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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외국에 가지 않고 외국대학 다녀봐?

등록 2014-05-19 19:46수정 2014-05-19 21:26

한국뉴욕주립대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송도글로벌캠퍼스 안내데스크에서 포즈를 잡았다. 왼쪽부터 루이스 랜든, 살만 카비, 김유진, 이충헌 학생.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한국뉴욕주립대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송도글로벌캠퍼스 안내데스크에서 포즈를 잡았다. 왼쪽부터 루이스 랜든, 살만 카비, 김유진, 이충헌 학생.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함께하는 교육] 송도 글로벌캠퍼스 유학

2012년 한국뉴욕주립대 개교를 시작으로 인천 송도에 글로벌캠퍼스가 운영 중이다. 외국에 가지 않아도 현지 대학과 동일한 과정으로 공부하고 졸업 때 학위도 동등하게 받는다. 학생들은 비용 절감과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학생들과의 교류를 장점으로 꼽는다.
이충헌(22)씨는 지난해 서울에 있는 명문대에 다니다 자퇴했다. 미국 유학을 생각하다 올해 송도글로벌캠퍼스에 있는 한국뉴욕주립대 기술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아버지가 대기업 주재원이라 직장을 자주 옮겼다. 초중고 내내 미국·중국·유럽 등지로 전학을 13번이나 다녔다. 그래서 부모님이 대학만은 한국에서 다녔으면 했다. 나도 한국에 머물며 문화나 정서를 접하고 싶었고 미국 대학과 똑같이 운영한다고 해서 이 학교에 왔다.”

이씨는 외국 생활에 너무 질려 한국 생활을 원했지만, 외국 유학을 원하는 많은 학생이 비싼 학비 외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체류비, 낯선 환경을 걱정한다.

이런 학생들이라면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위치한 글로벌 캠퍼스가 어떨까?

송도글로벌캠퍼스는 인천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위치한 외국 대학 공동캠퍼스다. 차세대 글로벌 인재 육성을 목표로 세계 100위권 내 대학 10곳이 입주할 예정이거나 협의가 진행중이다. 2012년 3월 한국뉴욕주립대가, 올해 3월 한국조지메이슨대가 개교했다. 9월에는 벨기에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와 미국 유타대 아시아캠퍼스가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한국의 분교와 다르다

우리나라 대학은 분교 졸업장에 ‘○○캠퍼스’라고 써 본교와 구분한다. 하지만 송도 글로벌캠퍼스 내 대학은 미국의 본교와 똑같은 학위를 준다. 따라서 분교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확장캠퍼스나 글로벌캠퍼스라 부른다.

한국뉴욕주립대와 한국조지메이슨대 모두 미국 본교에서 입학과 졸업 사정을 직접 진행한다. 한국뉴욕주립대 기획처 최한나씨는 “강의도 미국에서 파견된 교수진이 본교와 동일하게 진행하고 졸업할 때 미국 본교 학위를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지메이슨대도 마찬가지다.

두 학교 모두 의무적으로 1년간 본교에 가서 교환학생으로 수업받고 생활해야 한다. 조지메이슨대의 경우 원할 경우 본교 학생도 6개월에서 1년 동안 한국조지메이슨대에 와서 공부할 수 있다. 1972년에 설립된 조지메이슨대학은 미국 버지니아주 최대 공립대학으로 경제학과·경영학과·법학과 및 컴퓨터과학과가 특히 유명하다.

정부국제정치학을 전공하는 가브리엘 헨리(20)는 미국 본교에서 온 교환학생이다. 고등학교 때 전주 성심여고에서 1년간 교환학생을 했던 경험이 좋아서 다시 왔다.

“새 건물이라 깨끗하고 기숙사 방마다 화장실이 있는데 미국에서는 흔치 않아서 마음에 든다.(웃음) 전교생이 3만명이나 되는 본교에 비해 한국 캠퍼스는 40명 정도라 교수, 교직원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교수가 교내에 상주(외국에서 온 교수 대부분 글로벌캠퍼스 기숙사 옆 교수아파트에 산다)해 있어서 수업시간 외에도 질문할 기회가 많아서 좋다.”

