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31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덕산초등학교 앞에서 한 젊은 부부가 벽면에 붙은 경기도교육감 후보 선거벽보를 보고 있다.
[함께하는 교육] 6·4 교육감 선거의 ‘깨알 공약들’
언론에는 혁신학교, 무상급식 등 주로 거대 예산이 드는 정책이슈들만 부각됐다. 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 올라온 후보자들의 공약을 찬찬히 뜯어보고 큰돈 들이는 거대 공약이 아닌 참신한 ‘깨알 공약’을 소개한다.
언론에는 혁신학교, 무상급식 등 주로 거대 예산이 드는 정책이슈들만 부각됐다. 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 올라온 후보자들의 공약을 찬찬히 뜯어보고 큰돈 들이는 거대 공약이 아닌 참신한 ‘깨알 공약’을 소개한다.
‘모든 학생에게 50m 수영 능력 배양.’
김광래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내건 공약이다.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김 후보 쪽은 “세월호 사고 이전에 이미 만들어놓은 공약”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2010년 교육의원으로 활동하며 도내 전체 학생에게 설문조사를 했다”며 “실제 50m 수영이 가능한 학생이 20%밖에 안 돼서 필요성을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정도 수영 실력이면 재난 상황에서 구조될 가능성도 클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권정호 경남교육감 후보도 초등학교 4학년 수영교육 의무화 공약을 내놨다. 실제 일본에서는 수영을 공식과목으로 지정해 가르친다. 1955년 일본 학생과 교사 168명이 사망한 시운마루호 침몰 사고가 계기가 됐다. 중학교에 수영장도 의무적으로 만들어서 일본 학생들 중 수영을 못하는 이는 별로 없다.
언론에는 혁신학교, 무상급식 등 주로 거대 예산이 드는 정책이슈들만 부각됐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의 전국 교육감후보자 공약을 찬찬히 뜯어보니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교육 소프트웨어를 변화시키는 공약과 신선한 ‘깨알 공약’들이 꽤 있었다.
학습 수업 공개하고 캠퍼스형 학교 도입
김영수 광주교육감 후보는 학교 수업을 녹화해 학생들이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광주에 수업행동분석실을 갖춘 몇몇 학교들이 있지만 촬영해서 교사들만 본다. 김 후보 쪽 배기용 정책실장은 “이걸 학생에게도 공개하고 다른 학교 수업도 서로 살펴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공유하자는 것”이라며 “교사를 감시하겠다는 게 아니라 교사들은 충실한 수업을, 학생들은 복습을 통한 학습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후보는 ‘학부모 인터넷방송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후보 쪽은 “교육 정보 제공이 잘 안 되다 보니 학부모들이 사교육업체에 농락당한다”며 “학부모에게 아이의 관심 분야에 맞춘 정확한 교육 정보를 제공하고 학부모 연수에 참가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 동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 후보는 ‘캠퍼스형 고등학교 설립’이라는 독특한 공약을 내세웠다. 4~5개의 학교를 하나의 캠퍼스로 편성해 다른 학교 교육과정을 공유하고 체육관·기숙사·도서관·수영장 등을 공동시설로 운영한다는 것. 가령 인문계고를 외국어고나 예술고 등과 묶을 수도 있다. 최 후보 쪽 김학출 정책실장은 “학생이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어도 프랑스어 교사가 없으면 선택할 수 없다”며 “캠퍼스형 고등학교라면 한 학교당 네다섯 명씩만 원해도 모두 20명 정도 되니까 프랑스어 교사를 배치해서 수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술도 마찬가지다. 미술 입시를 준비하는 각 학교 아이들을 모아 미술 특성화반을 만들고 전문교사를 배치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캠퍼스형 학교가 세종시의 심각한 학교대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세종시는 예상보다 학생 수가 많이 늘어나 애초 한 학교당 24학급에 25명 이내 학급을 편성하겠다는 목표가 깨졌다. 최 후보는 문제 해결을 위해 외곽에 캠퍼스형 고등학교를 선택형 기숙학교로 운영하고 현재 편성된 고등학교 부지는 초·중등학교로 넘기겠다는 생각이다.
