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두런두런 앙트러프러너십을 마무리짓는 ‘피날레 가치공유회’ 행사에서 임종규 선장이 본인의 꿈을 적은 종이를 들고 포토존에 섰다. 임종규씨 제공
[함께하는 교육] 교육 정보
기업가정신 교육 앞장 임종규씨
기업가정신 교육 앞장 임종규씨
선장. 요즘 사람들 입길에 자주 오르내린다. 승객을 내팽개치고 도망친 ‘세월호’ 선장, 남 탓만 하다 억지로 고개 숙인 ‘대한민국호’ 선장. 한데 좀 다른 선장이 있다. 이름은 같지만 사고방식이나 행동은 다르다. 미국 보스턴 뱁슨 경영대학교에서 기업가정신을 전공중인 임종규(24)씨다. 그의 별명은 ‘임 선장’이다.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드림엔터(미래창조과학부 운영 창조경제 교류공간)에서 만난 임씨는 네이비 체크무늬 세미 정장 아이보리 상의에 하늘색 바지, 머린룩 차림이었다. 내민 명함도 독특했다. 빨간 확성기가 그려져 있고 스피커 안에서 바깥을 향해 주먹이 뻗어 있다. 바로 아래 ‘WE SPEAK ACTION’(행동으로 말해요)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평소 기업가정신이 항해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왔다. ‘두런두런 앙트러프러너십’(이하 두런두런)을 함께한 교사와 학생들이 기업가정신을 뜻하는 앙트러프러너십에서 ‘십’이 배를 뜻하기도 한다며 ‘선장’이라고 내 별명을 지어줬다. 맘에 꼭 든다.(웃음)”
두런두런은 지난해 5월 그가 교사, 시민이 꾸린 교육공동체 ‘행복한교육실천모임’(이하 행복교실)과 함께 진행한 기업가정신 교육프로그램이다. ‘두런’(Do-Learn)은 행동하면서 배운다는 뜻. 임 선장이 카투사 복무 시절 만든 페이스북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알게 된 행복교실 송석리 교사(선린인터넷고)와 의기투합해 시작했다. 6개월짜리 프로젝트에 20여개 학교 학생 60명과 행복교실 교사 20명이 참여했다.
“흔히 기업가정신은 대학생이나 직장인에게만 가르친다. 그것도 돈 많이 벌 수 있는 비즈니스 전략, 창업성공법만 얘기한다. 학생들은 비즈니스맨이라고 하면 무조건 대기업 직장인을 떠올린다. 하지만 두메산골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거나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 비즈니스맨이다. 나는 청소년들이 단지 돈 버는 기술이 아닌 자기가 하려는 일에 대한 합리적 이유를 찾고 그게 사회적으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 선장은 대학에서 배운 ‘앙트러프러너십 6단계’ 과정, 즉 기회 포착→필요자원 연구→자원 확보→실행→유지 및 지속에 맞춰 두런두런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먼저 각자 자신이 속한 학교나 가정·학원·동네 등 생활 속에서 문제점을 찾는다. 이후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이나 캠페인 진행 등 자신들만의 해결 방안을 직접 제시하고 행동에 옮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네 팀 중 ‘커버렐라’ 팀은 빌딩 입구에 비치된 일회용 비닐 우산커버가 비만 그치면 내버려지는 게 아까웠다. 조사해보니 일회용 비닐 커버에만 일년에 수억원이 낭비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지하철과 백화점에서 우산커버를 재활용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홍보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호응도 좋았고 재활용 비닐 우산커버를 발명해 특허까지 내려 했다. 비용과 시간 제약으로 중간에 중단했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 ‘단비’ 팀은 사람들에게 광화문광장에서 공정무역에 관한 플래시몹과 퀴즈를 진행했다. 아름다운재단의 후원을 받아 공정무역 제품도 판매했다.
