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26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여성가족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주관으로 개최되는 이번 박람회는 삼성, 엘지, 롯데, 한화, 씨제이, 신세계 등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및 협력사가 참여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NIE 홈스쿨] 시간제 일자리 논란
정부가 지난해 6월4일 ‘고용률 70%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는 저성장 기조에 빠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새로운 방식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가 핵심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93만개를 창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시간제 일자리는 근로자가 자신의 근무시간을 정해서 하루에 4~6시간을 근무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 근로시간에 따라 임금과 상여금은 정규직보다 적지만 처우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물론 기업에 따라 차이는 조금씩 있겠죠. 가령, 얼마 전 신한은행이 모집한 시간제 일자리의 근무조건을 보면 오후 4시간(12~16시 30분) 동안 근무하면서 아르바이트와 달리 정년이 보장됩니다. 또한 근로시간에 비례한 연봉을 받고 통상 주당 40시간을 근무하는 기존 전일제 정규직과 동등한 수준의 복리후생을 적용받습니다.
여기서 정규직이란, 회사에 정식 채용된 것으로 본인이 그만두지 않거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고용이 유지되는 일자리를 말합니다. 이에 반해 아르바이트는 정해진 계약기간 동안만 일을 하며 계속 일을 하려면 고용주와 협의를 해야 합니다.
시간제 일자리는 정규직과 아르바이트의 중간쯤에 해당합니다. 정부가 얘기한 시간제일자리의 고용조건은 최저임금(2014년 기준 시간당 5210원)의 약 130% 급여와 4대 보험 혜택(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이 제공됩니다. 또 시간제 일자리로 채용하는 기업에 1명당 80만원을 지원하며 여러 가지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시간제 일자리
93만개를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근로시간에 비례해 보수 받고
복리후생은 정규직과 같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맘만 먹으면
비용 절감에 악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도 보완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 아닐까요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연구위원은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의 유형을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시간선택제와 신규채용형입니다. 시간선택제는 육아·환자·노인 등을 돌보거나 개인적으로 학습이 필요한 사람들이 하루 중 일부 시간만 선택해 노동하는 걸 말합니다. 신규채용형이란, 예를 들어 정규직 전일제로 일하는 사람 2명이 각각 하루 4시간씩 일하는 시간선택제로 전환할 경우 한 사람분의 일자리가 빕니다. 이 빈자리를 정규직 전일제 1명으로 채우면 결국 새 일자리 1개가 생기는 셈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을 노동자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기업들이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 공급해도 일을 그만둘 수 없는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얼마 전 이마트가 1주일에 40시간 이상 일하는 조건으로 고용했던 직원들에게 올해 3월부터 주당 25시간 일하도록 강요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노동계에 따르면 주 40시간 근무에 약 110만원가량을 받던 노동자들이 주 25시간 시간제 일자리로 바뀔 경우 월 30만~40만원 정도 실질임금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간제 일자리 전환이 노동자들이 원한 게 아니라 기업이 강요해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겁니다. 반면, 기업은 시간제 일자리와 관련해 논의되는 각종 법적 규제가 부담이라고 반발하기도 합니다. 정부가 말한 전일제 수준의 시간당 임금 지급, 전일제로 전환을 원할 경우 회사에 신청할 수 있는 전일제 전환 청구권, 기간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 전일제와 동일한 복지 제공과 승진 기회 등이 문제라는 겁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들은 업무 연속성이 떨어져 전일제 노동자와 같은 생산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고용인원이 늘어나 간접 인건비와 관리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은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고용안정 보장이나 차별 금지 등의 제도적 방안이 병행되지 않는 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보다는 질 낮은 비정규 시간제 일자리만 생길 게 뻔합니다. 시간제 일자리 도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의 자발성과 차별의 문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 정책을 설명하면서 예로 드는 네덜란드는 시간제 근로의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2010년 기준 네덜란드의 시간제 노동자 비율은 37.1%로 오이시디(OECD)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네덜란드는 시간제 근로를 늘리면서 정책적인 지원과 법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2000년 통과된 ‘근로시간조정법’이 대표적입니다. 이에 따라 모든 노동자는 동일 사업장에서 1년 이상 일할 경우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늘릴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됩니다. 또한 전일제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경우 정규직 시간제로의 전환이나 역전환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 시간제 근로자의 70~80%가 정규직 노동자로 채용돼 있어 고용안정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 시간제 일자리와 비교했을 때 목적은 같지만 그 방법은 많이 달라 보입니다. 현재 우리의 시간제 일자리는 비정규직 가운데서도 시간당 임금, 사회보험 가입률, 퇴직금과 상여금 등 기업복지 등에서 가장 낮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또 기업들은 저임금에 해고가 쉬운 기간제, 일용직 등 비정규직을 선호하기 때문에 시간제 근로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통계 수치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노동자의 근로환경 개선, 사회보장제도 보완 등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정부도 이를 위해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일자리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이니까요. 