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와 <중앙일보>가 함께 구성한 지면으로 두 언론사의 사설을 통해 중3~고2 학생 독자들의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되도록 비교분석하였습니다. 다음주 4월8일에는 ‘규제개혁 끝장토론’에 대한 논제가 실립니다.
[논리 대 논리]
‘화해·협력’ 먼저라는 한겨레, ‘실사구시’ 내세우는 중앙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통일 기반 구축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 핵심 과제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비전코리아 프로젝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서 ‘통일대박론’에 이르기까지, 박 대통령은 줄곧 통일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다. 지난 13일,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박근혜 정권의 통일에 대한 다급함과 절실함이 묻어난다. 우리에게 통일은 누구도 반대하지 못할 절대적인 과업이다. 중앙일보와 한겨레 또한 통일준비위원회가 과연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되묻지 않는다. 통일준비위원회의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견해는 비슷해 보인다.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한겨레는 “인적 구성이 다양해지고 통일과 남북문제에서 박 대통령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고루 들어가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앙일보 또한 “야당 인사와 더불어 합리적 진보 인사까지 포함”하는 초당적 인사를 펼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통일준비위의 구성이 왜 다양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에 있어서는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생각이 전혀 다르다. 우리 근현대사에서 통일은 종종 정권의 정당화 근거로 쓰이곤 했다. 유신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뽑는다. 통일주체국민회의 의장은 현직 대통령이 맡았다. 때문에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의 대통령 선거는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을 세우는 구도로 이루어졌다. 통일주체국민회의는 민주주의와 한참 거리가 먼 제도였다. 그럼에도 반대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았다. 통일주체국민회의의 가장 큰 명분은 ‘통일 관련 중요 정책의 결정이나 변경 사항 의결’에 있었던 탓이다.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왜 있어야 하는지를 따지는 것은 통일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는 식의 논리가 통하곤 했다. “통일준비위가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는 기구가 돼서는 곤란하다”는 한겨레의 주장에서는 우리 헌정사의 아픈 기억이 묻어난다. 이 점은 통일준비위가 1980년 신군부가 만든 민주평통과 같은 성격이어서는 안 된다는 한겨레의 주장 속에서도 절절하게 느껴진다. 반면, 중앙일보의 생각은 ‘실사구시 통일론’에 가깝다. 중앙일보는 “통일 문제는 한 정권의 전유물이 돼서도, 정략적 차원으로 접근해서도 안 될 사안”이라고 잘라 말한다. 통일을 이루는 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통일 정책이 정권에 따라 왔다 갔다 해서는 곤란하다. 누가 권력을 잡건 통일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준비위원회가 민간단체에서 야당, 합리적 진보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구성원들로 채워져야 한다.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입장은 어떻게 통일준비위를 운영할지에 대한 방법론에서도 미묘하게 엇갈린다. 한겨레는 통일준비위의 맡아야 할 역할을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조치 해제 등 정부가 직접 하기 부담스러운 결정을 위원회에서 하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나아가, 통일준비위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북한을 고리 삼아 남한 내부를 갈등과 분열로 몰아놓는 종북몰이는 이제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북한에 대해서나 남한 내부 문제에 있어서나 화해와 화합 쪽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중앙일보의 생각은 남북 사이의 경제적인 협력에 더 무게를 두는 듯싶다. 통일준비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민간 부위원장의 인선”이다. 부위원장들이 “통일 논의가 신학논쟁 식으로 흐르지 않게 막는 구심적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중앙일보는 통일 논의가 정치적인 명분 대결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내년이면 이제 남북 분단 70주년을 맞는다. 후삼국 시대가 45년간이었으니, 지금의 한반도는 역사상 가장 긴 분단 시기를 겪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통일은 우리에게 다급한 과제다. 밝은 미래를 꾸리기 위해서는 옛 상처와 아픔을 보듬고 갈등을 잘 추슬러야 한다. 통일준비위에 대한 한겨레의 생각은 이 점을 잘 짚어준다. 그러나 통일은 길고 어려운 작업이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합리적이며 실리적인 방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중앙일보의 입장은 통일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처방에 가깝다. 아무쪼록 새로 출범하는 통일준비위가 ‘통일기반 구축’을 제대로 이루어내었으면 좋겠다.
[키워드로 보는 사설]
통일준비위원회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인 2월25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지난 3월14일,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통일준비위원회의 구성과 성격에 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통일준비위는 통일 준비를 위한 기본방향을 잡고 분야별 과제를 발굴, 연구하는 기능을 한다. 나아가, 통일에 대해 세대 간 다른 생각들을 모으고 사회적 합의를 도모하며 정부 기관과 사회단체, 연구기관 간 협력을 이끌어 통일 준비를 해나간다. 통일준비위의 위원장은 대통령이 맡으며, 50인 이내의 정부 및 민간위원으로 위원회를 구성한다. 정부위원은 기획재정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관련 참모들이 참여한다. 나아가, 분야별로 분과위원회를 둘 예정이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 자문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이할 점은 분과위원회별로 정부 및 민간에서 1명씩 부위원장을 둔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과 오랫동안 접촉하면서 쌓은 민간단체들의 노하우와 지식을 십분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취임 1주년 담화문 발표 직후 가진 ‘국민경제자문회의 및 경제관계장관회의 연석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민간단체, 엔지오(NGO) 할 것 없이, 필요하면 외국 엔지오까지도 도움을 받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통일준비위원회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특히 통일준비위의 역할이 통일부와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중복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추천 도서]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B.R. 마이어스 지음, 고명희·권오열 번역
시그마북스 펴냄, 2011년 2006년,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을 때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통일을 준비하는 데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포메이션, 즉 정보”라고 충고했다. 통일을 하려면 상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는 북한의 본질을 날카롭게 꿰뚫는다. 북한은 봉건왕조에 가깝다. 책의 논리를 쫓다 보면, 남한 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북한 지도자들의 처신을 이해하게 된다.
