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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설 속으로] 한겨레·중앙일보, ‘문창극 총리후보자 사퇴’ 사설 비교해보기

등록 2014-07-07 19:24수정 2014-07-07 20:30

<한겨레>와 <중앙일보>가 함께 구성한 지면으로 두 언론사의 사설을 통해 중3~고2 학생 독자들의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되도록 비교분석하였습니다. 다음주 7월 15일에는 ‘임 병장 총기 난사’에 대한 논제가 실립니다.

[한겨레 사설] 이대로는 총리 지명 또 실패한다

보름 가까이 지루하게 끌어온 ‘문창극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그런데 그 끝마저도 씁쓸하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의 변’은 비판과 원망, 변명과 핑계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의 결격 사유에 대한 성찰도, 자신 때문에 빚어진 나라의 혼란과 국정 공백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 사퇴 기자회견은 역설적으로 그가 얼마나 총리 부적격자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무대였다.

문 후보자의 ‘국민 무시, 언론 폄하, 정치권 증오’는 실로 놀라운 수준이었다. 그는 자신에 대한 반대 여론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언론을 향해서는 “진실을 외면한 보도”를 했다고 꾸짖었다.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자신을 총리 부적격자로 결론 내린 게 단지 교회 강연 동영상 하나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은 외면한 채 오직 ‘남 탓’ 하기에만 바빴다. 국민을 어리석은 존재로 얕잡아보는 그런 사람이 총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오싹할 정도다.

문 후보자가 국회를 향해 “법 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한 대목은 더욱 어처구니없다. 엄밀히 말해 국회 청문회가 열리지 못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동의요청안을 재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문 후보자의 중도하차가 형식상으로만 ‘자진사퇴’일 뿐 실제로는 청와대한테 ‘등 떠밀린’ 결과라는 것은 세상이 아는 일이다. 더욱 쓴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것은 박 대통령을 대하는 그의 말투다. “저를 불러주신 분도 그분이고 거두어들일 수 있는 분도 그분”이라는, 주로 ‘신’한테나 쓰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박 대통령을 신으로 경배하고, 국민을 포함해 나머지는 모두 안중에도 없는 사람, 문창극 후보자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박 대통령은 문 후보자의 중도하차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검증을 해서 국민들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은 것이 박 대통령 자신이 임명동의요청안을 재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벌써 까맣게 잊은 듯하다. 새누리당에서까지 반대하는 사람을 총리 후보자로 잘못 지명한 것에 대한 후회나, 문 후보자와의 밀고 당기기로 국정을 하염없이 공백상태에 몰아넣은 데 대한 반성은 눈곱만큼도 없다.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감독이나 남 탓만 하기는 마찬가지인 셈이다.

박 대통령이 번번이 국무총리 지명에 실패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문제는 아무리 소를 잃어도 박 대통령은 외양간을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인사 책임자들을 문책하라는 요구가 새누리당에서조차 분출하는데도 박 대통령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이번 기회에 인사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쳐 외양간을 새로 지어야 한다는 호소 역시 쇠귀에 경 읽기일 뿐이다.

박 대통령은 이제부터 새 총리 후보자 물색에 들어갈 것이다. 그 기간도 지루하게 이어지겠지만 문제는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의 오만과 아집이 변하지 않는 한 인사 실패는 다람쥐 쳇바퀴 돌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럴수록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더욱 깊은 늪 속으로 빠져들 뿐이다. 안타까운 것은 박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다.