교과서 펼쳐보기 | 가계의 노동 공급과 직업 생활 노동자에게 임금은 생활수준을 결정짓는 소득이므로 가능한 한 조금이라도 소득이 높은 직종에 취업하려고 할 것이다. 임금은 일반적으로 노동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이 외에도 그 나라가 판매하는 상품의 성격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 또한, 임금과 고용 조건은 한 나라의 사회 제도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법정 최저생계비, 법정 근로시간, 노동조합 활동의 보장 여부, 사회복지 제도 등은 임금과 고용 환경에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는 헌법으로 최저 임금, 노동 3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의 의무를 보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들은 근로자가 적정 임금과 근로 조건의 향상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기초가 된다. (고등학교 <경제>, 천재교육, 56쪽) 더 알아보기 | 8시간 근무시간, 누가 정했나 우리는 ‘1일 8시간, 주5일 근무’를 기본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표준근로시간제’라 불리는 이 제도는 거저 생긴 게 아닙니다. 한 예로 5월1일 노동절도 미국 노동자들이 1886년 5월1일 하루 8시간 노동을 위해 총파업에 돌입한 것을 기념해서 만들어졌습니다. 1900년대 들어 유럽 주요 나라에서 노동당이나 사회당 등 노동운동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집권하면서 근로시간의 단축을 주요 정책과제로 내세웠습니다. 결국 프랑스가 1936년에 주40시간제를 처음으로 도입하고, 미국에서는 뉴딜개혁의 실업대책 일환으로 1938년에 주 40시간제가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나치정권에 의해 노동운동이 붕괴한 독일의 경우에는 1930년대 말에 오히려 근로시간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국내적인 정치경제적 상황과 더불어 국제적으로는 국제노동기구(ILO) 체제를 중심으로 근로시간에 관한 국제규범이 1919년에 처음으로 제정됐습니다. 근로시간에 관한 첫 국제규범인 이 조약에서는 1일 8시간, 1주 48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되며, 각 나라는 주 40시간의 확립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을 추구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리하여 이 시기 각국에서는 표준근로시간제가 도입되기 시작했고 여러 형태의 근로시간 관련 규제장치가 입법화되거나 단체협약에 포함됐습니다. (참고: ‘주5일 근무제 도입의 정치경제학’, 김장호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논제로 정리하기 | 노동에 대한 시각의 차이 2010학년도 이화여자대학교 수시 논술은 노동에 관한 시각의 차이를 밝히라는 문제였습니다. 고전, 교과서에 실린 글, 역사서, 현대소설 등 여섯 개의 글을 제시한 뒤 총 다섯 문제를 냈습니다. 그중 첫번째 문제는 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노동에 관한 시각의 차이를 논하라는 것입니다. 제시문 (가)는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서 가져온 글로, 나태하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삶의 태도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근면한 노동을 통해 식량 비축에서부터 위엄과 명망의 획득 등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낙관합니다. 반면, 제시문 (나)는 피터 모린의 시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이 글은 산업사회가 진행되면서 노동자가 사물화되고 소외되는 현상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노동의 전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기계의 부속품처럼 취급돼 힘든 노동 상황의 문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노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처럼 다릅니다. 노동은 인간을 보다 인간답게 하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산업화 사회의 노동 과정에서 인간 소외를 낳기도 합니다. 이런 차이는 시대적 배경의 차이에서 생겨나기도 합니다. 글을 쓸 때는 이런 점을 잘 파악하고 비교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노동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93만개를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근로시간에 비례해 보수 받고
복리후생은 정규직과 같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맘만 먹으면
비용 절감에 악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도 보완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 아닐까요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연구위원은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의 유형을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시간선택제와 신규채용형입니다. 시간선택제는 육아·환자·노인 등을 돌보거나 개인적으로 학습이 필요한 사람들이 하루 중 일부 시간만 선택해 노동하는 걸 말합니다. 신규채용형이란, 예를 들어 정규직 전일제로 일하는 사람 2명이 각각 하루 4시간씩 일하는 시간선택제로 전환할 경우 한 사람분의 일자리가 빕니다. 이 빈자리를 정규직 전일제 1명으로 채우면 결국 새 일자리 1개가 생기는 셈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을 노동자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기업들이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 공급해도 일을 그만둘 수 없는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얼마 전 이마트가 1주일에 40시간 이상 일하는 조건으로 고용했던 직원들에게 올해 3월부터 주당 25시간 일하도록 강요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노동계에 따르면 주 40시간 근무에 약 110만원가량을 받던 노동자들이 주 25시간 시간제 일자리로 바뀔 경우 월 30만~40만원 정도 실질임금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간제 일자리 전환이 노동자들이 원한 게 아니라 기업이 강요해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겁니다. 반면, 기업은 시간제 일자리와 관련해 논의되는 각종 법적 규제가 부담이라고 반발하기도 합니다. 