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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지방대는 진짜 별 볼일 없는 걸까

등록 2014-02-10 20:25

안연근 교사의 대입 나침반
필자는 종종 지방 강연을 하면서 진학상담을 한다. 진학상담을 하면서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지방 고교생들이 서울권 소재 대학에만 관심을 가지고 진학하려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대학에 진학을 할 때만 해도 지방 국립대는 서울권의 웬만한 대학보다 선호도가 높았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성적만 가능하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무조건 서울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경향이 심해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 각 기관의 대학평가, 학업환경, 교수-학생 간의 상호작용, 추수지도(追隨指導) 등을 보면 지방권 대학이 서울권 대학보다 못하지 않다. 지방대가 실제 실력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지방 학생들은 왜 많은 거주·이전 비용을 지급하면서 서울권 대학을 선호할까. 불리한 취업환경, 학벌주의 만연으로 지방대 진학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겠지만, 학생들의 탈출 심리도 있을 것이다. 마치 여학생들이 여자 대학을 기피하려는 것처럼.

지방대 진학 기피는 지역인재 유출로 인한 지방대의 경쟁력 저하뿐만 아니라 지방인구 감소, 지역균형 발전 저해로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정부는 지방대학 육성을 핵심과제로 삼고 지방대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조건 서울권 대학만을 희망하는 지방 학생들은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정부의 방침을 눈여겨보도록 하자. 하나는 지난해 12월31일 국회에서 통과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법률안)이다. 법률안을 보면 올해 대학입시부터 ‘지역인재전형’이 신설되어 전면 시행된다.

이에 따라 서울·경기·인천 지역을 제외한 지방 고교 출신 학생이 해당 지역 대학의 의과대, 한의대, 치과대, 약학대, 법대 등 학부의 인기 학과에 입학할 때 일정 비율을 특별전형 한다. 또 서울·경기·인천 지역을 제외한 지방대 졸업생(고교 출신 지역과는 관계없음)이 해당 지역 소재의 법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전문대학원 등을 진학할 때도 일정 비율 이상 뽑는다.

아울러 서울 지역 소재 대학을 제외한 지방대 졸업생의 공무원 임용 기회도 확대된다. 지방대 육성법은 공무원을 임용할 때 지역 인재를 일정 비율 이상 뽑도록 하고, 공공기관과 상시 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기업은 신규 채용의 일정 비율 이상을 지역 인재로 채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지방대를 수도권 대학에 버금가는 명품 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또 하나의 정부 의지는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 시행계획’(2월6일 교육부 보도자료)이다. 보도자료를 보면 지방대 특성화 사업 유형은 대학이 자신의 여건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특성화할 분야를 육성하는 ‘대학자율유형’, 인문/사회/자연/예체능 계열 및 국제화 분야를 육성하는 ‘국가지원유형’, 지역 산업과 긴밀히 연계한 ‘지역전략유형’으로 구분하여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연간 2031억원씩 5년간 1조원 이상의 정부 지원금이 투입되는 지방대 특성화 사업이 성공한다면 대학의 서열이 아닌, 학과의 경쟁력이 살아나 수도권 학생들도 자신의 꿈과 끼를 실현하기 위해 지방대로 역유학을 할 것이다.

입시기관의 배치표, 고정화된 대학 서열만이 대학 진학의 전부가 아니다. 학생에게 관심을 갖고 밀어주며 투자해주는 대학이 좋은 대학이다.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특성화 학과를 찾아 신나게 공부하는 것이 올바른 진학이다. 서울권 대학 진학만으로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안연근 교육방송(EBS) 전속교사, 잠실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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