[중앙일보 사설] 원칙을 지켜내지 못한 한국 사회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사퇴했지만 사태의 파장은 길게 남을 것이다. 문창극 사건은 한국 사회의 여러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사건은 나라의 미래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세월호 희생자의 피 같은 호소는 국가 개조다. 과연 이런 상태로 그런 개조가 가능하겠는가. 사회는 노출된 실상을 직시하고, 잘못을 반성하며, 교훈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사건을 사회 개조를 위한 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두 가지 점에서 한국 사회는 중대 결점을 드러냈다. 우선 진실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후보자의 역사관을 정확히 알려면 교회 강연 전체를 보고 당사자의 해명을 듣는 게 필수적이다. 그런데 정치권·언론·시민단체·종교계의 상당수가 이런 노력을 외면했다. KBS 보도를 비롯해 ‘사실의 왜곡’이 만연한데 편의적 또는 의도적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한국 사회는 이미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잘못된 보도에 의존하는 집단적 반(反)지성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체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이를 반복했다. 진실의 기둥을 잡고 반듯하게 서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논란을 처리하는 방식이 미숙하고 후진적이라는 것이다. 일제 식민 지배에 관한 문 후보의 언급은 분명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가치관·종교관·역사관에 따라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논란과 그에게 총리 자격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후보자를 둘러싸고 논란이 발생하면 국회 청문회에서 검증하고 국회가 표결하라는 게 한국 사회가 정해 놓은 절차다. 헌법과 국회법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문창극과 안대희는 경우가 다르다. 안 후보자의 전관예우·고액 수임료는 역사관 같은 의식이 아니라 축재 같은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였다. 그런 도덕적 하자가 총리 자격에 심각한 장애가 된다는 데 사회적으로 별 이론이 없었다. 이는 후보자 자신도 결국 시인했다. 문 후보는 다르다. 역사관 논란은 말 그대로 논란이다. 이런 경우엔 법이 정한 ‘논란 처리방식’에 맡겨야 한다. 그것은 바로 청문회와 국회 표결인 것이다. 이런 것들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내용 못지않게 절차도 중요한 것이어서 이게 지켜지지 않으면 사회가 흔들린다. 당장 앞으로 또 다른 논란들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논란이 두려워 사람들이 소신을 펴거나 공직을 맡는 걸 두려워하면 국가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나.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1차 책임은 대통령과 국회에 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시간을 끌면서 공을 다른 이에게 넘겼다. 이는 ‘논란의 공세’ 앞에 지도자의 용기를 헌납한 것이다. 그는 원칙보다는 현실적인 부담을 중시했다. 이는 그동안 자신이 주장한 ‘원칙과 신뢰’에 어긋난다. 원칙의 동력을 잃고서 앞으로 국정을 어떻게 주도할 것인가. 새누리당은 오락가락하다 무기력하게 원칙을 포기하는 일에 합류했다. 새정치연합은 자신의 정권 시절엔 논란이 많은 장상·장대환 후보의 청문회를 열었다. 문 후보에 대해선 마녀사냥 같은 공세로 원칙을 망가뜨렸다.

문 후보의 마지막 처신도 아쉬움이 남는다. 사퇴 직전까지 그는 청문회라는 원칙을 옹호했다. 회견에서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랬다가 대통령을 돕는 길이라며 사퇴했다. 자신의 주장대로라면 그는 국가와 국민의 원칙을 사수했어야 했다.

이번 일은 소중한 열매도 남겼다. 사회의 기본을 중시하고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많은 지식인이 사태 후반부에 팔을 걷어붙이고 국회 청문회를 촉구했다. 그들의 주장대로 일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은 한국 사회가 합리를 보존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논리 대 논리]
중앙 “절차적 민주주의 미숙”…한겨레 “청와대 인사검증 실패”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두 명의 국무총리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지난 6월24일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지금 사퇴하는 게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지명 14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큰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들어갔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퇴 기자회견에서 비판적 여론 형성 과정 등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자신의 입장과 주장을 강조함으로써 자진 사퇴의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대통령의 지명 철회임을 나타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김용준 총리 지명자까지 포함하면 안대희 후보자에 이어 1년 4개월 동안 벌써 세 번째 총리 후보가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세 명 모두 인사청문회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중도 사퇴하게 되었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 박 대통령이 국가 개조 수준의 개혁을 천명했지만 이를 시작하기도 전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문창극 후보자는 그동안 낙마한 다른 후보자들이 주로 재산형성 과정 등 도덕적 흠결이 문제였던데 비해 과거 언론인 시절 집필했던 칼럼과 교회에서의 강연 내용 등 개인의 가치관과 역사관을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 물러났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논쟁거리를 제공했다.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를 두고 <중앙>과 <한겨레>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뿐 아니라 서로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중앙>은 청문회를 열지도 못하고 중도 사퇴하게 만든 한국 사회 전체의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미숙함과 오류에 초점을 맞춘 데 반해 <한겨레>는 후보자의 역사관 등 자질 부족과 이를 걸러내지 못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문제삼고 있다.