정부가 말한 전일제 수준의 시간당 임금 지급, 전일제로 전환을 원할 경우 회사에 신청할 수 있는 전일제 전환 청구권, 기간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 전일제와 동일한 복지 제공과 승진 기회 등이 문제라는 겁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들은 업무 연속성이 떨어져 전일제 노동자와 같은 생산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고용인원이 늘어나 간접 인건비와 관리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은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고용안정 보장이나 차별 금지 등의 제도적 방안이 병행되지 않는 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보다는 질 낮은 비정규 시간제 일자리만 생길 게 뻔합니다. 시간제 일자리 도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의 자발성과 차별의 문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 정책을 설명하면서 예로 드는 네덜란드는 시간제 근로의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2010년 기준 네덜란드의 시간제 노동자 비율은 37.1%로 오이시디(OECD)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네덜란드는 시간제 근로를 늘리면서 정책적인 지원과 법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2000년 통과된 ‘근로시간조정법’이 대표적입니다. 이에 따라 모든 노동자는 동일 사업장에서 1년 이상 일할 경우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늘릴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됩니다. 또한 전일제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경우 정규직 시간제로의 전환이나 역전환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 시간제 근로자의 70~80%가 정규직 노동자로 채용돼 있어 고용안정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 시간제 일자리와 비교했을 때 목적은 같지만 그 방법은 많이 달라 보입니다. 현재 우리의 시간제 일자리는 비정규직 가운데서도 시간당 임금, 사회보험 가입률, 퇴직금과 상여금 등 기업복지 등에서 가장 낮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또 기업들은 저임금에 해고가 쉬운 기간제, 일용직 등 비정규직을 선호하기 때문에 시간제 근로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통계 수치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노동자의 근로환경 개선, 사회보장제도 보완 등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정부도 이를 위해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일자리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이니까요. 교과서 펼쳐보기 | 가계의 노동 공급과 직업 생활 노동자에게 임금은 생활수준을 결정짓는 소득이므로 가능한 한 조금이라도 소득이 높은 직종에 취업하려고 할 것이다. 임금은 일반적으로 노동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이 외에도 그 나라가 판매하는 상품의 성격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 또한, 임금과 고용 조건은 한 나라의 사회 제도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법정 최저생계비, 법정 근로시간, 노동조합 활동의 보장 여부, 사회복지 제도 등은 임금과 고용 환경에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는 헌법으로 최저 임금, 노동 3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의 의무를 보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들은 근로자가 적정 임금과 근로 조건의 향상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기초가 된다. (고등학교 <경제>, 천재교육, 56쪽) 더 알아보기 | 8시간 근무시간, 누가 정했나 우리는 ‘1일 8시간, 주5일 근무’를 기본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표준근로시간제’라 불리는 이 제도는 거저 생긴 게 아닙니다. 한 예로 5월1일 노동절도 미국 노동자들이 1886년 5월1일 하루 8시간 노동을 위해 총파업에 돌입한 것을 기념해서 만들어졌습니다. 1900년대 들어 유럽 주요 나라에서 노동당이나 사회당 등 노동운동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집권하면서 근로시간의 단축을 주요 정책과제로 내세웠습니다. 결국 프랑스가 1936년에 주40시간제를 처음으로 도입하고, 미국에서는 뉴딜개혁의 실업대책 일환으로 1938년에 주 40시간제가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나치정권에 의해 노동운동이 붕괴한 독일의 경우에는 1930년대 말에 오히려 근로시간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국내적인 정치경제적 상황과 더불어 국제적으로는 국제노동기구(ILO) 체제를 중심으로 근로시간에 관한 국제규범이 1919년에 처음으로 제정됐습니다. 근로시간에 관한 첫 국제규범인 이 조약에서는 1일 8시간, 1주 48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되며, 각 나라는 주 40시간의 확립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을 추구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리하여 이 시기 각국에서는 표준근로시간제가 도입되기 시작했고 여러 형태의 근로시간 관련 규제장치가 입법화되거나 단체협약에 포함됐습니다. (참고: ‘주5일 근무제 도입의 정치경제학’, 김장호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논제로 정리하기 | 노동에 대한 시각의 차이 2010학년도 이화여자대학교 수시 논술은 노동에 관한 시각의 차이를 밝히라는 문제였습니다. 고전, 교과서에 실린 글, 역사서, 현대소설 등 여섯 개의 글을 제시한 뒤 총 다섯 문제를 냈습니다. 그중 첫번째 문제는 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노동에 관한 시각의 차이를 논하라는 것입니다. 제시문 (가)는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서 가져온 글로, 나태하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삶의 태도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근면한 노동을 통해 식량 비축에서부터 위엄과 명망의 획득 등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낙관합니다. 반면, 제시문 (나)는 피터 모린의 시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이 글은 산업사회가 진행되면서 노동자가 사물화되고 소외되는 현상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노동의 전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기계의 부속품처럼 취급돼 힘든 노동 상황의 문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노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처럼 다릅니다. 노동은 인간을 보다 인간답게 하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산업화 사회의 노동 과정에서 인간 소외를 낳기도 합니다. 이런 차이는 시대적 배경의 차이에서 생겨나기도 합니다. 글을 쓸 때는 이런 점을 잘 파악하고 비교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노동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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