8만9000평 부지에 들어선 글로벌캠퍼스 안에는 각 대학의 강의연구동 외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숙사·교수아파트·도서관·체육관·수영장·대강당 등 지원시설도 갖춰져 있다.

뉴욕주립대·조지메이슨대 문열어
10개 대학 입주 예정 또는 협의중
현지 대학과 동일한 교육과정 운영
재학 중 본교 가서 일정기간 생활
비용 덜 들고 새로운 문화 접하지만
학생 수 많지 않아 과목 수도 적어

실제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과 어떤 차이

한국뉴욕주립대와 한국조지메이슨대의 학비는 1년에 2만달러(한화 2050만원) 정도다. 글로벌캠퍼스 내 기숙사 비용은 한 학기당 1인실이 150만원, 2인실은 95만원이다. 한국조지메이슨대 장지예 교학행정실 과장은 “현지에서는 1년 학비만 3만달러(한화 3080만원)고 기숙사마다 다르지만 학기당 4000~6000달러(한화 410만~610만원)를 내야 한다. 그나마 공립대라 학비가 주변 사립대학에 비해 훨씬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뉴욕주립대는 본교와 학비는 비슷하지만 기숙사비는 훨씬 저렴하다.

미국 뉴욕이나 보스턴에 있는 대학은 1년 학비가 5만~6만달러 정도다. 한국뉴욕주립대에 다니는 김유진(21)씨는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를 다녀서 대학까지 가려 했는데 알아보니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어 캐나다인들보다 많게는 서너 배를 내야 했다. 따져보니 1년에 학비랑 기숙사비만 7000만~8000만원이 드는 셈이었다”고 말했다.

글로벌캠퍼스 대학은 본교의 강의와 대학 문화를 그대로 가져와 운영중이다.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미국의 대학 생활을 그대로 접할 수 있다. 한국뉴욕주립대는 전원 기숙사 생활이 의무지만 한국조지메이슨대는 선택사항이다.

한국조지메이슨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노은영(20)씨는 순수 한국파다. 해외여행은 여러번 갔지만 초·중·고 모두 한국에서 나왔다.

“원래 외국으로 유학 가고 싶었는데 솔직히 혼자 가는 것도 무섭고 적응을 잘할까 걱정됐다. 이곳에서 미국 대학의 문화를 충분히 접할 수 있고 뉴질랜드, 홍콩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어 흥미롭다. 서로의 나라에 대해 소개하는 행사도 하고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니까 다른 문화를 이해하게 된다.”

한국조지메이슨대는 6명의 외국 학생이 다니고 있으며 한국뉴욕주립대에는 우즈베키스탄, 케냐, 가나, 에콰도르, 몽골,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15개국의 학생들이 전교생의 30%를 차지한다.

한국뉴욕주립대 입구 모습.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한국뉴욕주립대 입구 모습.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자유로운 분위기…개설 과목수 적어 단점

한국뉴욕주립대 김유진씨는 “다른 대학 친구들에게 엠티나 술자리가 많고 선후배간의 규율도 엄격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곳은 그런 문화가 없다. 글로벌캠퍼스 내에서는 술, 담배가 원칙적으로 금지다. 선후배 간에도 미국식으로 편하게 이름을 부르고 외국 학생들을 배려해 일상생활에서도 다들 영어를 쓴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얘기했다.

외국에 가면 위축돼서 적응을 잘 못하거나 다양한 나라의 아이들과 어울리기보다 한국 학생들끼리 어울리게 된다. 유학 갔다 와서 가족들이랑 단절돼서 잘 못 지내는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송도 글로벌캠퍼스는 가족과 만나기도 쉽고 국내 환경이라 지내기 더 편리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인지 한국뉴욕주립대의 입학 경쟁률은 지난해 3 대 1에서 올해 4 대 1로 올랐다. 개교 첫해에는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온 친구들이 많았는데 점점 국내파가 늘고 있다.

한국 대학으로 유학 온 외국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이 교내 어학당에서 따로 한국어를 배운다. 보통 10주 과정으로 비용은 130만~170만원 정도 든다. 글로벌캠퍼스 대학은 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므로 외국학생들도 불편함 없이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에콰도르에서 온 루이스 랜든(21)은 한국의 기술 분야에 관심이 많다. 텔레비전에서 에콰도르와 한국 간 협력관계 프로그램 소개를 보고 직접 찾아본 뒤 한국뉴욕주립대에 입학했다.

