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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역동적 캠퍼스 만들어 창의적 인재 길러낼 것”

등록 2014-04-28 19:57

지난 22일 숭실대학교 총장실에서 만난 한헌수 총장은 “기독교적 정신에 기반을 둔 창의적 인재를 길러서 통일시대를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비전을 밝혔다. 숭실대학교 제공
지난 22일 숭실대학교 총장실에서 만난 한헌수 총장은 “기독교적 정신에 기반을 둔 창의적 인재를 길러서 통일시대를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비전을 밝혔다. 숭실대학교 제공
[함께하는 교육] 대학 길라잡이

한헌수 숭실대 총장에게 듣는다
“창의성은 내가 뭔가 만족하지 못하고 불편함이나 문제의식을 느껴야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융합도 똑같은 사물이나 일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듣게 하는 것입니다.”

숭실대는 올해부터 단과대학별로 전공 선택의 벽을 허물었다. 공대에서 전기과를 전공한 학생이 기계과 수업을 들어도 전공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한헌수 숭실대 총장은 “내 전공은 로봇 분야다. 로봇을 만드는 데 전기·전자·기계·인공지능이 다 필요하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계를 없애 다른 관점에서 융합하고 종합적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한 총장은 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리더십과 창의성 인증제도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취임한 지 1년이 좀 넘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나름의 평가를 한다면?

“우리 대학의 위상을 높이고 특성화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금을 확충시키고 교육과정을 정비했으며, 교수 인사제도도 마무리했다. 지금은 구조조정에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얘기한 성과를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통일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창의적 지도자를 배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지난해 교양과목을 개편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란 과목을 교양필수로 개설하고 학점을 주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최초로 통일부와 협력대학으로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또 이전까지 연평균 35억~40억원 수준이던 학교발전기금을 104억원이나 모금했다. 교수들 명예퇴직을 시행해 조직을 가볍게 만드는 작업도 진행했다.”

─취임 당시 대학 운영의 모토로 ‘역동 숭실’을 내건 바 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역동 숭실을 얘기한 건 그만큼 우리 대학이 역동이 없었다는 뜻이다. 우리 대학뿐 아니라 이 시대 청년들이 취업이라는 현실 문제에 짓눌려 살고 있다. 지금은 캠퍼스 문화가 사라진 시대다. 학생들이 대학을 학원처럼 느끼는 거 같아 안타깝다.”

─그렇다면 대학의 역동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뭔가?

“캠퍼스가 젊은 기운으로 넘쳐나는 것이다. 그 기운이 교수나 직원에게 전달돼 학교가 항상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과연 현재 학생들이 캠퍼스에 머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캠퍼스 안에서 학생들이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힘을 끌어내게 해야 한다.”

─캠퍼스 문화를 바꾸기 위해 현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가장 중요한 건 학생들 스스로가 바뀌는 것이다. 이를 위해 캠퍼스문화창출위원회를 만들었다. 학생처장을 중심으로 학생·교수·직원이 함께 참여한다. 학생들이 뭔가 해보고 싶고 자신들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미리 주제를 정한 뒤 매주 화요일 토론광장을 열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도 나눈다. 또 학생들 스스로 문화제를 열어보라고 권유했다. 메인광장이 총장실과 가까운데 너무 조용하다. 내가 총장실을 옮겨달라고 요청할 만큼 신나는 마당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숭실대만의 경쟁력이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의 가장 큰 장점은 기동성이다. 전교생은 1만2000~3000명, 교수는 500명 정도다. 그러다 보니 조직 자체가 가벼워서 뭔가 생각하면 신속하게 실행이 된다. 전산학과도 1970년 국내 최초로 만들었고, 통일 관련 수업도 국내 처음으로 교양필수로 개설하는 등 자꾸 새로운 걸 시도한다. 또 기독교대학이라 기독교 정신으로 묶여 있어서 학내 의견 합의가 비교적 용이하다. 특히 우리 학생들은 역량도 뛰어나지만 외부 사람들로부터 성실하고 정직한 이미지로 평가받는다.”

─숭실대 학생을 어떤 인재로 길러내길 바라는지, 이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은 무엇인가?

“리더십과 창의성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 이를 위한 인증과정도 만들었다. 올해 10월 경북 문경에 통일지도자연수원을 완공한다. 그곳에서 학생들 통일리더십 과정 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무조건 앞에서 이끌어가는 것만 리더십이 아니다. 내가 속한 조직 속에서 어떻게 소통하고, 나의 포지션을 찾아가는 것도 굉장한 리더십이라 생각한다. 창의성 인증은 각 계열의 특징을 살려 진행한다. 이공계는 직접 특허를 출원하는 과정까지, 문과는 새로운 주제나 이슈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는 것, 경상대는 창업까지 이어지면 창의성을 인증해준다. 리더십이나 창의성 인증을 받으면 다음 학기에 장학금을 준다.”

─실제 교육 커리큘럼이나 수업 방식에서의 시도는 따로 없는지?

