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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유망 직업·학과에 목매달지 말자

등록 2014-01-20 20:00

김상호 박사의 톡 까놓고 진로 talk
각종 대중매체 및 학회 등에서 유망 직업이나 유망 학과에 대한 예측을 하곤 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미래 진로방향에 관심이 많다. 흔히 예측을 맞히기 위해서 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예측은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목적이 크다. 3년 후 경기불황이 온다고 예측했다면 그 예측대로 불황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불황이 오지 않도록 경제를 운영하여 그 예측을 빗나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 이러한 메커니즘은 어떻게 작동될까? 실제 예측을 할 때마다 아이러니하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예측은 언제까지나 현재의 시점에서 이루어지기에 미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과거 경로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경로의존성이라고 표현한다.

예측 행위 자체가 현재 행동에 영향을 주어 미래가 변화되기도 한다. 우리가 미래 상황을 예측하고, 발표하는 행위 자체가 미래에 영향을 주어 예측 값이 변하기도 한다. 결국 현재의 관점에서 미래에 대한 예측을 내놓고 그 예측 자체가 다시 행동에 영향을 주어 예측한 결과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디어를 통하여 유망 직업으로 소개되면 다수의 관심을 받게 되어 경쟁이 치열해지므로 진입 비용이 높아진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더 많은 학과 신설이 요구되고 노동력 공급이 많아지므로 장기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이들 직업이나 학과의 전망이 나빠질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003년 설문조사 결과 특수교육학과가 취업 전망 1위로 나왔다. 그 뒤를 이어 간호학과, 응용예술학이 제시되었으며, 연극영화과, 치료·보건학과, 수학·물리학도 유망 학과로 제시되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예측이 맞은 학과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과도 있다. 예컨대 1위를 한 특수교육학과는 이후 사회적 수요가 증가했지만 학과 증설로 인한 인력 공급도 같이 증가해 사회적 처우가 크게 향상되지는 못했다. 단순히 양적 취업 전망으로 따지면 유망하지만 질적 측면을 고려하면 취업 전망이 좋아졌다고 할 수는 없다. 특수교사의 경우 임용시험 경쟁률이 치열하므로, 합격한 경우와 그러지 못한 경우로 명암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따라서 단순히 설문조사 전망을 이분법적으로 해석하기가 어렵다.

유망 직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각 연구기관들의 유망 직업에 대한 전망을 내놓고 언론은 이런 전망을 국민들에게 보도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 전망들의 결과를 분석해보면 역시 예측이 맞는 것도 있고 맞지 않는 것도 있다. 사실 10년 전, 정보검색사가 유망 직업 1순위로 소개되기도 했다. 지금 이 말에 동의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단순하다. 붕어빵장사가 유망 직종이라고 보도되면 많은 사람들이 붕어빵장사를 하려 들 것이고 과잉 경쟁을 낳아 오히려 붕어빵장사의 수익구조를 악화시키게 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유된 ‘유망함’은 ‘유망함’이 아니다.

이와 달리 예측 자체가 잘못되거나 추상적인 경우도 있다. 유망 직업에 대한 뉴스를 잘 살펴보면 ‘유망 직업의 기준’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즉 ‘유망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다. 단순히 돈을 잘 버는 직업인지, 취업이 잘되는 직업인지, 직업만족도가 높은 직업인지 그 기준을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사진작가는 직업만족도는 높으나 소득은 높지 않다. 반면 의사는 소득은 높으나 직업만족도는 낮게 나온다. 사회복지사는 취업은 잘되는 편이나 직업만족도는 낮다. 다시 말해 유망 직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뉴스 내용은 불명확한 기준하에서 보도돼 정보 혼란을 준다. 또한 고소득 유망 직업으로 소개된 직업이 사실과 다른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2013년 연봉 1위로 언론에 소개된 도선사의 경우 항만으로 안전하게 배를 유인하는 일로 항해사들 가운데 극히 일부가 국가자격을 취득해야 할 수 있는 직업이다. 항해사가 되어 오래 근무해야 선장이 되며, 6000t 이상 선박의 선장으로 5년 이상 근무해야 도선사 국가자격시험 응시자격이 부여된다. 20대에 취업을 해야 하는 청소년들에겐 너무 먼 이야기이다. 은행원이 되기도 전에 은행지점장을 유망 직업으로 소개하는 꼴이다.

유망 직업은 미래에 대한 확정적 전망이 아니라 현시점의 추정일 뿐이다. 미래 전망이나, 유망 직업, 유망 학과 등에 관한 정보는 참고자료일 뿐이다. 진로탐색에서 각종 전망을 절대시하거나 과신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래는 알 수 없기에 아름답다.

김상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자격연구실 연구원·<톡 까놓고 직업 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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