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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소풍 대신에 ‘생명 살리기’ 프로 참여

등록 2014-05-19 19:42

지난 12일 서울 경희고 학생들이 시청각실 등에 모여 아우인형 만들기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경희고 학생들이 시청각실 등에 모여 아우인형 만들기를 하고 있다.
경희고 학생들 ‘인형 만들기’ 기부
“이 친구 이름이요? ‘찐짱’입니다.”

경희고 안진형(3년)군이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인형을 들어 보였다. 인형이 쓴 분홍색 모자는 다 해어진 수면양말로, 원피스는 안 입는 티셔츠로 안군이 직접 만들었다. 안군은 “여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상상하면서 만들어봤다”고 했다.

5월12일, 서울 경희고 시청각실과 음악실. 남학생 100여명이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이렇게 인형 만들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아우인형’ 만들기에 참여하는 중이었다.

아우인형 만들기는 위원회 쪽의 기부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아우’는 ‘내 동생’이란 뜻으로 홍역, 말라리아 등의 예방접종을 받지 못해 죽어가는 개발도상국 아이들 등 힘겹게 살아가는 어린 생명을 상징한다. 위원회 쪽(awoo.or.kr)에 약 3만원을 내고 아우인형 만들기를 신청하면 인형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가 담긴 꾸러미를 받는다. 물론 이 재료를 이용해 직접 나만의 아우인형을 만들 수 있다.

이때 3만원은 아이들의 예방접종비로 기부된다. 아우인형을 손수 만들지 않더라도 위원회 쪽 누리집에 올려둔 아우인형 가운데 마음에 드는 인형을 입양(구매)해 기부를 할 수도 있다. 또 내가 만든 아우인형을 누군가에게 기증해 이 기부의 의미를 전파할 수도 있다. 단순히 돈만 지불하고 마는 식의 기부가 아니라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마음을 나누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의미가 깊다.

안 입는 헌 옷, 구멍난 양말, 누나가 응원단 활동을 할 때 쓰던 반짝이 응원수술…. 이날 학생들은 집에서 인형 의상 재료를 꼼꼼히 챙겨오는 정성을 보였다.

본래 이날은 경희고 학생들의 소풍날이었다. 반별 소풍에서 최인영 교사가 담임을 맡은 3학년 1반만 소풍 대신 아우인형 만들기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으로 소풍이 취소됐고, 오후에 일찍 귀가하는 일정으로 바뀌면서 누구나 참여해도 되는 활동으로 바뀌었다. 공지를 하자 100여명이 참여 신청을 했다.

학생들은 아우인형을 만들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강한(2년)군은 평소 응급처치 활동 등을 하면서 모아뒀던 탄력붕대로 인형 스타킹을 만들었다. 이정원(3년)군은 중1 가정시간, 그리고 평소 집에서 구멍난 셔츠 등을 꿰매던 실력으로 레게머리를 한 힙합 소년을 탄생시켰다.

3시30분께, 인형이 완성되자 여기저기서 뿌듯해하는 소리가 들렸다. 안진형군은 “기부활동은 보통 돈을 내고 끝인 경우가 많은데 얼굴은 모르지만 내 재주, 마음 등을 담아 한 아이를 살리는 일에 몸으로도 참여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이정원(3년)군은 “세월호 사건으로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때 우리끼리 소풍 가서 웃고 떠들고 노는 것도 미안한 일이었다. 마침 ‘동생’을 뜻하는 아우인형을 만들면서 생명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완성한 아우인형은 이름, 국적, 피부색, 생일 등이 적힌 출생신고서도 받는다. 학생들은 이날 만든 인형을 기증 또는 입양 보낼 곳을 찾고 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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