뜻으로 본 한국 역사
함석헌 지음
한길사 펴냄, 2003년 <뜻으로 본 한국 역사>는 함석헌 선생의 역사철학책이다. 그에 따르면, 6·25전쟁 등 이 땅에서 벌어진 숱한 시련은 세계의 핵심 갈등이 이 땅에서 터져 나온 것들이다. 한민족은 모든 고통을 ‘착함’으로 딛고 일어섰다. 그래서 세상을 이끌 만한 민족이다. 책을 읽다 보면 통일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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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 대 논리]
‘화해·협력’ 먼저라는 한겨레, ‘실사구시’ 내세우는 중앙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통일 기반 구축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 핵심 과제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비전코리아 프로젝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서 ‘통일대박론’에 이르기까지, 박 대통령은 줄곧 통일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다. 지난 13일,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박근혜 정권의 통일에 대한 다급함과 절실함이 묻어난다. 우리에게 통일은 누구도 반대하지 못할 절대적인 과업이다. 중앙일보와 한겨레 또한 통일준비위원회가 과연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되묻지 않는다. 통일준비위원회의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견해는 비슷해 보인다.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한겨레는 “인적 구성이 다양해지고 통일과 남북문제에서 박 대통령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고루 들어가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앙일보 또한 “야당 인사와 더불어 합리적 진보 인사까지 포함”하는 초당적 인사를 펼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통일준비위의 구성이 왜 다양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에 있어서는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생각이 전혀 다르다. 우리 근현대사에서 통일은 종종 정권의 정당화 근거로 쓰이곤 했다. 유신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뽑는다. 통일주체국민회의 의장은 현직 대통령이 맡았다. 때문에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의 대통령 선거는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을 세우는 구도로 이루어졌다. 통일주체국민회의는 민주주의와 한참 거리가 먼 제도였다. 그럼에도 반대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았다. 통일주체국민회의의 가장 큰 명분은 ‘통일 관련 중요 정책의 결정이나 변경 사항 의결’에 있었던 탓이다.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왜 있어야 하는지를 따지는 것은 통일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는 식의 논리가 통하곤 했다. “통일준비위가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는 기구가 돼서는 곤란하다”는 한겨레의 주장에서는 우리 헌정사의 아픈 기억이 묻어난다. 이 점은 통일준비위가 1980년 신군부가 만든 민주평통과 같은 성격이어서는 안 된다는 한겨레의 주장 속에서도 절절하게 느껴진다. 반면, 중앙일보의 생각은 ‘실사구시 통일론’에 가깝다. 중앙일보는 “통일 문제는 한 정권의 전유물이 돼서도, 정략적 차원으로 접근해서도 안 될 사안”이라고 잘라 말한다. 통일을 이루는 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통일 정책이 정권에 따라 왔다 갔다 해서는 곤란하다. 누가 권력을 잡건 통일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준비위원회가 민간단체에서 야당, 합리적 진보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구성원들로 채워져야 한다.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입장은 어떻게 통일준비위를 운영할지에 대한 방법론에서도 미묘하게 엇갈린다. 한겨레는 통일준비위의 맡아야 할 역할을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조치 해제 등 정부가 직접 하기 부담스러운 결정을 위원회에서 하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나아가, 통일준비위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북한을 고리 삼아 남한 내부를 갈등과 분열로 몰아놓는 종북몰이는 이제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북한에 대해서나 남한 내부 문제에 있어서나 화해와 화합 쪽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중앙일보의 생각은 남북 사이의 경제적인 협력에 더 무게를 두는 듯싶다. 통일준비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민간 부위원장의 인선”이다. 부위원장들이 “통일 논의가 신학논쟁 식으로 흐르지 않게 막는 구심적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중앙일보는 통일 논의가 정치적인 명분 대결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내년이면 이제 남북 분단 70주년을 맞는다. 후삼국 시대가 45년간이었으니, 지금의 한반도는 역사상 가장 긴 분단 시기를 겪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통일은 우리에게 다급한 과제다. 밝은 미래를 꾸리기 위해서는 옛 상처와 아픔을 보듬고 갈등을 잘 추슬러야 한다. 통일준비위에 대한 한겨레의 생각은 이 점을 잘 짚어준다. 그러나 통일은 길고 어려운 작업이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합리적이며 실리적인 방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중앙일보의 입장은 통일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처방에 가깝다. 아무쪼록 새로 출범하는 통일준비위가 ‘통일기반 구축’을 제대로 이루어내었으면 좋겠다.
[키워드로 보는 사설]
통일준비위원회
[추천 도서]
B.R. 마이어스 지음, 고명희·권오열 번역
시그마북스 펴냄, 2011년 2006년,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을 때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통일을 준비하는 데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포메이션, 즉 정보”라고 충고했다. 통일을 하려면 상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는 북한의 본질을 날카롭게 꿰뚫는다. 북한은 봉건왕조에 가깝다. 책의 논리를 쫓다 보면, 남한 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북한 지도자들의 처신을 이해하게 된다.
함석헌 지음
한길사 펴냄, 2003년 <뜻으로 본 한국 역사>는 함석헌 선생의 역사철학책이다. 그에 따르면, 6·25전쟁 등 이 땅에서 벌어진 숱한 시련은 세계의 핵심 갈등이 이 땅에서 터져 나온 것들이다. 한민족은 모든 고통을 ‘착함’으로 딛고 일어섰다. 그래서 세상을 이끌 만한 민족이다. 책을 읽다 보면 통일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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