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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준비안된 ‘초등 1·2학년 돌봄교실’…학교·학부모 혼란

등록 2014-01-23 19:49수정 2014-01-23 21:57

‘무상 시행’ 박근혜 대통령 공약
예산·시설 부족탓 혜택 미지수
일부선 맞벌이 등 대상 제한도
“현실 외면한 채 홍보만” 지적
서울에서 아내와 맞벌이를 하고 있는 백아무개(40)씨는 지난 15일 아들이 입학할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갔다가 잔뜩 실망을 안고 돌아왔다. 올해부터 시행된다는 초등학교 1·2학년 대상 무상 돌봄교실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학교에서는 “신청자가 많을 경우 공개 추첨을 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백씨는 가사도우미를 구할지 고민 중이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 사항이라며,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올해부터 원할 경우 누구나 오후 5시까지 무상으로 돌봐주겠다는 방침을 지난해 몇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하지만 시·도교육청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일선 학교에서는 시설 부족 탓에 올해 당장 이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23일 <한겨레>가 확인한 서울·경기·강원·경북·경남·충남·부산·제주 등 상당수 시·도교육청은 개학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일선 학교에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초등돌봄교실에 필요한 전체 예산 6160억원(전국 기준 추정치) 가운데 1008억원만 국고로 지원하며 나머지를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교육청 차분남 장학사는 “국정과제니까 하려고는 하지만, 예산이 부족해서 어려운 면이 있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제대로 시행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시·도교육청들은 어떻게든 예산을 확보해 시행 방침을 정하려 하고 있지만, 실제 일선 학교에서 제대로 집행될지도 미지수다. 시설 문제 때문이다. 돌봄교실은 대개 온돌방 형태로 운영되는데, 유휴 교실이 없는 학교의 경우 일반 교실 중 일부를 온돌방으로 개조하고 있다. 아예 개조 공사도 못하고 일반 교실을 돌봄교실로 쓰려는 학교도 있다. 시설 공사비도 지원되긴 하겠지만, 공사에 필요한 시간 탓에 한동안 파행운영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마포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사는 “교실이 부족한 상황에서 모든 학생들의 지원을 다 받으라 하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기도는 정부 방침과 달리 지원대상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맞벌이와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자녀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초등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국가정책이니까 최대한 하려고 했지만, 아파트 밀집 지역에는 유휴 교실조차 없는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이용 대상을 제한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남도교육청은 학교별로 수용 인원이 초과될 경우 돌봄교실 수요를 방과후학교 쪽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역시 학교 실정에 따라 적정 인원이 넘어갈 경우 초등돌봄교실을 100% 지원해 주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부천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사는 “정부가 현실적인 부분은 외면한 채 갑자기 모든 학생들의 요구를 받으라고 하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정부는 지난해 내내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홍보를 했으면서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음성원 박수지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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