능 문제가 30번대 후반으로 넘어가면 풀 수 있는 문제인데도 틀린 경우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험시간 중반을 넘어서면 자신도 모르게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한 셈이다. 정씨는 이후 시험을 치르는 중간마다 의식적으로 마음을 추스르는 습관을 들였다. “알면서도 틀린 것은 문제 푸는 방식에 허점이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왜 오답을 골랐는지, 그 풀이과정을 복기해 시험지에 적으며 시험을 치르는 연습부터 다시 했다.”

김윤수씨는 서점을 찾아 학습법 관련 도서를 탐독했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이들의 공부 방법론을 노트에 꼼꼼히 옮겨 적으며 더 효율적인 학습법을 찾았다. 재수학원 상담교사를 찾아 학습법 상담을 받기도 했다. “언어 영역의 경우 고전시가는 상춘곡·면앙정가·사미인곡·관동별곡·누항사 등 자주 출제되는 시가를 중심으로 늘 머릿속에 담아두고, 운문문학은 작품의 심상을 반드시 떠올려가며 읽고, 비문학은 마인드맵을 그려가며 작가의 생각을 따라 정리해 초등학생이 물어봐도 쉽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이해하려 했다.” 학습법을 소개하는 김씨의 말에 막힘이 없었다.

‘한번 더’ 준비하는 게 아니라
전부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 필요
얼마나 생활관리 잘하느냐가
길고 긴 재수 생활의 성패 좌우
실패 원인 꼼꼼히 분석하고
모의고사 자주 치러 실전 대비를

자신의 학습량을 정확히 측정하라

재수를 선택하는 수험생들은 흔히 ‘노력한 만큼 실력 발휘를 못했다’고 말하지만, 기대가 높았을 뿐 실력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우선이다. 자신의 학습량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계열 13학번 김진희씨는 “고교 시절에는 야간자율학습시간에 제일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있는다며 선생님들께 칭찬도 받았다. 공부량은 적지 않다고 생각했다. 돌아보니 잠시 쉰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1~2시간씩 놀고, 주말에도 쉬었다”고 말했다.

재수 이후 김씨가 유일하게 쉬는 시간은 학원 수업이 끝난 3시40분부터 야간자습이 시작되는 4시까지 20분간이었다. 김씨는 “고3 때는 문제집을 한번만 봤다면 재수 때는 두번, 세번 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학습계획도 가능한 한 빡빡하게 짰다. 재수 성공의 요인을 꼽으라면 학습법보다는 학습량 변화였다”고 말했다.

정다은씨는 재수학원 등록 뒤 치른 6~7월 모의평가에서 고3 시절 수능시험과 비슷한 결과를 받아들고 충격을 받았다. “수능에서 실력만큼 성적이 안 나왔다고 줄곧 생각했는데, 그게 진짜 내 실력이었다. 학습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비로소 인정하게 됐다.”

주변 재수생들과 자신을 비교할 때도 학습량과 학습 태도로 경쟁하는 게 낫다.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13학번 성한나씨는 “재수학원에서는 1등부터 100등까지 등수를 공개하기도 한다. 누가 1등인지를 보며 점수와 성적으로 라이벌 의식을 느낄 게 아니라, 누가 더 집중력 있고 끈기 있게 공부하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이진규씨는 “성적을 급하게 올리겠다는 막연한 목표가 아니라 단원이나 문제집 단위로 학습량 목표를 세운 후 계획한 일정 안에 반드시 끝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간·기말시험을 준비할 필요가 없는 만큼 재수 생활은 고3 시절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늘었다고 해서 ‘학습량 증가’로 연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진규씨는 “설령 무모해 보이더라도 목표 대학을 높게 잡아야 한다. 수험 생활을 한번 경험해봤고, 시간도 넉넉하다는 착각에 ‘이 정도만 공부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재수생들은 안주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진희씨는 매일 잠들기 전, ‘○○대학 13학번 김진희’를 주문처럼 10번씩 되새겼다. “재수 생활 1년은 꽤 긴 시간이다. 길게 보면 견딜 수 없다. 초심이 사라지고 나면 누구나 해이해지고, 예전의 생활습관으로 돌아가고 만다. 날마다 동기부여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하루하루 짧게 보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기 암시를 걸었다.”

잦은 모의고사는 실전 연습의 기회

재수학원에서는 고3 시절에 비해 모의고사를 자주 치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실시하는 모의평가를 치르는 6월과 9월에는 사설 모의고사를 포함해 한달에 2번 시험을 보기도 한다.

정다은씨는 “재수라는 게 사실 기초지식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시험을 망쳐서 다시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재수생들은 ‘시험 자체’를 익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출문제 풀이뿐 아니라 모의고사를 실전 연습삼아 활용하는 것이 수능시험에 실패해 본 재수생들에겐 절실한 셈이다.

성한나씨는 유독 큰 시험에 긴장을 많이 했다. 고3 현역 시절에는 수능 전날 전전긍긍하며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충분히 잘 수도 없었다. 성씨는 재수를 시작한 뒤 모의고사를 치르며 시험 전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일찍 잠에 드는 ‘연습’을 했다. “재수생 시절 수능 당일 아침에 십자가 목걸이가 끊어졌다. 고3 때였다면 불길한 마음이 앞섰겠지만, 모의고사를 통해 시험 자체에 적응했던 덕분인지 크게 불안하지 않았다.”

이진규씨는 수능 당일에 생길지도 모르는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모의고사를 치르며 시험시간을 줄여 푸는 연습을 했다. 가령 100분의 시간이 주어지는 수학 영역은 80분 안에 모든 문제를 푸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씨는 2014학년도 수능시험 수학 과목에서 좀처럼 답을 구하기 어려운 문제 두개로 애를 먹었다. “문제풀이가 막히자 갑자기 머릿속이 텅 비었다. 목표한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고 또다시 재수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밀려들었다.”

다시 시험에 집중하기까지 10분의 시간을 허비했지만, 풀이시간은 부족하지 않았다. 모의고사에서 시간을 줄여 푸는 연습을 한 덕분이다. 이씨는 수학 1등급을 받았다.

김영우 기자 kyw@hanedui.com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