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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성공·실패보다 과정을 즐기자

등록 2014-02-03 20:26

김상호 박사의 톡 까놓고 진로 talk
대중가요 가운데 ‘거위의 꿈’이란 노래가 한때 큰 인기를 모았다. 김동률이 작곡하고 이적이 작사한 이 곡은 두 사람이 결성한 그룹(카니발)의 첫 앨범에 수록된 노래다. 처음 발표 당시 좋은 곡에 좋은 가사에 좋은 가수가 불렀지만, 안타깝게도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인순이가 다시 부르면서 광고의 삽입곡으로 소개될 만큼 전혀 다른 평가를 받았다. 원곡도 훌륭하지만, 빛을 보지 못한 좋은 노래를 찾아 잘 리메이크한 가수 인순이도 훌륭하다. 동일한 노래가 어떨 때는 성공하고 어떨 때는 그렇지 못한다. 즉 동일한 노래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천양지차일 수 있다. 이는 각자의 꿈을 찾아 길을 걷다 보면 그 노력과 사회적 보상이 반드시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문제는 학교세계보다 직업세계가 더욱 심하며, 신입사원보다 관리자급이 되면 더욱 그러하다. 소위 말하는 현실이란 벽에 부딪히는 것이다.

사실 각자가 꿈을 향해 노력하다 보면 노래 가사처럼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에 걸려 좌절되는 일은 아주 흔하다. 그 꿈이 클수록, 노래 가사처럼 현실의 차가운 벽은 더욱 높아진다. 거위가 기러기도 아니고 난다는 꿈을 가지는 것이 말이나 될까? 이런 꿈을 노랫말처럼 사람들은 ‘헛된 꿈’이라고 말한다. 과연 정말로 이런 꿈은 헛된 꿈에 불과할까?

이런 물음에 대하여 스웨덴의 소설가 셀마 라겔뢰프(190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그의 대표작 <닐스의 모험>에서 그 힌트를 준다. <닐스의 모험>은 마술에 걸려 난쟁이가 되어버린 말썽꾸러기 닐스가 하늘을 나는 모르텐이란 거위를 타고 기러기 무리와 함께 긴 세상여행을 떠나면서 일어나는 모험 이야기다. 아마 중년의 나이라면 어렸을 적 만화로 본 기억이 다들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작가는 굳이 날지 못하는 거위를 날게 만들었을까? 아마 거위도 날개가 퇴화되기 전에는 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거위가 날지 못하게 된 것은 꿈을 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반대로 날 수 있는 새가 날지 못하게 되어, 다시 날게 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도 있다. 1997년 개봉된 <아름다운 비행>이란 가족영화다.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주인공 소녀(에이미)는 어미 철새가 버리고 간 새알들을 집에 가져가 부화시킨다. 새들은 각인효과(인공부화로 태어난 새끼 새들이 태어난 순간에 처음으로 본 대상의 행동이 각인되어, 민감하게 따라하는 행위)에 의해 처음 본 에이미를 어미인 줄 알고 졸졸 따라다닌다. 그리고 에이미의 행동을 따라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거위의 알인 줄 알고 기르게 된 알들이 알고 보니 나중에 기러기의 알이었다. 사정상 새들을 더 이상 기를 수 없게 되어 야생서식지로 돌려보내야 하지만, 인간의 손에서 길러진 철새는 수백㎞ 떨어진 야생 서식지로 스스로 날아가지 못한다. 그래서 주인공 소녀와 아빠는 철새들의 번식지로 돌려보내기 위한 무모한 비행연습을 실시한다. 이 무모한 비행연습이 없었다면 철새의 타고난 장거리 비행 본능은 되살아나지 못했을 것이다. 경비행기를 타고 집에서 기르던 기러기 떼를 데리고 국경을 넘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이 무모한 비행을 통해 주인공 소녀는 엄마를 잃은 상실감으로부터 벗어나고, 기러기들은 진정한 새로 거듭난다.

어쩌면 ‘거위의 꿈’이란 노래처럼 날 수 있는 것들을 날지 못하도록 하는 게 벽이라면, 날 수 없는 것을 날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일지 모른다. 인간의 날고자 하는 꿈은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은 불과 100여년밖에 되지 않는다. 라이트 형제 이전에 나는 꿈은 당시에 헛된 꿈이란 소리를 들었을 것이나 지금은 아니다.

진정한 꿈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1997년 발표된 ‘거위의 꿈’이란 노래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10년의 세월이 지난 ‘거위의 꿈’이란 노래는 대성공을 했다. 아마 그룹 카니발이 자신의 노래만을 고집하고 리메이크를 허용하지 않았다면 ‘거위의 꿈’은 크게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성공과 영광을 떠나 본질을 추구하는 과정에 충실히 하는 것이 진정한 꿈이 아닐까!

김상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자격연구실 연구원·<톡 까놓고 직업 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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