기회포착에서 실행, 관리까지
미 대학서 배운 6단계 과정 전수
합리성·행동력·가치창출이 핵심
프로젝트 참여 학생들 변화 느껴
올해 수도권 10곳에 ‘동아리’ 계획 임 선장은 아이들의 변화에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낯가리고 쑥스러운 성격이라 전화로 피자배달도 못 시키는 여고생이 있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그 아이 전화 내용을 우연히 들었는데 업체랑 통화하면서 물건값을 막 깎고 있더라. 큰 변화다.” 그 학생은 공정무역 프로젝트로 올해 서울시에서 주는 글로벌시민상까지 받았다. 임 선장에 따르면 원래 ‘앙트러프러너’는 음악 지휘자나 군대 지휘관을 뜻하는 단어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가져다 쓰면서 ‘기업을 경영하는 이’로 의미가 변질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임 선장은 “기업가정신과 사업가정신은 엄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경영전략이나 수익창출구조에 집중하는 사업가정신보다 기업가정신은 큰 범주다. 삶을 사는 태도나 가치를 포함한다. 가장 중요한 건 세 가지, 합리성·행동력·가치창출이다.” 그가 말하는 합리성은 ‘나는 왜 일을 하는가’다. 이유를 찾은 뒤 본인의 뜻대로 실행한다. ‘합리적 행동’을 하면 가치창출은 자연스럽게 된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현상을 보자. 한 대학생이 자신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대자보로 쓰며 합리적으로 설명했다. 이 행동은 사회적으로 대자보 열풍을 일으켰고 공감하는 학생들이 모여 대자보를 엮어 책자를 만들거나 철도 민영화 반대 집회에도 참여했다. 한 학생의 합리적 행동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는 올해 초 청소년 대상 기업가정신 교육 및 진흥단체인 ‘라우드액션’을 만들었다. 두런두런 앙트러프러너십도 순항 중이다. 사업 진행비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설립한 동그라미재단의 ‘ㄱ’찾기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해와 올해 지원받았다. 올해는 수도권 10개 학교에 ‘두런두런 동아리’를 만들 계획이다. 임 선장은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동아리 담당교사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가르칠 예정이다. 전국 600여개 중·고등학교에 지난해 프로젝트를 정리한 매뉴얼도 배포한다. 임 선장은 아이들에게 나만 잘사는 게 아니라 사회의 공유적 가치를 고민하게 하고 함께 행동한다. 이런 면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항로를 제대로 찾아가도록 이끄는 선장인 셈이다. 제대 후 미국에 돌아가지 않고 두런두런을 시작했던 그는 얼마 전 다시 1년 휴학계를 냈다. 군 복무기간까지 합해 정해진 졸업기한이 7년이라 내년 9월에 돌아가지 않으면 졸업할 수 없다.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된다. 이 일은 지금이 아니면 못할 거 같다.” 그가 두런두런을 계속하는 이유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미 대학서 배운 6단계 과정 전수
합리성·행동력·가치창출이 핵심
프로젝트 참여 학생들 변화 느껴
올해 수도권 10곳에 ‘동아리’ 계획 임 선장은 아이들의 변화에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낯가리고 쑥스러운 성격이라 전화로 피자배달도 못 시키는 여고생이 있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그 아이 전화 내용을 우연히 들었는데 업체랑 통화하면서 물건값을 막 깎고 있더라. 큰 변화다.” 그 학생은 공정무역 프로젝트로 올해 서울시에서 주는 글로벌시민상까지 받았다. 임 선장에 따르면 원래 ‘앙트러프러너’는 음악 지휘자나 군대 지휘관을 뜻하는 단어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가져다 쓰면서 ‘기업을 경영하는 이’로 의미가 변질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임 선장은 “기업가정신과 사업가정신은 엄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경영전략이나 수익창출구조에 집중하는 사업가정신보다 기업가정신은 큰 범주다. 삶을 사는 태도나 가치를 포함한다. 가장 중요한 건 세 가지, 합리성·행동력·가치창출이다.” 그가 말하는 합리성은 ‘나는 왜 일을 하는가’다. 이유를 찾은 뒤 본인의 뜻대로 실행한다. ‘합리적 행동’을 하면 가치창출은 자연스럽게 된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현상을 보자. 한 대학생이 자신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대자보로 쓰며 합리적으로 설명했다. 이 행동은 사회적으로 대자보 열풍을 일으켰고 공감하는 학생들이 모여 대자보를 엮어 책자를 만들거나 철도 민영화 반대 집회에도 참여했다. 한 학생의 합리적 행동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는 올해 초 청소년 대상 기업가정신 교육 및 진흥단체인 ‘라우드액션’을 만들었다. 두런두런 앙트러프러너십도 순항 중이다. 사업 진행비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설립한 동그라미재단의 ‘ㄱ’찾기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해와 올해 지원받았다. 올해는 수도권 10개 학교에 ‘두런두런 동아리’를 만들 계획이다. 임 선장은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동아리 담당교사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가르칠 예정이다. 전국 600여개 중·고등학교에 지난해 프로젝트를 정리한 매뉴얼도 배포한다. 임 선장은 아이들에게 나만 잘사는 게 아니라 사회의 공유적 가치를 고민하게 하고 함께 행동한다. 이런 면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항로를 제대로 찾아가도록 이끄는 선장인 셈이다. 제대 후 미국에 돌아가지 않고 두런두런을 시작했던 그는 얼마 전 다시 1년 휴학계를 냈다. 군 복무기간까지 합해 정해진 졸업기한이 7년이라 내년 9월에 돌아가지 않으면 졸업할 수 없다.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된다. 이 일은 지금이 아니면 못할 거 같다.” 그가 두런두런을 계속하는 이유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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