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문고 황정익(가운데) 교사가 <나르키소스의 세상여행> 영문판을 만든 영어영재반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함께하는 교육] 교육 정보
서울 광문고 ‘토요 드림 스쿨’
서울 광문고 ‘토요 드림 스쿨’
광문고 학생들이 쓴 <나르키소스의 세상여행>
자신의 삶 돌아보는 계기 삼아
네이버 웹소설 누리집에 연재
주간 장르별 인기작 2위 올라
영어로 번역하고 연극 각색도 “털어놓기 싫은 이야기들도 친구들의 아픈 이야기를 읽으니 용기가 났어요. 다들 힘들게 살았구나, 싶었죠. 나중에 여자친구랑 헤어지게 돼서 너무 힘들고 화가 날 때, 어쩌다 글을 쓰게 되더라고요. 힘들어도 마음이 조금 편해졌어요.” 3학년 원아무개군의 말이다. 2학년 전아무개군은 “전에는 글을 써본 적이 없었는데, 글쓰기를 하면서 ‘나’를 찾았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뭘 원하는지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해 봤어요”라고 말했다. 교사와 학생 간 신뢰도 두터워졌다. 교사들이 각 학생의 성향에 잘 맞는 직업을 갖도록 조언하자, 경찰이나 직업군인, 연예인 등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진하는 학생도 생겼다. 교사들은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와 제자들의 자신감을 키워주려 했고, 학생들은 교사들의 격려에 힘을 얻었다. 표현력이 향상되어 비속어를 사용하는 습관이 약해진 것도 성과다. 황 교사는 아이들의 글을 모아 편집하고 다듬었다. 등장하는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가명으로 바꾸고 비속어도 수정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아이들의 소설을 네이버 웹소설 누리집(novel.naver.com)에 연재했다. 평균 평점은 10점 만점에 9.9점. 주간 장르별 인기작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매회 ‘너무 흥미진진한 이야기네요’, ‘가정폭력…역시 어른들이 문제군요’, ‘훌륭한 선생님 이야기 좋습니다’ 등 네티즌들의 반응도 좋았다. 황 교사는 제본한 소설을 광문고 모든 학급에 비치했고, 인근 고등학교에도 보냈다. ‘토요 드림 스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은정 교사는 학생들에게 친구들의 글을 영어로 번역해 보자고 제안했다. 영어영재반 학생들은 각자 한 번에 한 쪽의 책을 번역했다. 영문판 <나르키소스의 세상여행>은 곧 편집이 끝난다. 최 교사는 “영어영재반 아이들은 이번 번역작업을 아주 흥미로워했다. 일탈 학생들의 생활은 생소한 주제였고, 같은 학교에 다니는 또래들이 쓴 소설이라 더 재미있어했다. 책을 번역한다는 자부심과 성취감도 느꼈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이라도 영어영재반과 ‘토요 드림 스쿨’ 학생들의 학업 격차는 크다. 영어영재반 학생들은 그동안 먼 나라 사람들 같았던 친구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3학년 조영준군은 “이해할 수 없는 친구들이었죠. 저랑은 다른 아이들 같았어요. 이야기를 번역하다 보니 친구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겠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광문고 교사들이 <나르키소스의 세상여행>을 연극부 학생들에게 각색해 보라고 한 것도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관계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연극부의 각색 작업은 오는 가을 교내 축제에 공연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진행중이다. 광문고에서는 지금도 매주 토요일 2차 ‘토요 드림 스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황 교사는 “학업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도 충분히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되도록 지도하는 게 학교, 그리고 어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다른 친구들도 그 아이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유미 기자 ymi.j@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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