“현재 1학년 교양과정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려고 한다. 주입식 교육으로는 창의력이 나올 수 없다. 학생들이 비판 능력과 그 비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1학년부터 그런 능력을 훈련시키기 위해 몇몇 학과 전공수업과 교양수업에서 독서와 토론을 활용한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려면 교수부터 바뀌어야 한다. 올해부터 교수들도 3년에 한 번씩 창의적 수업에 관한 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강의평가서에도 창의적 사고나 소통하는 훈련을 얼마나 했는지에 대한 평가항목을 추가시켰다.”

올해로 서울 재건창학 60주년
지난해 학교발전기금 100억 모아
캠퍼스 문화 살리려 위원회 조직
중요한 건 학생 스스로 바뀌는 것

IT기반 제조기술 등 4개 분야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

─평소 학교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많은 이들과 대화하려고 노력한다. 교수협의회나 노조랑은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인 모임을 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한 달에 한 번 만나 의견을 나눈다. 주로 장애인 학생들, 동아리 대표들, 성적 우수자들, 학군사관후보생(ROTC) 학생들 등 분야별로 점심에 모임을 한다. 총학생회장한테는 언제든지 요청하면 만날 수 있는 프리패스권도 줬다.”(웃음)

─이런 모임을 통해 건의사항이 수용된 사례가 있나?

“저는 못 해주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어차피 해줄 거면 떠밀려서가 아니라 알아서 해주라고 얘기한다. 가령, 학교 앞 어린이집과 제휴를 맺어서 교수나 직원들 직영 어린이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임 총장 때부터 해주기로 했는데 미뤄지다 내가 총장을 맡고 여건이 되니까 바로 해줬다. 학생들은 학생서비스팀을 만들고 최대한 의견을 수렴하려고 한다.”

─대학사회에서 정부의 대학평가나 대학 구조조정 방향과 관련해 논란이 많다. 이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전체적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환경이기 때문에 대학도 그에 맞춰 대비해야 하는 건 맞다. 다만 각 대학이 그런 것들을 수용할 준비가 어느 정도 돼 있느냐 하는 것이다. 몇몇 대학은 미리 했지만 그렇지 못한 대학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다.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대학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각 대학 내에 있는 전공영역들도 미래 시대에 그 전공이 왜 필요한지 입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있나?

“이 시대가 필요한 산업과 연계돼 있는 동시에 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데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워나가는 게 구조조정에 대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현재 아이티(IT) 기반의 제조기술 관련 전공과 중소기업 중심의 통상 분야, 복지 분야의 행정과 서비스들, 문화예술 4분야를 중심으로 모든 학과가 초점을 맞추도록 준비하고 있다.”

─평양과학기술대(이하 평양과기대)와 연계해 평양 숭실대 건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말씀해 달라.

“우리가 평양과기대와 교육협력을 하려는 것은 현재 그 학교 김진경 총장이 숭실대 1회 졸업생이라 인연이 닿아서다. 그는 연변과학기술대를 만들었고 북한 정부의 요청으로 평양과기대를 만들었다. 지금은 남북 교류 자체가 잘 안되는 상황이지만 지난해부터 연변과학기술대·평양과기대·숭실대가 정보교환과 협력관계 도출을 위한 아이디어 차원의 교류가 이뤄지는 중이다.”

─숭실대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학교의 비전을 제시해 달라.

“우리 대학은 1897년 평양에 대학을 설립한 것을 제1창학, 1954년 서울에 재건한 것을 제2창학이라고 부른다. 올해로 서울 재건 60주년을 맞았다. 이 시점에서 우리의 좌표를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 제시가 제3창학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우리의 비전은 기독교적 정신에 기반을 둔 창의적 인재를 길러서 통일시대를 이끌어가고 우리 사회를 올바로 바꾸자는 것이다. 숭실대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그런 꿈을 키울 수 있는 대학이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숭실대를 소개합니다

숭실대는 1897년 미국 선교사 베어드 박사가 평양에 설립했다. 이후 1938년에 일제의 신사 참배 강요를 거부하고 자진 폐교했다 16년 뒤인 1954년 서울에 학교를 재건했다. 숭실대는 현재 아이티(IT)대학과 벤처중소기업학과 등 특성화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진리와 봉사’라는 건학이념에 따라 오랜 전통의 사회복지학부, 기독교학과 등에서 사회공헌 지도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교육 커리큘럼은 ‘7+1 프로그램’과 ‘사회봉사인증제’다. 7+1 프로그램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국제적 감각과 실용적 능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8학기 중 7학기는 교내 수업을 통해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1학기에 해당하는 학점은 해외봉사ㆍ현장실습ㆍ해외연수에 참여해 취득하는 프로그램이다. 12학점 이상 참여한 학생에게 7+1 프로그램 인증서를 부여한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과목과 봉사활동’을 의무화했고, 소정의 학점(4학점)을 이수하면 ‘사회봉사인증’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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