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지난 6월14일 천연동 꿈꾸는 다락방 멘토링사업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대문구청 제공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인터뷰
키다리 아저씨. 학생들은 키가 큰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을 이런 애칭으로 부른다.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만난 문 구청장은 실제로 키가 크기도 했지만 <키다리 아저씨>라는 소설 주인공처럼 관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를 항상 꼼꼼하게 살핀다. 그동안 구청에서 실시하는 각종 멘토링 사업들(‘서대문-연세 드림 스타트’, ‘대학생 사회봉사 멘토링’, ‘티치포코리아 멘토링(공부방)’, ‘종근당 고촌재단 멘토링’ 등)이 증거였다. 여기에 대학생 임대주택 사업까지 더하면 서대문구는 ‘교육특구’로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 동네다. 문 구청장은 “관내 대학만 9개다. ‘복지’는 지금 시대 사람들의 당연한 요구이자 화두인데 학생 인구가 많은 서대문구 특성상 ‘복지’와 ‘교육’을 구정 목표로 삼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왔지만 대학생들의 주거 고민 역시 이 지역의 교육·복지 문제라고 생각했다. 2011년 6월 ‘홍제동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대학생 임대주택 1호점 건립을 추진한 배경이다. 구청 소유 유휴 공공건물(홍제동 40-63번지)을 리모델링했다. 관내 저소득층 대학생 16명이 입주했다.
올 4월 문을 연 천연동 꿈꾸는 다락방은 홍제동에 이어 건립한 대학생 임대주택 2호점이다. 2호점 건립을 고민하던 중 천연동 공영주차장이 눈에 들어왔다. 서대문구가 11억원, 한국 해비타트 서울지회가 6억원을 들여 다락방을 건립했다. 천연동은 홍제동과 비교할 때 평지여서 다니기 편했다. 이곳을 배경으로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해보면 좋겠다 싶었다. 연세대에서 진행하는 ‘연세 멘토링’이 단초를 마련했다. 관내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100명에게 대학생들이 약 10개월 동안 일대일 멘토링을, 대학원생 20명이 이들을 관리하는 슈퍼바이저를 해주고 학교 쪽은 이들에게 500만원씩의 장학금을 주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벤치마킹해 선순환 재능기부 프로그램인 다락방 멘토링을 시작했다.
다락방 멘토링을 통해 멘티들은 ‘자기주도학습법’을 접한다. 약 1년 뒤면 스스로 학습이 가능해진다. 문 구청장은 “요즘 예전보다 명문대 진학이 더 어려워졌는데 마침 관내에 연대 등이 있다. 학생들이 ‘나도 저 언니나 형처럼 열심히 공부해 대학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는 것 자체가 굉장한 동기부여가 될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지역사회 멘토링의 효과도 많이 봤다. 문 구청장은 자녀가 있는 구민들이 ‘전인교육’과 ‘입시교육’이라는 두 가지 고민을 안고 있다는 걸 잘 알았다. 멘토링 사업은 ‘인성 함양’과 ‘학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좋은 방법이었다. 한 예로 수학이 20점대였던 고1 학생은 1년 동안 멘토링을 받고 70점대로 성적을 올렸다. 전체 석차만 200등 상승했다. 문 구청장은 “이 학생 사례 등을 보면서 멘토링 효과가 대단하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관내 일반고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한성고·중앙여고·인창고 세 일반고 학생들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모아 세 학교 주요교과에서 이름난 교사들이 수업을 해주는 ‘한중인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문 구청장은 “이 프로젝트 덕분에 내가 취임한 뒤 관내 일반계고의 수능 평균점수가 처음으로 전국 30위 안에 들어갔다”며 “프로젝트와 함께 다양한 멘토링 사업 덕”이라고 했다.
구에서는 전인교육에 방점을 둔 프로그램도 여럿 운영한다. 초등학생들의 독서교육이 중요하다는 뜻에서 실시하는 ‘100권 책 읽기 사업’을 비롯해 구청 공간 등을 활용해 학부모교육도 활발히 진행한다.
대학생 임대주택 사업이 널리 알려지면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에서는 홍제동에 ‘홍제동 대학생 연합기숙사’도 건립했다. 현재 이 기숙사에만 516명이 입주해 있는데 곧 이들 중 일부도 관내 초·중·고교생 멘토링에 참여할 예정이다. 문 구청장은 “학생들이 지역사회에서 더 자긍심을 갖고 공부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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