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 안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제자 논문 베껴쓰기·연구비 부당 수령 등 모든 의혹에
서면 답변서에서 “학생한테 동의 얻어…학계의 문화”
서면 답변서에서 “학생한테 동의 얻어…학계의 문화”
연구윤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절차나 당시 학계 문화 등에 비춰 큰 하자는 없다”고 밝혀 청문회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제자 논문 ‘베껴 쓰기’ 등 김 후보자에게 제기되고 있는 연구윤리 의혹은 이미 교육부 감사와 법원에서 여러 차례 문제로 지적된 사항들이다. 또 제자가 폭로한 칼럼 대필 의혹에 대해서는 “교육과정의 일환”이라고 답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제자 학위 논문을 요약·정리해 자신을 단독 또는 제1저자로 학술지에 게재한 것에 대해 서면답변에서 “논문 작성 과정에서 적극적인 지도·조언을 받은 제자들이 논문 작성의 실질적 기여도를 고려해 요청했다”거나 “학생에게도 동의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2008년 이후 교육부 감사에서 제자 학위 논문을 가져다 쓰거나 이를 바탕으로 연구비를 지원받은 경우가 적발돼 징계를 받은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김 후보자는 부적절한 연구비 수령 의혹에 대해서도 “해당 연구비는 교내 규정에 따라, 적절한 절차에 따라 지급받은 연구비”라고 설명했으나 1996년 대법원 판결을 보면 이는 ‘대학 사회의 학술연구 및 면학 분위기를 심히 해친 행위’로 국가공무원법 위반 사항에 해당할 수 있다.
김 후보자는 공동 연구물을 단독 연구물로 ‘한국연구업적통합정보’에 입력해 ‘연구 실적 부풀리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입력상의 실수로 일어난 일이며 의도치 않은 누락”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1996년부터 2012년까지 7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공동 연구물을 단독 연구물로 기재해 실수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한국교원대 승진 과정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재탕’한 논문과 다른 사람의 논문을 ‘표절’한 논문을 대표 업적으로 제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부교수 승진 때 제출했던 논문과 박사학위 논문은 서로 다른 논문”이라는 김 후보자의 주장과 달리, 부교수 승진 때 제출한 논문의 일부는 박사학위 논문 여섯 장(章) 중 한 장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썼다. ‘표절’ 의혹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지식은 별도의 인용표기 없이도 인용할 수 있다”고 답했으나,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에서는 표절의 정의를 타인의 연구 내용 등을 ‘적절한 인용 없이’ 사용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각종 연구윤리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질문에 김 후보자는 “절차나 당시 학계 문화 등에 비추어서 큰 하자는 없다”고 포괄적으로 답변했다. 각종 의혹과 비판에도 ‘관행’이라는 기존의 견해를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인재 서울교대 교수는 “2007년 이후 국가·사회적으로 연구윤리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는데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연구윤리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자가 편지를 통해 언급한 일간지 칼럼 대필과 학부 수업 ‘대리 강의’ 의혹에 대해 김 후보자는 “칼럼 대필 등 교육자로서 부적절한 모습을 보이게 행동한 적은 없다”면서도 “제자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고, 대학원생이 강의를 진행하도록 한 것은 석사과정 학생과 학부생 간 소통을 원활히 하고 대학원생의 강의 경험 신장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 후보자로부터 석사학위 논문 지도를 받은 제자 이희진씨(현직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달 29일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보내온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께 제자가 드리는 편지’(▶ 편지 바로 가기)에서 “교수님께서 오랫동안 맡아오신 <문화일보> 칼럼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교수님이 말씀해주시는 방향과 논지로 학생이 글을 쓰고 교수님께서 그 글을 확인하신 뒤 조금 수정해 넘기시는 것이 <문화일보> 칼럼이었습니다”라고 공개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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