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에서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권영길 후보 유세를 벌이며, 종교인 소득세 납부를 촉구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NIE 홈스쿨] 종교인 비과세
기획재정부가 지난 8일 ‘종교인 소득 과세 수정 대안’을 마련해 4월 임시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정부는 목사·승려·신부 등 종교인 소득세를 기타소득 항목에 신설해 세금을 물리겠다는 생각을 종교계에 전달했습니다. 또 소득세법 개정안에는 ‘원천징수 규정’을 삭제하고 종교인들이 직접 소득을 신고·납부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이마저도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기재부의 말에 46년을 묵어온 ‘종교인 과세’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세금 또는 조세는 국가 등 정부기관이 특정한 목적 달성 등을 위한 국가의 생활비로 개개인의 소득에서 일정 액수를 걷는 겁니다. 헌법 제38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납세 의무를 가집니다. 조세평등주의는 모든 국민이 조세와 관련해 평등하게 취급돼야 하며 조세부담은 국민의 능력에 따라 공평하게 배분돼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이 원칙에 따르면 종교단체나 신부·목사·승려 등 성직자도 납세 의무를 져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종교단체에 대해 일반 공익단체에 준하는 비과세 특례를 인정하고 성직자들의 소득세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 규정도 없이 다만 관행적으로 비과세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공익성 고려해 비과세 특례 인정
교회 세습·공금 유용 폐해 발생
다른 OECD 국가는 모두 과세
종교인들이 스스로 나서
면세특권 반납하는 게 바람직 구체적으로 종교단체가 누리는 세제 혜택을 살펴보면 단순히 소득세나 법인세 외에도 많습니다. 2007년 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가 밝힌 바를 보면 현행 세법에서 종교단체가 누리는 면세 혜택이 19가지에 이릅니다. 법인세 감면, 기부금 손비 처리, 취득세·등록세·면허세·주민세·재산세·종합토지세 등에서 비과세 혜택을 누립니다. 이 중 대부분은 대부분의 공익법인도 누리는 혜택입니다. 하지만 국세징수법에 의한 재산압류 금지나 관세 감면, 지방세 용도 구분에 의한 비과세 등은 다른 비영리단체들은 부분적으로 누리거나 해당 사항이 아예 없는 항목입니다. 이에 따라 종교인에게 비과세 특혜를 부여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예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종교인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쪽의 입장은 간단합니다.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종교인에 대해 비과세 특례를 인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성직자가 근로자인지 아닌지는 신앙의 영역이 아닌 세법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교인의 종교활동이 노동이 아닌 성스러운 희생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나라를 지키는 일이나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주는 일 또한 성스럽다는 반박 논리가 있습니다. 반면,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종교인이 받는 보수는 이미 과세가 된 신도들의 헌금(기부금)에서 지급되는데 이는 이중과세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법률상 이중과세는 동일한 소득에 대해 동일한 귀속자에게 이중으로 과세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교회 헌금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성직자는 근로자가 아니며 근로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인격적 헌신을 하며 이 활동이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종교단체 대부분은 비법인사단 또는 재단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외부의 통제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단체, 특히 기독교 교회의 확장으로 수십만명의 신도들을 거느린 대형 교회가 다수 등장했습니다. 이 중 일부에서는 목사 등 성직자들의 공금유용이나 담임목사직 세습, 교인 간 갈등 심화, 고액의 보수를 받음에도 소득세를 내지 않는 등 각종 폐해가 속출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 국가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종교인의 소득에 대해 과세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종교인은 소득세 납세의무자로 연방세, 주세는 물론 사회보장세와 의료보험세 등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사회보장세는 연금으로, 의료보험세는 의료보험에 충당됩니다. 독일은 가톨릭 등 교회의 종교인을 공무원과 유사하게 보고 국가에서 매월 급여를 지급하고 원천징수 방식으로 소득세를 납부하게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종교인에 대한 별도 과세 제도를 따로 두지 않고 개인에 대한 과세 제도를 동일하게 적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종교단체 본래의 업무는 비영리적·공익적 및 종교활동에 관한 사업이므로 조세 부과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서 종교단체를 공공법인이 아니고 사법인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대진 세무사가 쓴 <한국의 종교단체에 관한 조세법상의 연구> 논문을 보면 종교단체는 특정 신자들의 집단이 모여 조직된 것이기 때문에 단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익의 대상은 특정 개인 또는 집단으로 고정돼 있다고 봤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종교단체는 공익성을 가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종교에 부과된 사회적 역할 및 종교단체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평가할 때 사회 전체의 이익에 봉사하는 성격을 갖는다고 보는 견해도 많습니다. 