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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청문회가 아깝다

등록 2014-07-09 20:17수정 2014-07-09 20:24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 도중 땀을 닦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 도중 땀을 닦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현장에서
갖은 연구윤리 및 법규 위반 의혹 탓에 ‘역대 최악의 후보’로 불린 김명수(66)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처음 공개석에 나온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의 인사 청문회에서 안절부절했다. 한국교원대 교수였던 자신에게 제기된 논문 표절, 업적 가로채기 등 온갖 의혹에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막연한 대답으로 얼버무리기를 거듭하거나 심지어 의원들의 질문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5·16 쿠데타를 “불가피한 정변”이라며 그릇된 역사관을 드러내는가 하면,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도 의심케 했다.

“논문 표절 왕이란 말도 들었는데… 왜 자료 제출 안 하나?”(윤관석 의원) “그게 전부다.”(김 후보자) “부교수, 정교수 승진 때 제출했다는 연구 업적이 남의 학위논문 등을 그대로 베낀 건데, 표절 아니냐?”(유은혜 의원)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니,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김 후보자) 야당 의원들이 논문 표절 의혹을 설명할 기회를 줘도 김 후보자는 “당시 학계 분위기를 감안해달라” “실수였다” 따위의 답변만 되풀이했다.

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가치관과 교육철학 등을 살피려던 국회 인사청문위원들은 질문의 초점을 놓친 김 후보자의 엉뚱한 답변에 답답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김 후보자의 언행은 인사검증 장면을 국회 인터넷 생중계로 지켜보는 이들마저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후보자가 말귀를 잘 못 알아들으시는 것 같습니다.”(유기홍 의원) “말귀를 잘 못 알아들은 점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5·16 쿠데타에 대한 의견을 묻자 김 후보자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답했다가, 보수적 교과서마저 쿠데타로 기술한다는 지적과 함께 “그런 역사인식으로 교육계 수장을 맡을 수 있겠냐”는 질타를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개조’를 내걸어 사회부총리직 신설을 제안하며 6월13일 김 후보자를 지명한 이후로, 그에게 제기된 의혹은 논문 표절, 연구비 부당 수령, 표절 논문으로 승진 등 연구윤리 위반에 미공개 내부 정보를 활용한 사교육업체 주식 투자 의혹까지 열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역대 최악의 후보’라는 비난과 함께 자진 사퇴나 지명 철회 여론이 거세게 일고 언론의 해명 요청이 쏟아져도 “청문회에서 한꺼번에 설명하겠다”며 입을 닫았다.

‘교육정책을 총괄 지휘하고, 보건복지·노동·환경 등 사회 관련 정부 부처들을 조율할 인재’인지를 살피는 국회 인사청문은 그래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쪽은 청문회 이전 언론 등의 인사 검증을 “신상털기”라며 백안시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정작 이날 인사청문을 무력화한 이들은 김 후보자와 이를 두둔하는 새누리당이었다.

김 후보자가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한테 낸 ‘고위공직자 검증 사전 질문서’에서 연구윤리와 관련해 ‘거짓으로 대답했다’는 의혹을 확인하자는 야당 쪽 요구도, 새누리당은 청와대 쪽 의견을 듣자며 물을 탔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의 비호가 없었더라도, 이날 인사청문은 그가 사회부총리는 물론 교육부 장관으로서 자질이 있는지 갸웃하게 했다. 인사청문을 이끈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장인 설훈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중학생도 이해할 질문이다”라며 혀를 찼고, 의원들마다 “소통이 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리곤 했다. 이렇듯 ‘청문회장에서 다 설명하고 밝히겠다’는 호언장담과 달리 정작 청문회장에 나와 김 후보자가 제대로 설명하거나 해명한 건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선 교육·시민·사회단체가 “7월9일은 사상 최악의 비극적인 인사청문회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박 대통령에게 후보자 교체를, 김 후보자에게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회견을 열었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아이들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그럴 책임을 지울 만한 인사가 아니라는 아우성이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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