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근 교사의 대입 나침반
전국진학지도협의회에서 주관하는 2015학년도 수시모집 대입 설명회가 지난 5일 경희대학교에서 있었다. 전국의 선생님 2000여명이 교통비와 시간을 부담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참여한 그야말로 자발 연수였다. 이 연수에는 특목고·자율고보다는 일반고, 농어촌지역 소재 고교, 그리고 진학 관련 새내기 선생님들이 주로 참여했다. 금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의 특징과 지원 전략을 진학 상담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설명해주고, 대학별로 전형의 특징을 하나씩 짚어주는 점이 좋았다고 했다.
점심시간. 선생님들의 화제는 지난 6월 말 한 신문 1면 기사에 관한 것이었다. “교내활동이 ‘입시의 핵’으로 떠올랐는데 일반고는 지금 위기다. 일반고가 특목고나 자사고에 비해 최근 대입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위기를 맞게 된 것은, 수시모집 위주로 변한 입시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학생들이 특목고나 자사고로 기를 쓰고 몰려 갈 수밖에 없다”는 기사를 놓고 성토하는 분위기였다.
“정시모집의 수능 성적만으로는 명문대 합격을 꿈도 못 꾸었을 일반고 학생이 수시모집 학생부 위주 전형 덕분에 합격한 사례가 아주 많은데 왜 일반고가 수시에서 불리하나.” “특목고 학생은 수시 논술전형과 정시 수능 중심 전형에서 유리하고, 일반고 학생은 수시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기사에 특목고와 일반고의 동아리 수를 비교했던데, 특목고 교사는 동아리 활동 지도가 열정적이어서 동아리 수가 많고, 일반고 교사는 나태해서 적은 게 아니다. 특목고의 동아리 활동을 보면 외부 강사에게 맡기는 경우도 많다. 비용은 학부모들이 부담하고.” “일반고는 학생부 기록 요령도 떨어진다고 기사에 썼던데, 일반고를 너무 폄하하는 것 아닌가.” “특목고 원서접수 철이 다가오니까 특목고를 부각시키기 위한 저의가 있는 것 같다.” 등.
올해 수시모집 인원은 작년보다 줄었다지만 64.5%이다. 전체 선발인원 중 3분의 2가량을 수시에서 모집하는 것이다. 이 중 수시모집에서 전형 요소별 모집인원을 보면, 전국에서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학생부종합 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학생부종합 전형에서는 학생부 비교과뿐만 아니라 교과영역도 함께 평가한다.
특히 대부분 대학은 교과 성적 5~9등급 구간은 아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5등급 이상부터는 우리 대학 지원을 원치 않는 것처럼. 이러한 평가 방식은 특목고든 일반고든 동일하게 적용한다. 고교등급제 적용 금지 때문이다. 따라서 특목고에서 5~9등급대 교과 성적을 유지할 바에는 일반고에서 1~2등급대 성적을 노리는 게 대입에서 유리하다. 특목고가 명문대 진학을 반드시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대입 간소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논술 등 대학별고사와 어학/수학·과학 특기자 전형 선발인원을 크게 줄이도록 신호를 보내고 있다. 올해부터는 대학에 제출하는 서류에 공인 어학 성적 등 ‘외부 스펙’을 기록하면 0점 처리하도록 했다. 수시모집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낮추도록 주문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6월 모의평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쉽게 출제되는 기조다.
결국 대입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입의 흐름이 이런 추세라면 일반고 진학이 대입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하지 않다. 학생 개개인이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학생부종합 전형은 교육적 환경을 고려해주기 때문이다. 주말에도 자발적으로 대입설명회에 참여하는 등 대입 진학 연수에 열정적인 분들은 일반고 선생님들이다.
잠실여고 교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서울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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