가령, 종교활동이 신자의 정신생활을 정화시켜 소극적으로 사회의 안녕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공익의 일반적인 증진과도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또 각 단체의 규정에 따라 목사, 사제 및 임직원에 대해 적정한 급여나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제는 이 보수를 지나치게 많이 지급하거나 다른 종교 활동에 수반한 수입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종교용 재산과 시설을 원래 목적 외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종교단체 수입 또는 재산의 사물화는 공익성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현행 세법이 종교단체에 비과세를 하고 있는 법의 취지에도 반하는 것입니다. 유럽의 여러 나라를 보면 중세까지도 교회가 세속권력을 장악했습니다. 국가가 특정 종교와 결합해 국민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세속적인 과세 권력도 운용했습니다. 그러나 현대 국가에 있어서는 국가와 종교의 분리를 통해 국가가 종교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 됐습니다. 우리 헌법 제20조 1항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제2항에는 국교는 인정하지 않고 정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정교분리원칙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종교단체의 정치적 행보는 이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선거에 출마하는 이들이 종교단체를 방문해 지지 호소하는 걸 묵과하고, 목사가 정치적 편향성을 띤 설교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 문제에 있어서만 정교분리원칙을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사실 종교인이나 종교단체에 대한 면세특권을 개혁하는 것은 정부가 아닌 종교인들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현재 종교인과 종교단체에 세제상의 우대 조치는 그들의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국가나 사회가 부여하고 있는 ‘잘못된 특권’이기 때문입니다. 교과서 펼쳐보기 | 사회 정의를 보는 다양한 관점 사회 제도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누구나 사회 제도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할 것이다. 이런 관점을 형식적 정의라고 한다. 형식적 정의는 제도로 규정된 규칙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일관되게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형식적 정의만으로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회 제도가 공평하게 적용되더라도 사회 제도의 내용이 일부 사람에게만 유리하거나, 혹은 불리하다면 정의롭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 제도의 공평한 적용도 중요하지만 제도의 내용이 공평해야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제도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공평해야 한다고 보는 관점을 실질적 정의라고 한다.(고등학교 <도덕>, 천재교육, 76쪽)
책으로 확장하기 |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
김상구씨가 쓴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는 종교계의 어두운 이면을 하나하나 꼬집은 책입니다. 이 책은 법 위에 군림하는 종교권력, 기업화된 대형 교회, 정치권력과 야합한 종교권력 등을 비판하며 성스러운 믿음을 팔아 천박한 권력을 사는 종교계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많은 종교단체들이 헌법과 민법,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하며 부를 쌓고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러면서 종교단체의 진정한 개혁을 위해 종교법인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더 알아보기 | 자진 납세하는 종교인들
대부분의 종교인과 종교단체들이 비과세 특례를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이들 중에서도 자진해서 납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천주교의 경우, 1994년 주교회의 결정으로 국내 전체 16개 교구 중 12개 교구가 성직자 급여에 대한 원천징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개신교에서도 대형·중견 교회를 중심으로 원천징수 방식으로 소득세를 납부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불교계 역시 자진신고를 이행해온 종교인이 상당수 있으며, 최대 종단인 조계종도 과세 문제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교회 세습·공금 유용 폐해 발생
다른 OECD 국가는 모두 과세
종교인들이 스스로 나서
면세특권 반납하는 게 바람직 구체적으로 종교단체가 누리는 세제 혜택을 살펴보면 단순히 소득세나 법인세 외에도 많습니다. 2007년 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가 밝힌 바를 보면 현행 세법에서 종교단체가 누리는 면세 혜택이 19가지에 이릅니다. 법인세 감면, 기부금 손비 처리, 취득세·등록세·면허세·주민세·재산세·종합토지세 등에서 비과세 혜택을 누립니다. 이 중 대부분은 대부분의 공익법인도 누리는 혜택입니다. 하지만 국세징수법에 의한 재산압류 금지나 관세 감면, 지방세 용도 구분에 의한 비과세 등은 다른 비영리단체들은 부분적으로 누리거나 해당 사항이 아예 없는 항목입니다. 이에 따라 종교인에게 비과세 특혜를 부여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예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종교인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쪽의 입장은 간단합니다.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종교인에 대해 비과세 특례를 인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성직자가 근로자인지 아닌지는 신앙의 영역이 아닌 세법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교인의 종교활동이 노동이 아닌 성스러운 희생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나라를 지키는 일이나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주는 일 또한 성스럽다는 반박 논리가 있습니다. 