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와 <중앙일보>가 함께 구성한 지면으로 두 언론사의 사설을 통해 중3~고2 학생 독자들의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되도록 비교분석하였습니다. 다음주 4월1일에는 ‘통일준비위’에 대한 논제가 실립니다.
[논리 대 논리]
‘개인정보 유출’ 기업 잘못인가, 국가도 책임있나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상상해보라. 당신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소비자들이 어떤 성향과 취미를 가지고 있고, 그들의 재산 정도가 얼마이며, 지난 한 달간 구매한 물건이 무엇이며, 어떤 서비스를 제공받았으며, 어떠한 종류의 소비생활을 했는지에 관한 기록을 손에 쥘 수 있다면 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기업이 개인의 정보를 목말라하는 것은 왜일까? 정보화 시대에 개인의 정보가 곧 ‘돈’이기 때문이다. 정보가 곧 돈인 세상에서 한 사람이 돈벌이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고 의사결정의 주체로서 존중받으려 개인정보의 보호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통신기업이자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인 케이티(KT)의 홈페이지가 해킹당하여 무려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 지난 1월 카드회사에서 1억40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진 것이다. 케이티 가입자 1600만명 가운데 75%에 이르는 고객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휴대전화 기종, 요금 약정제도와 기간, 요금 자동이체 계좌번호가 빠져나갔다고 한다. 그럼에도 케이티는 경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이 사실을 1년 동안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2012년에도 케이티에서는 전산망 해킹으로 873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되기도 했다. 당시 사고 발생 직후 케이티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인프라를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케이티의 전산망 보안과 개인 고객정보 보호 수준이 이 정도라면 다른 기업의 수준은 어떨까.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이번 사태에 대한 한겨레와 중앙의 태도는 사설의 제목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케이티 개인정보 유출 사고, 땜질처방 안 된다’, ‘고객정보 세 번 털린 케이티, 정보통신기업 맞나’. 전자는 한겨레의 사설 제목으로 정부의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을 강조하고 있고, 후자는 중앙의 사설 제목으로 케이티의 책임을 묻고 있다. 이와 아울러 두 신문사가 케이티를 어떤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는지, 그 시각의 차이를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롭다. 우선 한겨레는 케이티를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임을 전제하고 있고, 중앙은 케이티를 ‘거대 통신기업’으로 전제하고 있다. 이 시각의 차이가 이번 사태에 대한 두 신문사의 태도를 결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겨레는 케이티가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이니만큼 이번 사태에 케이티는 물론 국가에도 엄중한 책임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반면 중앙은 케이티를 거대 통신기업으로 규정한 만큼 그 규정에 걸맞은, ‘정보통신산업의 선두주자’로서의 보안책임을 케이티에 주문하고 있다. 케이티를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는 한겨레는 ‘정부의 재발 방지 약속이 지겨울 정도’라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공격한다. 하지만 중앙은 ‘해킹이라는 불법적 범죄행위가 1차적 원인이지만 이 같은 시도를 막지 못한 정보관리자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발언의 표면만을 보자면, 한겨레는 책임이 국가에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중앙은 개인과 기업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한겨레와 중앙의 이러한 시각 차이는 이번 사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에도 여전히 작동한다. 한겨레는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민번호제와 본인확인기관 지정제를 전면 개편하는 길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못박는다. 이는 카드회사의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태와 관련하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이 “주민번호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유출된 주민번호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주민번호 변경을 허용하고 민간과 공공 영역에서는 주민번호 수집 및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바 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외국 사례를 참고해 주민등록번호와 함께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는지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지시한 바 있다. 한겨레의 주민번호제 개편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중앙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국가로까지 확대해서 묻지 않는다. 중앙은 ‘철저한 수사’로 범인을 처벌하고 케이티에 대해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또한 중앙은 이번 케이티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책임론에 무게를 두는 한겨레와 달리 중앙은 현실적 실용성에 무게를 더 둔다. 국가는 여타의 통신사와 기업과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관리와 보안 상태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는 논조 역시 실용성에 무게를 두는 중앙의 태도를 보여준다.
