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읽기봉사단’의 멘토 김영현(왼쪽)씨와 멘티 임태관(오른쪽)군은 5개월간의 멘토링 일정이 끝난 뒤에도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세미나실에서 만난 두 사람이 밝게 웃고 있다.
[함께하는 교육] 교육 정보
대학생읽기봉사단의 멘토링 성과
대학생읽기봉사단의 멘토링 성과
지난해 7월 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마련한 ‘대학생 읽기봉사단’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김영현(서울기독대 사회복지학과 3)씨는 임태관(정명정보고 1)군을 멘토와 멘티 사이로 처음 만났다.
“태관이는 게임 중독이었다. 학교 자퇴까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멘토인 내게 태관이는 ‘어마어마한’ 경력의 멘티였다.” 임군은 인터넷중독대응센터의 온라인게임 중독검사에서 전문적 치료와 상담이 필요한 ‘고위험 사용자군’ 진단을 받기도 했다.
첫 만남 이후 6개월, 게임공간과 현실생활을 혼동하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자기 통제력이 낮아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던 임군은 하루 평균 게임시간을 30분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1년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책을 펼쳐들고, 감상문까지 쓰는 습관도 생겼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대학생 읽기봉사단’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게임 등 영상미디어를 사용하는 데 시간을 쏟는 청소년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신문과 책 등 활자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읽기와 쓰기에 친숙해지도록 이끌어, 청소년들의 영상미디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보자는 취지다. 지난해 7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대학생 멘토 40명과 80명의 중·고등학생 멘티가 참여해 활동했다. 멘토링 결과 청소년 멘티들의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 시간은 72분에서 42분으로 줄어들고, 읽기 시간은 24분에서 60분으로 늘어났다. 5개월 만의 변화다.
청소년 멘티들의 변화는 꾸준한 ‘자가 진단’에서 시작됐다. 멘티로 참가한 이건희(정석항공과학고 2)양은 자신의 인터넷·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일주일에 세번씩 멘토인 이윤주(인하대 화학공학과 2)씨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냈다. “웹서핑이나 게임 등으로 보낸 시간이 얼마인지 체크하면서 하루에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가 보였다. 반면 신문과 책 등을 읽는 데 들인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게 눈에 보이니 성취감에 뿌듯했다.” 임태관군의 멘토인 김영현씨는 시간 체크에 더해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으로 무엇을 했는지도 덧붙여 물었다. 불필요하게 인터넷에 매달리는 시간부터 줄여보자는 의미였다.
자가진단으로 인터넷 시간 줄여
영상세대 맞게 다양한 방법 개발
진로 확신 생기니 시간활용 달라져
금지·강요 아닌 배려·공감의 결과 ‘읽는 것’보다 ‘보는 것’에 익숙한 영상세대인 청소년의 특성을 역이용한 다양한 방법들도 시도했다. 멘토 이은별(서울여대 방송영상학과 2)씨는 신문 기사의 내용을 그림이나 4컷 만화로 그려보는 방법을 택했다. 예를 들어 재난 상황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로봇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읽은 멘티들은 기사에 적혀 있는 첨단 구조능력을 모두 갖춘 로봇의 모양을 상상해서 그렸다. 멘토 이윤주씨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 표지로 책을 고르는 방법을 멘티에게 권했다. 멘티 이건희양은 “처음에는 표지와 제목만으로 선택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작가 소개와 글, 추천사 등 책을 고르는 기준들이 조금씩 생기더라”며 “멘토링 이전에는 한 학기에 2권, 그것도 독후감 수행평가 때문에 읽은 게 전부였는데 지금은 2주에 한 권 정도씩 읽게 됐다”고 말했다. 