반면,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종교인이 받는 보수는 이미 과세가 된 신도들의 헌금(기부금)에서 지급되는데 이는 이중과세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법률상 이중과세는 동일한 소득에 대해 동일한 귀속자에게 이중으로 과세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교회 헌금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성직자는 근로자가 아니며 근로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인격적 헌신을 하며 이 활동이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종교단체 대부분은 비법인사단 또는 재단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외부의 통제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단체, 특히 기독교 교회의 확장으로 수십만명의 신도들을 거느린 대형 교회가 다수 등장했습니다. 이 중 일부에서는 목사 등 성직자들의 공금유용이나 담임목사직 세습, 교인 간 갈등 심화, 고액의 보수를 받음에도 소득세를 내지 않는 등 각종 폐해가 속출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 국가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종교인의 소득에 대해 과세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종교인은 소득세 납세의무자로 연방세, 주세는 물론 사회보장세와 의료보험세 등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사회보장세는 연금으로, 의료보험세는 의료보험에 충당됩니다. 독일은 가톨릭 등 교회의 종교인을 공무원과 유사하게 보고 국가에서 매월 급여를 지급하고 원천징수 방식으로 소득세를 납부하게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종교인에 대한 별도 과세 제도를 따로 두지 않고 개인에 대한 과세 제도를 동일하게 적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종교단체 본래의 업무는 비영리적·공익적 및 종교활동에 관한 사업이므로 조세 부과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서 종교단체를 공공법인이 아니고 사법인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대진 세무사가 쓴 <한국의 종교단체에 관한 조세법상의 연구> 논문을 보면 종교단체는 특정 신자들의 집단이 모여 조직된 것이기 때문에 단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익의 대상은 특정 개인 또는 집단으로 고정돼 있다고 봤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종교단체는 공익성을 가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종교에 부과된 사회적 역할 및 종교단체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평가할 때 사회 전체의 이익에 봉사하는 성격을 갖는다고 보는 견해도 많습니다. 가령, 종교활동이 신자의 정신생활을 정화시켜 소극적으로 사회의 안녕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공익의 일반적인 증진과도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또 각 단체의 규정에 따라 목사, 사제 및 임직원에 대해 적정한 급여나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제는 이 보수를 지나치게 많이 지급하거나 다른 종교 활동에 수반한 수입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종교용 재산과 시설을 원래 목적 외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종교단체 수입 또는 재산의 사물화는 공익성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현행 세법이 종교단체에 비과세를 하고 있는 법의 취지에도 반하는 것입니다. 유럽의 여러 나라를 보면 중세까지도 교회가 세속권력을 장악했습니다. 국가가 특정 종교와 결합해 국민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세속적인 과세 권력도 운용했습니다. 그러나 현대 국가에 있어서는 국가와 종교의 분리를 통해 국가가 종교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 됐습니다. 우리 헌법 제20조 1항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제2항에는 국교는 인정하지 않고 정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정교분리원칙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종교단체의 정치적 행보는 이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선거에 출마하는 이들이 종교단체를 방문해 지지 호소하는 걸 묵과하고, 목사가 정치적 편향성을 띤 설교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 문제에 있어서만 정교분리원칙을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사실 종교인이나 종교단체에 대한 면세특권을 개혁하는 것은 정부가 아닌 종교인들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현재 종교인과 종교단체에 세제상의 우대 조치는 그들의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국가나 사회가 부여하고 있는 ‘잘못된 특권’이기 때문입니다. 교과서 펼쳐보기 | 사회 정의를 보는 다양한 관점 사회 제도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누구나 사회 제도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할 것이다. 이런 관점을 형식적 정의라고 한다. 형식적 정의는 제도로 규정된 규칙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일관되게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형식적 정의만으로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회 제도가 공평하게 적용되더라도 사회 제도의 내용이 일부 사람에게만 유리하거나, 혹은 불리하다면 정의롭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 제도의 공평한 적용도 중요하지만 제도의 내용이 공평해야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제도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공평해야 한다고 보는 관점을 실질적 정의라고 한다.(고등학교 <도덕>, 천재교육,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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