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인천 산곡북초등학교 초등돌봄교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숙제를 하거나 문제집 풀이, 독서록 쓰기 등 개별학습을 하고 있다. 칠판 앞쪽에는 몸이 아픈 아이들이 쉴 수 있도록 침대가 놓여 있다.
산곡북초등학교 제공
[함께하는 교육] 교육 정보
초등돌봄교실
초등돌봄교실
교육부가 올해 1학기부터 초등학생 1, 2학년 중 초등돌봄교실(이하 돌봄교실)을 희망하는 모든 학생에게 오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1~4학년, 2016년부터는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 학생 등 추가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저녁 돌봄까지 제공한다. 오후 돌봄은 방과후부터 오후 5시까지고, 저녁 돌봄은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다.
돌봄교사들은 하나같이 “정부의 갑작스런 확대 발표로 인해 혼란스럽다”고 했다. 고질적인 문제를 그대로 둔 채 무조건 아이들을 받으라고 하니 또다른 문제까지 생긴다는 것이다.
일단, 돌봄전용교실이 부족하다. 현재 운영되는 돌봄교실은 지난 3월 기준, 오후 돌봄교실이 전국 5910개 학교에 1만702실에서 22만 2866명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 중 겸용교실(일반교실이나 특별실 등을 리모델링해서 운영하는 교실)은 2750실로 전체 돌봄교실의 26%다. 특히 서울은 전용교실(664개)보다 겸용교실(692개)이 더 많다. 교육부가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돌봄교실도 겸용교실이 934실인 반면, 전용교실은 250실에 그친다.
2016년부터 초등 전학년으로 확대
전용교실 부족…겸용교실 불편
돌봄교사들 대부분이 비정규직
일에 치여 프로그램 내실 미흡
학부모들은 보육 목적 보내지만
학교선 교육 중심 운영 ‘엇박자’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사는 “학기 초 10명 정도 늘어나서 전체 47명의 학생들이 돌봄교실을 이용하고 있다. 두개 교실 바닥에 난방 시설을 해서 아이들이 긴 시간 편하게 지내도록 했다”며 “침대도 있고 아이들이 누워서 책 보는 공간도 만들었다. 이 모든 게 전용교실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휴교실이 없어서 겸용교실을 쓸 경우 원래 그 교실을 사용하는 교사가 업무를 하기가 힘들다. 책상을 앞으로 밀어놓고 바닥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학교도 있어서 좁고 불편하다. 지방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맡고 있는 이아무개 교사는 “올해 초 빈 교실이 없어서 도서관에 돌봄겸용교실을 마련했다”며 “도서관 안에서 수업을 하는 게 조심스럽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도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현재 초등돌봄교실은 초·중등 교육과정 총론에 따라 교육부가 고시한다. 실제 운영계획은 교육부의 운영 길라잡이를 토대로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짠다. 법제화가 안 돼 있다 보니 전국 교사들에 대한 처우나 운영상황도 제각각이다. 돌봄교사는 무기계약직이거나 1년 단위로 계약하는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예산 범위 안에서 보조교사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학교 쪽의 눈치가 보여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돌봄교실 정원은 한 반 20명에서 올해 25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30명 가까이 되는 학교도 있다. 아이들을 돌보며 프로그램 운영하는 것도 벅찬데 해야 할 일은 산더미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사 정아무개씨는 “우리는 멀티플레이어”라고 얘기했다.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 상담도 하고 간식과 급식 식단을 짜고 외부 음식을 사 먹일 경우 직접 발품을 팔아 업체를 선정한다. 이 모든 것을 심사받고 선정·관리하는 데 작성해야 할 서류가 너무 많다.” 정 교사는 “수업 도중 교사가 급간식 수익자 부담금 관련 기안문을 작성해달라고 네다섯번이나 전화가 온 적도 있다”며 “교사 외 영양사, 행정실 업무까지 혼자 다 감당해야 하니 정작 프로그램 운영은 제대로 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돌봄교실을 두고 교육 위주냐, 보육 위주냐를 따지는 논쟁도 끊이지 않는다. 초등학교 2학년 늦둥이 아들을 둔 박아무개(58)씨는 맞벌이 부부라 아이를 초등돌봄교실에 보낸다. 얼마 전 그는 교장과 말다툼을 벌였다. 오후 4시에 태권도학원을 가야 하는데 학교에서 돌봄학교가 끝나는 5시 이전에 못 나가게 했기 때문이다. “돌봄교실도 교육의 연장이고 혼자 중간에 가버리면 다른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준다며 5시까지 다 마쳐야 한다고 했다. 정 보내려면 안전 문제 때문에 나더러 직접 와서 아이를 학원버스까지 데려다 줘야 한다고 했다.” 학교 정문 앞에서 50m를 걸어가야 학원버스를 탈 수 있다. 박씨는 “하교 때 혼자 집에 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일하다 중간에 나와서 그 짧은 거리를 데려다 주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며 “계속 항의했더니 대학생 알바를 뽑아서 학원시간에 맞춰 아이를 학원버스까지 데려다 주도록 했다. 돌봄교실은 보육 위주라 생각하는데 자꾸 학교 쪽은 교육 위주로 생각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돌봄교실 중간에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중간에 학생을 혼자 보내는 경우, 학교 보안관이 학원버스에 태워주는 곳 등 학교마다 상황이 다양했다. 교사들은 “학부모의 민원 때문에 운영지침도 들쭉날쭉”이라고 얘기했다. 9년째 돌봄교실을 담당하고 있는 신아무개 교사는 “예전 돌봄교실은 교육과 보육이 통합된 ‘에듀케어’의 성격이 컸다. 맞벌이 가정이나 저소득층 아이들처럼 돌봄이 정말 필요한 아이들이 왔다”며 “최근 이용 학생이 늘면서 학원 가기 전 잠깐 들러서 시간을 때우는 돌봄서비스로 전락했다. 아이들마다 스케줄이 다 다르니 관리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돌봄교실이 확대되는 게 오히려 걱정이다. “심지어 맞벌이가 아닌데도 저녁 돌봄까지 보내는 엄마들도 있다. 아이가 아침 돌봄(7~9시)까지 받을 경우 12시간 이상을 학교에서 보내게 된다. 가정의 의미가 약화되는 걸 떠나 아이들에게 심리적으로 좋은 건지 의문이 든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아동학대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전용교실 부족…겸용교실 불편