청소년 멘티들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은별씨는 연예인 이야기를 나눌 때면 집중력이 높아지는 멘티들의 모습에 착안해 ‘가상캐스팅’이란 독서 방식도 만들었다. 청소년 성장소설을 읽은 뒤, 주인공의 성격과 특징에 어울릴 만한 연예인들을 떠올려 그 이유를 글로 적어보는 방식이다. 진로에 대한 진지한 접근도 게임 시간을 줄이고 책 읽기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었다. 김영현씨는 멘티 임태관군이 ‘레고’에 관심이 많아 진로 역시 같은 분야를 원하지만 정작 확신이 없다는 데 주목했다. 자퇴를 고려하고, 게임과 인터넷 동호회 등에 매달린 것도 학습 부진보다는 레고 이야기를 같이 나눌 친구가 없어서였다. 김씨는 임군의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경청해줬다. 임군은 “레고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감하며 들어준다는 게 느껴졌다. 내가 꿈꿨던 진로가 가치있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진로에 대한 확신이 생기자 임군의 시간 씀씀이가 달라졌다. 게임을 하는 대신 레고 관련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고 레고 스토리북 등을 읽으며, 레고 체험전을 찾아다니는 데 할애했다. 학급 성적도 자연스레 나아졌다. 전교 100등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던 성적은 30등대로 올랐다. 임군은 자신의 변화를 설명하며 그 공을 멘토인 ‘영현이 형’에게 돌렸다. 청소년들의 관심을 읽기로 전환시킨 멘토들의 비결은 금지나 강요가 아닌, 멘티에 대한 배려와 공감이었던 셈이다. 김영우 기자 kyw@hanedui.com
멘티 유수영(경기 안용중 1)양이 인명구조로봇 기사를 읽은 뒤 기사 내용에 따라 그려본 로봇 그림.
영상세대 맞게 다양한 방법 개발
진로 확신 생기니 시간활용 달라져
금지·강요 아닌 배려·공감의 결과 ‘읽는 것’보다 ‘보는 것’에 익숙한 영상세대인 청소년의 특성을 역이용한 다양한 방법들도 시도했다. 멘토 이은별(서울여대 방송영상학과 2)씨는 신문 기사의 내용을 그림이나 4컷 만화로 그려보는 방법을 택했다. 예를 들어 재난 상황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로봇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읽은 멘티들은 기사에 적혀 있는 첨단 구조능력을 모두 갖춘 로봇의 모양을 상상해서 그렸다. 멘토 이윤주씨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 표지로 책을 고르는 방법을 멘티에게 권했다. 멘티 이건희양은 “처음에는 표지와 제목만으로 선택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작가 소개와 글, 추천사 등 책을 고르는 기준들이 조금씩 생기더라”며 “멘토링 이전에는 한 학기에 2권, 그것도 독후감 수행평가 때문에 읽은 게 전부였는데 지금은 2주에 한 권 정도씩 읽게 됐다”고 말했다. 청소년 멘티들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은별씨는 연예인 이야기를 나눌 때면 집중력이 높아지는 멘티들의 모습에 착안해 ‘가상캐스팅’이란 독서 방식도 만들었다. 청소년 성장소설을 읽은 뒤, 주인공의 성격과 특징에 어울릴 만한 연예인들을 떠올려 그 이유를 글로 적어보는 방식이다. 진로에 대한 진지한 접근도 게임 시간을 줄이고 책 읽기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었다. 김영현씨는 멘티 임태관군이 ‘레고’에 관심이 많아 진로 역시 같은 분야를 원하지만 정작 확신이 없다는 데 주목했다. 자퇴를 고려하고, 게임과 인터넷 동호회 등에 매달린 것도 학습 부진보다는 레고 이야기를 같이 나눌 친구가 없어서였다. 김씨는 임군의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경청해줬다. 임군은 “레고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감하며 들어준다는 게 느껴졌다. 내가 꿈꿨던 진로가 가치있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진로에 대한 확신이 생기자 임군의 시간 씀씀이가 달라졌다. 게임을 하는 대신 레고 관련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고 레고 스토리북 등을 읽으며, 레고 체험전을 찾아다니는 데 할애했다. 학급 성적도 자연스레 나아졌다. 전교 100등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던 성적은 30등대로 올랐다. 임군은 자신의 변화를 설명하며 그 공을 멘토인 ‘영현이 형’에게 돌렸다. 청소년들의 관심을 읽기로 전환시킨 멘토들의 비결은 금지나 강요가 아닌, 멘티에 대한 배려와 공감이었던 셈이다. 김영우 기자 kyw@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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