“한국은 삼성, 엘지 등에서 알 수 있듯 전자기술이 발달했다. 한국 대학에 다니는 에콰도르 친구와 얘기해보니 우리 학교 물리실험실에 있는 기구들이 훨씬 다양하고 뛰어나더라. 또 교내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어나 전통문화도 무료로 알려줘서 좋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살만 카비(21)는 올가을, 1년 동안 뉴욕 스토니브룩 본교에 교환학생으로 간다. 뉴욕주립대는 1816년 설립된 미국 뉴욕주 공립 교육기관으로 총 64개의 대학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에는 이 가운데 이공계열이 유명한 스토니브룩 대학의 확장캠퍼스가 운영중이다.

“애초 미국 유학을 생각하다 한국에서도 그곳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배울 수 있고 학위도 똑같이 받는다고 해서 이곳으로 왔다. 방글라데시가 한국과 가까워서 부모님을 만나기도 편하고 물가나 체류비가 본교보다 싸다. 졸업 뒤 한국에서 직장을 구할 생각도 있다.”

글로벌캠퍼스 대학은 개교한 지 얼마 안 돼서 학생 수가 많지 않다. 한국뉴욕주립대에는 학부와 대학원을 포함해 17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한국조지메이슨대는 34명의 신입생과 미국 본교에서 온 교환학생 6명이 공부중이다. 학교 쪽에서 학업이나 생활 면에서 일대일로 세심한 지원을 해주는 게 장점인 반면, 개설된 학과나 강의, 동아리 활동 등에서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두 학교 모두 1학년 과정을 기준으로 12개의 과목이 개설돼 있다.

한국뉴욕주립대의 경우 현재 학부에 기술경영학과가 있으며 올해 9월 컴퓨터과학과가 개설될 예정이다. 동아리는 북클럽, 뉴스레터, 쇼콰이어(단순한 합창이 아닌 춤과 노래, 연기를 곁들인 음악공연), 피트니스 클럽 등 4개다. 한국조지메이슨대는 경영·경제학과를 개설했고 내년에 국제학과를 만들 계획이다. 동아리활동은 따로 없고 본교에서 온 2학년들과 신입생들이 함께 기획해 스터디그룹을 짜거나 게임, 파티 형식의 이벤트를 상시적으로 벌인다.

뉴욕주립대 김유진씨는 좀더 다양한 강의를 듣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지금은 학생 수가 많지 않아서 과목 개설에 한계가 있다. 생물학 수업을 듣고 싶었는데 지금은 없어서 물리 수업만 듣는 중이다. 한국 대학은 수강신청이 ‘전쟁’이라고 하던데 나도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싶다.”

기획처 최한나 대리는 “향후 유타대나 겐트대 등이 개교하게 되면 서로 학점 협약을 맺으려고 준비 중이다. 다른 대륙의 유명 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굉장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조지메이슨대 경제학과 김대욱(20)씨는 “수업의 질도 높고 과제도 많아서 힘들지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리가 처음 들어온 학생이라 교수나 학생 수가 적다. 현재 교양과 전공을 합해 다섯개 과목을 듣는다. 학생이 늘어나면 강의의 폭도 넓어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학교에는 9명이 교수가 재직하고 있다. 6명이 신입생을 가르치고 3명은 본국에서 온 2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입학시험은 어떻게 치르나

글로벌캠퍼스 대학은 외국 대학으로 분류돼 대학입시 때 정시 3번, 수시 6번의 횟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뉴욕주립대는 일년에 두번 모집하기 때문에 한국 대학 입시에 실패하거나 재수를 준비하던 학생들이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철저한 미국식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하기 때문에 입학이 결코 쉽지는 않다.

지원조건을 정하고 전형을 치르는 것 모두 본교에서 직접 진행한다.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은 직접 해당 대학 입학 관련 누리집에 온라인 지원서를 쓰고 나머지 제출서류는 우편으로 보낸다. 영어능력 증명서, 고등학교 성적 증명서, 추천서 등이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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