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지난해 11월7일 오후 시험장인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 교정을 나서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학생·학부모, 새 교육감에게 바란다
민선 6기 지방자치단체장과 주민 직선 2기 교육감이 1일 전국 17개 시·도에서 취임한다. 무엇보다 진보 성향 교육감 13명이 이끌어갈 ‘진보교육 2기’의 향방이 주목된다. 진보 교육감들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차별이 아니라 배려를, 탐욕이 아니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을 펼치겠다고 다짐해왔다. 민선 2기 교육감들이 최우선으로 실천하겠다고 밝힌 정책공약, ‘교육 3주체’인 학생·학부모·교사가 교육감한테 바라는 바 등을 들어봤다.
사교육 없이도 대학 갈 수 있게
자사고 등 특권학교는 없애야
비판적 사고력 키우는 교육 필요 학부모들
획일적 필기시험 치르는 대신
수시·개별 평가로 적성 키워야
학원 안 가게 수업 질 높여달라
혁신 과정 학생·학부모 참여를 성적 스트레스는 고교생만의 일이 아니다. 충남 서산에 사는 이미경(45·여)씨는 “성적으로만 아이들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바꿔줄 수 없겠느냐”며 “초등 2학년인 딸이 ‘학교 가고 싶지 않다’고 해 물어보니, 수학 공부가 어렵다고 하더라. 아이들은 학교가 즐겁고 엄마들도 교육에 덜 예민해도 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중2 아들과 초3 딸을 둔 이병교(47·경기 안양시 동안구 부흥동)씨는 아이들 시험 때만 되면 온 가족이 긴장하는 비상상황이 된다며 “획일적 필기시험으로 우등생·열등생을 구분하는 평가 말고, 수시로 개별 평가해 적성이나 능력을 키워줄 수 없겠느냐”고 말했다. 딸이 일반고교생인 남궁진(45·서울 강남구 삼성동)씨는 “교사들이 학원 선행학습을 했다는 전제로 가르치기 때문에, 학교에서 질문하기가 주저된다고 하더라”며 교실 수업의 질을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학부모들이 교육감들한테 바라는 과제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최근 모아보니, 성적으로 줄 세우기 없애기, 학교 시험 개혁, 교사·학부모·학생 소통 구조 개선 요구가 많았다. 학생들은 학교 교실 모습을 전하며 대책을 기대했다. 홍영기군은 “일반고 교실에서 70%는 입시 경쟁에서 패자다. 그중 30%는 입시를 포기하고 잠을 자거나 조퇴를 밥 먹듯 한다”고 전했다. 미인가 대안학교인 서울 노원늘푸른자립학교에 다니는 이수인(17)양은 “중2까지 마친 일반 학교에선 학생들 사이에 왕따(집단 따돌림),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 불통이 있었다. 일반 학교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고와 특목고·자사고 문제를 두고, 혁신학교로 지정된 일반고인 서울 강북구 삼각산고 2학년 서준영(17)군은 “공부 잘하는 학생과 뒤떨어지는 학생이 협력할 때 진정한 배움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배움의 공동체를 무너뜨린 특목고와 자사고 등 특권학교는 없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 은평구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하나고 2학년 장준호(17)군은 “자사고에선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되고 예술·체육을 중시하는 교육도 받는다. 자사고를 무조건 폐지하자고 할 게 아니라, 자사고 구성원의 이야기부터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교생 250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사건의 교훈을 새겨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미경씨는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우리 현실이 다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수동적이고 자율적이지 못한 교육을 한 것 아니냐”며 아이들이 위기에 대처할 수 있게 ‘자신의 삶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교육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영해(53·여·서울 도봉구 쌍문동)씨는 “2박3일 판에 박은 수학여행 말고, 여유를 갖고 진로를 생각하고 체험하는 방식은 없는지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학생들도 능동적·주체적 대응 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바랐다. 장준호군은 “학생들이 ‘가만히 있으라’라는 지시를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했다면 희생을 줄일 수 있었을 거다. 창의적·비판적 사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 과정을 정착시켜달라”고 말했다. 이수인양은 “국·영·수 지식만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북돋우고 기다려주는 교육을 바란다”고 말했다. 진로 문제로 불안한 심경도 감추지 않았다. 홍영기군은 “힘들게 대학에 가도 등록금 문제 때문에 일쑤로 휴학을 해야 하고, 이른바 명문대를 나오지 않으면 졸업 뒤 취업이 어렵다. 교육감들이 대학과 기업에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병교씨는 중학생 아들이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는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아이도 모르고 부모인 자신도 모른다며, 학교에서 아이들이 꿈을 준비할 수 있게 지원해주고, 꿈이 없더라도 적성을 찾게끔 도와줘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학생도 학부모도 교육과 학교 운영에 참여할 길을 열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경양은 “학생이 교육의 주체라는데 교육감 선거엔 권리가 없다. 말이 되지 않는다. 적어도 고교 2·3학년 학생들한테는 투표권을 달라”고 말했다. 자녀가 다닌 중학교의 학교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는 김영해씨는 일부 성적 우수 학생이나 학생회 임원 학부모가 학교운영위원회를 주도한다며 ‘참여 폭을 넓혀 일반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두루 학교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지훈 이수범 기자 watchdog@hani.co.kr 조희연·이재정·이청연 교육감 '교육 변화의 열망'을 나누다 [한겨레담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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