[키워드로 보는 사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그동안 소비자들은 금융사에 써내거나 입력한 자신의 정보가 얼마만큼, 어디에, 어떤 곳까지 공개되고 사용되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지난 3월10일 정부가 내놓은 정보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에서는 이런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그나마 덜 수 있는 ‘자기정보결정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본인의 신용정보를 누가, 어디에 이용하고 누구에게 무슨 목적으로, 언제 주었는지를 알 수 있도록 본인정보이용 현황 조회 요청권과 청구권 등을 보장하기로 한 것이다. 소비자가 본인 정보의 이용 현황을 금융사에서 언제든 조회할 수 있고 삭제와 보안 조처도 요청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의 자기정보결정권을 강화한다는 것이 ‘정보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의 골자다. 자기정보결정권의 강화 조처로 앞으로 고객이 자신의 신용정보를 어느 회사에서 언제, 어떤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금융회사가 보유한 자신의 정보를 파기할 것을 요청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외국처럼 기업들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물릴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나 집단소송제 도입이 항목에서 빠져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추천 도서]
1984년
조지 오웰 지음, 김병익 번역
문예출판사 펴냄, 2006년 미국 정부가 첨단 전산 시스템, 프리즘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통신사와 아이티(IT)기업 서버에 접속한 다음 개인정보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온 사실이 폭로된 이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정보기술이 권력자의 지배도구로 이용될 때 어떻게 인간성을 억압하고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개인에 대한 감시체계가 점점 고도화·정교화되고 아울러 인간의 의식을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증대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자신의 의사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실존적인 노력을 요구하는지를 이 책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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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케이티 사옥 앞에서 1200만명 고객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공익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개인정보 유출’ 기업 잘못인가, 국가도 책임있나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상상해보라. 당신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소비자들이 어떤 성향과 취미를 가지고 있고, 그들의 재산 정도가 얼마이며, 지난 한 달간 구매한 물건이 무엇이며, 어떤 서비스를 제공받았으며, 어떠한 종류의 소비생활을 했는지에 관한 기록을 손에 쥘 수 있다면 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기업이 개인의 정보를 목말라하는 것은 왜일까? 정보화 시대에 개인의 정보가 곧 ‘돈’이기 때문이다. 정보가 곧 돈인 세상에서 한 사람이 돈벌이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고 의사결정의 주체로서 존중받으려 개인정보의 보호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통신기업이자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인 케이티(KT)의 홈페이지가 해킹당하여 무려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 지난 1월 카드회사에서 1억40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진 것이다. 케이티 가입자 1600만명 가운데 75%에 이르는 고객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휴대전화 기종, 요금 약정제도와 기간, 요금 자동이체 계좌번호가 빠져나갔다고 한다. 그럼에도 케이티는 경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이 사실을 1년 동안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2012년에도 케이티에서는 전산망 해킹으로 873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되기도 했다. 당시 사고 발생 직후 케이티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인프라를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케이티의 전산망 보안과 개인 고객정보 보호 수준이 이 정도라면 다른 기업의 수준은 어떨까.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이번 사태에 대한 한겨레와 중앙의 태도는 사설의 제목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케이티 개인정보 유출 사고, 땜질처방 안 된다’, ‘고객정보 세 번 털린 케이티, 정보통신기업 맞나’. 전자는 한겨레의 사설 제목으로 정부의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을 강조하고 있고, 후자는 중앙의 사설 제목으로 케이티의 책임을 묻고 있다. 이와 아울러 두 신문사가 케이티를 어떤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는지, 그 시각의 차이를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롭다. 우선 한겨레는 케이티를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임을 전제하고 있고, 중앙은 케이티를 ‘거대 통신기업’으로 전제하고 있다. 이 시각의 차이가 이번 사태에 대한 두 신문사의 태도를 결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겨레는 케이티가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이니만큼 이번 사태에 케이티는 물론 국가에도 엄중한 책임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반면 중앙은 케이티를 거대 통신기업으로 규정한 만큼 그 규정에 걸맞은, ‘정보통신산업의 선두주자’로서의 보안책임을 케이티에 주문하고 있다. 케이티를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는 한겨레는 ‘정부의 재발 방지 약속이 지겨울 정도’라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공격한다. 하지만 중앙은 ‘해킹이라는 불법적 범죄행위가 1차적 원인이지만 이 같은 시도를 막지 못한 정보관리자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발언의 표면만을 보자면, 한겨레는 책임이 국가에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중앙은 개인과 기업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한겨레와 중앙의 이러한 시각 차이는 이번 사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에도 여전히 작동한다. 한겨레는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민번호제와 본인확인기관 지정제를 전면 개편하는 길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못박는다. 이는 카드회사의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태와 관련하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이 “주민번호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유출된 주민번호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주민번호 변경을 허용하고 민간과 공공 영역에서는 주민번호 수집 및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바 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외국 사례를 참고해 주민등록번호와 함께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는지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지시한 바 있다. 한겨레의 주민번호제 개편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중앙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국가로까지 확대해서 묻지 않는다. 중앙은 ‘철저한 수사’로 범인을 처벌하고 케이티에 대해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또한 중앙은 이번 케이티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책임론에 무게를 두는 한겨레와 달리 중앙은 현실적 실용성에 무게를 더 둔다. 국가는 여타의 통신사와 기업과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관리와 보안 상태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는 논조 역시 실용성에 무게를 두는 중앙의 태도를 보여준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그동안 소비자들은 금융사에 써내거나 입력한 자신의 정보가 얼마만큼, 어디에, 어떤 곳까지 공개되고 사용되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지난 3월10일 정부가 내놓은 정보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에서는 이런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그나마 덜 수 있는 ‘자기정보결정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본인의 신용정보를 누가, 어디에 이용하고 누구에게 무슨 목적으로, 언제 주었는지를 알 수 있도록 본인정보이용 현황 조회 요청권과 청구권 등을 보장하기로 한 것이다. 소비자가 본인 정보의 이용 현황을 금융사에서 언제든 조회할 수 있고 삭제와 보안 조처도 요청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의 자기정보결정권을 강화한다는 것이 ‘정보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의 골자다. 자기정보결정권의 강화 조처로 앞으로 고객이 자신의 신용정보를 어느 회사에서 언제, 어떤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금융회사가 보유한 자신의 정보를 파기할 것을 요청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외국처럼 기업들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물릴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나 집단소송제 도입이 항목에서 빠져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추천 도서]
조지 오웰 지음, 김병익 번역
문예출판사 펴냄, 2006년 미국 정부가 첨단 전산 시스템, 프리즘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통신사와 아이티(IT)기업 서버에 접속한 다음 개인정보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온 사실이 폭로된 이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정보기술이 권력자의 지배도구로 이용될 때 어떻게 인간성을 억압하고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개인에 대한 감시체계가 점점 고도화·정교화되고 아울러 인간의 의식을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증대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자신의 의사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실존적인 노력을 요구하는지를 이 책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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