세월호 여파 ‘안전’ 관련 정책 많아
수업 녹화해 다시 볼 수 있게 하고
여러 학교 모아 한 캠퍼스로 운영
비리 소지 있는 교사초빙제 폐지
교사 전보 예고제로 준비시간 확보
도내 모든 학교 교복디자인 통일
뇌호흡 교육 등 아이디어 만발 행정 교장ㆍ교사초빙제 폐지하고 전보 미리 알려줘 김지철 충남교육감 후보는 ‘교장·교사 초빙제 폐지’를 들고나왔다. 교육보다는 출세에만 매달리는 교원을 막겠다는 취지다. 김 후보 쪽에 따르면 가령, 한 교사가 당진이나 태안에서 몇년 근무하다 천안으로 옮길 기회가 됐다. 이 시기에 천안 지역 교장이 자기가 맘에 드는 다른 교사를 초빙제로 불러들이면 해당 교사는 천안에 갈 수 없다. 김 후보 캠프 김종후 대변인은 “초빙제가 교장 재량이다 보니 이를 악용해 교사를 길들이는 사람도 있다. ‘내 말 잘 들으면 불러줄게’ 하는 식”이라며 “교사들 불만도 많고 불합리한 제도라 폐지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장들이 임기가 끝난 뒤 초빙제로 연장해 다른 학교 교장으로 옮겨가는 것도 없애겠다”고 덧붙였다. 보통 교장은 2, 3년 정도 근무하는데 이 제도를 이용해 서로 자리를 주고받으며 비리가 생기는 걸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김석준 부산교육감 후보는 교사에게 ‘긴급지도권’을 주겠다고 밝혔다. 수업을 방해하거나 교실 내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이 있으면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와 심리검사와 적절한 조처를 취할 권한을 교사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교사·학부모·학생의 인권 보호를 위해 기존의 인권조례를 합쳐 ‘학교조례’를 새롭게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긴급지도권은 교권 보호의 일환으로 교사의 원활한 학생지도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제도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후보는 공립학교 교사 전보를 앞당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후보 쪽 이범 정책·홍보본부장에 따르면 보통 일선 학교에서는 2월 말쯤 교사에게 학년과 과목을 배정한다. 신규교사 발령이나 교장 인사가 2월이라 그쯤 돼서야 학교 전체 구성원이 확정된다. 그러다 보니 심한 경우 개학 뒤 학년별 교육과정을 짜는 경우도 있다. 이 본부장은 “이리 인사가 늦으니 교사의 역량을 모아 새 학기를 준비하기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12월에 교사 전보 예고를 하겠다는 거다. 신규교사나 교장 인사는 중앙정부의 권한이다. 하지만 교육감에게 인사권이 있는 기존 교사 전보를 12월에 예고하면 전체 교원의 95% 이상이 본인의 자리를 미리 알 수 있다. 교사가 본인이 배정된 학년의 수업이나 생활지도 준비를 할 시간을 좀더 확보할 수 있다. 복지 아침식사, 교복 등 무료 제공 김석현 충북교육감 후보의 ‘전 학교 교복디자인 통일’ 공약도 눈길을 끈다. 김 후보는 “교복 재질이나 디자인, 가격이 천차만별인데다 업체들의 담합으로 학부모 부담이 크다”며 “도내 모든 학교 교복 디자인을 똑같이 하고 학교 마크만 다르게 달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 구상은 상의만 제작해 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 무료로 주고 하의는 학생들이 치마나 바지를 선택해 사복을 입는 식이다. 그는 “현재 교복값이 동복 25만원 선, 하복 12만원 선으로 충북 내 중·고등학생 1학년 기준으로 한해 총 145억원 정도가 든다”며 “공통 상의만 제공할 경우 예산 45억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정상범 대전교육감 후보도 중·고등학교 신입생 무상교복 제공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미영 전북교육감 후보는 ‘고3 학생 무료 아침도시락 제공’ 공약을 냈다. 이 후보 쪽 윤지용 공보담당자는 “빵이나 떡, 과일 채소 등으로 다양한 친환경 식단을 제공할 계획이다. 일단 고3부터 시험 시행한 뒤 초·중·고등학교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장휘국 광주교육감 후보는 ‘교육협동조합 운영’을 공약했다. 학교 구성원들이 협동조합을 꾸려 교복이나 학습준비물 구매, 매점 운영 등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장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교육 주체들이 평등한 입장에서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라며 “교내에서 직접 운영하기 힘들다면 외부 협동조합 업체에 위탁 형식으로 맡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왕복 광주교육감 후보도 고3 아침 무상급식과 ‘학교협동조합’ 법인화 공약을 제안했다. 홍순승 세종특별자치시 후보는 뇌교육을 전 학교에 보급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뇌 트레이닝을 받은 경험이 있는 홍 후보는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덜어주고자 뇌호흡·명상·요가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그밖에 안전 교육 포함한 이색공약 ‘안전’은 교육감 후보뿐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 공약을 통틀어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교육감 후보들도 다양한 안전 관련 공약을 내세웠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단계별로 안전교육 실시와 안전체험학습장 운영(이청연 인천교육감 후보)을 비롯해 대규모 수학여행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후보도 여럿 있다. 경호학과, 체육학과 대학생을 학교 폭력 방지 요원으로 배치(최석태 부산교육감 후보), 고등학교 학급당 신문 1부 배포 지원(신현철 부산교육감 후보), 학생의 행동패턴이나 말투 등 50가지 태도를 관찰해 부모에게 정기적으로 보고(이상면 서울교육감 후보)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글·사진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수업 녹화해 다시 볼 수 있게 하고