‘원칙을 지켜내지 못한 한국 사회’라는 사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중앙>은 이번 총리 후보자 사퇴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우선 후보자의 역사관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교회 강연 전체를 보고 당사자의 해명을 들어야 하는데도 정치권·언론·시민단체·종교계의 상당수가 이를 외면함으로써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일제 식민 지배에 관한 문 후보의 언급이 분명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이를 처리하는 방식이 미숙하고 후진적이었다는 주장이다. 가치관·종교관·역사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관해 총리 자격이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국회 청문회를 통해 표결을 거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겨레>는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문 후보자를 부적격자로 결론을 내린 게 단지 교회 강연 동영상 하나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사퇴의 변에서 비판과 원망, 변명과 핑계로 일관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자신의 결격 사유에 대한 성찰이나 자신 때문에 빚어진 나라의 혼란과 국정 공백에 대한 사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부적격자인지를 역설적으로 확인시켜 준 자리였다는 주장이다. 문 후보자의 ‘국민 무시, 언론 폄하, 정치권 증오’ 수준이 놀랍고 자신에 대한 반대 여론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언론을 향해 진실을 외면한 보도라고 강변하는 자세를 비판하고 있다.

<중앙>은 문창극 후보자가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로 낙마한 안대희 후보자와는 다른 역사관 논란 때문에 물러나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법이 정한 ‘논란 처리방식’을 따르지 않은 국회를 비판한다. ‘역사관 논란은 말 그대로 논란이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내용 못지않게 절차도 중요한데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한겨레>는 대통령을 대하는 문 후보자의 말투를 예로 들면서 ‘박 대통령을 신으로 경배하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으로 그를 규정한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반대하는 총리 후보였다는 점을 들어 끝내 반성하는 자세가 없었던 게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두 신문은 ‘인사참사’에 대해 책임을 묻는 방식과 방향에 있어서도 서로 다르다. <중앙>은 원칙을 지키지 못한 대통령과 국회에 1차 책임을 묻는 동시에 끝까지 청문회로 가는 길을 사수하지 못한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 결정에 대해 아쉽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겨레>는 이번에도 예외없이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인사 책임자들의 문책을 주장하면서 반복되는 지적에도 귀기울이지 않는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인사 실패는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키워드로 보는 사설]
인사청문회

인사청문회법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6월, 16대 국회에서 제정되었는데 국무총리·감사원장·대법원장 및 대법관·헌법재판소장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당시 16대 총선에서 인사청문회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한나라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이를 법제화함으로써 이한동 국무총리가 처음으로 청문회장에 서게 되었다. 인사청문회 제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지만 법제화 과정에서는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이 주도해서 만든 제도였다. 2002년 인사청문회에서는 장상·장대환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었으며 2003년 2월부터는 국정원장·국세청장·검찰청장·경찰청장 등으로 인사청문 대상이 확대되었다. 2005년 7월부터는 모든 국무위원으로 확대되었고, 헌법재판소 재판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도 소관 상임위에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게 되었다. 그동안 인사청문회는 집권 여당에 대한 야당의 공세 차원에서 여야간 치열한 공방의 장으로 여겨졌는데 그때마다 집권 여당은 인사청문회 축소를, 야당은 강화를 주장해 왔다. 사실상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박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요청안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인사청문회에서 부결된 후보자는 아니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인사청문회법이나 제도 자체보다는 이를 운용하는 사람이나 세력들이 청문회 제도의 올바른 취지를 성실하게 이행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추천 도서]

<견제와 균형>
<견제와 균형>
견제와 균형
최준영·조진만 지음
써네스트 펴냄, 2013년

우리나라 인사청문회가 제도의 본래 도입 취지인 견제와 균형 논리에 입각해서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본 책이다. 대한민국 인사청문회의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인사청문회 제도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인사청문회 선진국인 미국 제도와 운영 방식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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