돌봄교사들 대부분이 비정규직
일에 치여 프로그램 내실 미흡
학부모들은 보육 목적 보내지만
학교선 교육 중심 운영 ‘엇박자’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사는 “학기 초 10명 정도 늘어나서 전체 47명의 학생들이 돌봄교실을 이용하고 있다. 두개 교실 바닥에 난방 시설을 해서 아이들이 긴 시간 편하게 지내도록 했다”며 “침대도 있고 아이들이 누워서 책 보는 공간도 만들었다. 이 모든 게 전용교실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휴교실이 없어서 겸용교실을 쓸 경우 원래 그 교실을 사용하는 교사가 업무를 하기가 힘들다. 책상을 앞으로 밀어놓고 바닥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학교도 있어서 좁고 불편하다. 지방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맡고 있는 이아무개 교사는 “올해 초 빈 교실이 없어서 도서관에 돌봄겸용교실을 마련했다”며 “도서관 안에서 수업을 하는 게 조심스럽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도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현재 초등돌봄교실은 초·중등 교육과정 총론에 따라 교육부가 고시한다. 실제 운영계획은 교육부의 운영 길라잡이를 토대로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짠다. 법제화가 안 돼 있다 보니 전국 교사들에 대한 처우나 운영상황도 제각각이다. 돌봄교사는 무기계약직이거나 1년 단위로 계약하는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예산 범위 안에서 보조교사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학교 쪽의 눈치가 보여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돌봄교실 정원은 한 반 20명에서 올해 25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30명 가까이 되는 학교도 있다. 아이들을 돌보며 프로그램 운영하는 것도 벅찬데 해야 할 일은 산더미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사 정아무개씨는 “우리는 멀티플레이어”라고 얘기했다.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 상담도 하고 간식과 급식 식단을 짜고 외부 음식을 사 먹일 경우 직접 발품을 팔아 업체를 선정한다. 이 모든 것을 심사받고 선정·관리하는 데 작성해야 할 서류가 너무 많다.” 정 교사는 “수업 도중 교사가 급간식 수익자 부담금 관련 기안문을 작성해달라고 네다섯번이나 전화가 온 적도 있다”며 “교사 외 영양사, 행정실 업무까지 혼자 다 감당해야 하니 정작 프로그램 운영은 제대로 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돌봄교실을 두고 교육 위주냐, 보육 위주냐를 따지는 논쟁도 끊이지 않는다. 초등학교 2학년 늦둥이 아들을 둔 박아무개(58)씨는 맞벌이 부부라 아이를 초등돌봄교실에 보낸다. 얼마 전 그는 교장과 말다툼을 벌였다. 오후 4시에 태권도학원을 가야 하는데 학교에서 돌봄학교가 끝나는 5시 이전에 못 나가게 했기 때문이다. “돌봄교실도 교육의 연장이고 혼자 중간에 가버리면 다른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준다며 5시까지 다 마쳐야 한다고 했다. 정 보내려면 안전 문제 때문에 나더러 직접 와서 아이를 학원버스까지 데려다 줘야 한다고 했다.” 학교 정문 앞에서 50m를 걸어가야 학원버스를 탈 수 있다. 박씨는 “하교 때 혼자 집에 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일하다 중간에 나와서 그 짧은 거리를 데려다 주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며 “계속 항의했더니 대학생 알바를 뽑아서 학원시간에 맞춰 아이를 학원버스까지 데려다 주도록 했다. 돌봄교실은 보육 위주라 생각하는데 자꾸 학교 쪽은 교육 위주로 생각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돌봄교실 중간에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중간에 학생을 혼자 보내는 경우, 학교 보안관이 학원버스에 태워주는 곳 등 학교마다 상황이 다양했다. 교사들은 “학부모의 민원 때문에 운영지침도 들쭉날쭉”이라고 얘기했다. 9년째 돌봄교실을 담당하고 있는 신아무개 교사는 “예전 돌봄교실은 교육과 보육이 통합된 ‘에듀케어’의 성격이 컸다. 맞벌이 가정이나 저소득층 아이들처럼 돌봄이 정말 필요한 아이들이 왔다”며 “최근 이용 학생이 늘면서 학원 가기 전 잠깐 들러서 시간을 때우는 돌봄서비스로 전락했다. 아이들마다 스케줄이 다 다르니 관리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돌봄교실이 확대되는 게 오히려 걱정이다. “심지어 맞벌이가 아닌데도 저녁 돌봄까지 보내는 엄마들도 있다. 아이가 아침 돌봄(7~9시)까지 받을 경우 12시간 이상을 학교에서 보내게 된다. 가정의 의미가 약화되는 걸 떠나 아이들에게 심리적으로 좋은 건지 의문이 든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아동학대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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