여러 학교 모아 한 캠퍼스로 운영
비리 소지 있는 교사초빙제 폐지
교사 전보 예고제로 준비시간 확보
도내 모든 학교 교복디자인 통일
뇌호흡 교육 등 아이디어 만발 행정 교장ㆍ교사초빙제 폐지하고 전보 미리 알려줘 김지철 충남교육감 후보는 ‘교장·교사 초빙제 폐지’를 들고나왔다. 교육보다는 출세에만 매달리는 교원을 막겠다는 취지다. 김 후보 쪽에 따르면 가령, 한 교사가 당진이나 태안에서 몇년 근무하다 천안으로 옮길 기회가 됐다. 이 시기에 천안 지역 교장이 자기가 맘에 드는 다른 교사를 초빙제로 불러들이면 해당 교사는 천안에 갈 수 없다. 김 후보 캠프 김종후 대변인은 “초빙제가 교장 재량이다 보니 이를 악용해 교사를 길들이는 사람도 있다. ‘내 말 잘 들으면 불러줄게’ 하는 식”이라며 “교사들 불만도 많고 불합리한 제도라 폐지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장들이 임기가 끝난 뒤 초빙제로 연장해 다른 학교 교장으로 옮겨가는 것도 없애겠다”고 덧붙였다. 보통 교장은 2, 3년 정도 근무하는데 이 제도를 이용해 서로 자리를 주고받으며 비리가 생기는 걸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김석준 부산교육감 후보는 교사에게 ‘긴급지도권’을 주겠다고 밝혔다. 수업을 방해하거나 교실 내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이 있으면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와 심리검사와 적절한 조처를 취할 권한을 교사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교사·학부모·학생의 인권 보호를 위해 기존의 인권조례를 합쳐 ‘학교조례’를 새롭게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긴급지도권은 교권 보호의 일환으로 교사의 원활한 학생지도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제도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후보는 공립학교 교사 전보를 앞당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후보 쪽 이범 정책·홍보본부장에 따르면 보통 일선 학교에서는 2월 말쯤 교사에게 학년과 과목을 배정한다. 신규교사 발령이나 교장 인사가 2월이라 그쯤 돼서야 학교 전체 구성원이 확정된다. 그러다 보니 심한 경우 개학 뒤 학년별 교육과정을 짜는 경우도 있다. 이 본부장은 “이리 인사가 늦으니 교사의 역량을 모아 새 학기를 준비하기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12월에 교사 전보 예고를 하겠다는 거다. 신규교사나 교장 인사는 중앙정부의 권한이다. 하지만 교육감에게 인사권이 있는 기존 교사 전보를 12월에 예고하면 전체 교원의 95% 이상이 본인의 자리를 미리 알 수 있다. 교사가 본인이 배정된 학년의 수업이나 생활지도 준비를 할 시간을 좀더 확보할 수 있다. 복지 아침식사, 교복 등 무료 제공 김석현 충북교육감 후보의 ‘전 학교 교복디자인 통일’ 공약도 눈길을 끈다. 김 후보는 “교복 재질이나 디자인, 가격이 천차만별인데다 업체들의 담합으로 학부모 부담이 크다”며 “도내 모든 학교 교복 디자인을 똑같이 하고 학교 마크만 다르게 달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 구상은 상의만 제작해 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 무료로 주고 하의는 학생들이 치마나 바지를 선택해 사복을 입는 식이다. 그는 “현재 교복값이 동복 25만원 선, 하복 12만원 선으로 충북 내 중·고등학생 1학년 기준으로 한해 총 145억원 정도가 든다”며 “공통 상의만 제공할 경우 예산 45억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정상범 대전교육감 후보도 중·고등학교 신입생 무상교복 제공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미영 전북교육감 후보는 ‘고3 학생 무료 아침도시락 제공’ 공약을 냈다. 이 후보 쪽 윤지용 공보담당자는 “빵이나 떡, 과일 채소 등으로 다양한 친환경 식단을 제공할 계획이다. 일단 고3부터 시험 시행한 뒤 초·중·고등학교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장휘국 광주교육감 후보는 ‘교육협동조합 운영’을 공약했다. 학교 구성원들이 협동조합을 꾸려 교복이나 학습준비물 구매, 매점 운영 등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장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교육 주체들이 평등한 입장에서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라며 “교내에서 직접 운영하기 힘들다면 외부 협동조합 업체에 위탁 형식으로 맡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왕복 광주교육감 후보도 고3 아침 무상급식과 ‘학교협동조합’ 법인화 공약을 제안했다. 홍순승 세종특별자치시 후보는 뇌교육을 전 학교에 보급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뇌 트레이닝을 받은 경험이 있는 홍 후보는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덜어주고자 뇌호흡·명상·요가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그밖에 안전 교육 포함한 이색공약 ‘안전’은 교육감 후보뿐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 공약을 통틀어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교육감 후보들도 다양한 안전 관련 공약을 내세웠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단계별로 안전교육 실시와 안전체험학습장 운영(이청연 인천교육감 후보)을 비롯해 대규모 수학여행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후보도 여럿 있다. 경호학과, 체육학과 대학생을 학교 폭력 방지 요원으로 배치(최석태 부산교육감 후보), 고등학교 학급당 신문 1부 배포 지원(신현철 부산교육감 후보), 학생의 행동패턴이나 말투 등 50가지 태도를 관찰해 부모에게 정기적으로 보고(이상면 서울교육감 후보)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글·사진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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