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 성적제한 철폐 따라
서울도 내년에 선발권 박탈 방침
서울도 내년에 선발권 박탈 방침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광주 숭덕고가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숭덕고는 17일 “이사회 의결과 학부모 총회를 거쳐 자사고를 포기하고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일반고 전환을 신청하는 전자문서를 광주시교육청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는 광주시교육청이 14일 지원자의 성적 제한을 없애고 추첨 선발을 뼈대로 하는 내년도 신입생 전형요강을 직권으로 공고한 데 따른 결정이다. 윤세웅 숭덕고 교감은 “안타깝고 비통하다. (일반고 전환은) 면학 분위기를 고려해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숭덕고는 자사고로 지정된 2011년부터 지원 자격을 성적 상위 30%로 제한한 뒤 추첨으로 신입생을 선발해왔다. 내년부터는 성적 제한을 없애는 대신 1차로 정원의 1.5배를 성적순으로 가리고 2차로 면접을 하는 전형안을 시행하려 했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이런 전형이 사실상 성적을 최우선으로 하는 선발이라며 수정을 요구했다. 시교육청은 숭덕고가 마감 시한까지 수정안을 내지 않자 성적 제한과 면접 방식을 없앤 요강을 직접 공고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따라 광주 지역의 자사고는 보문고·송원고·숭덕고 등 3곳에서 송원고 1곳만 남게 됐다. 지난달 말 조건부 재지정을 받은 송원고는 성적 제한을 없앤 신입생 전형 요강을 14일 공고했다. 보문고는 2012년 교사 충원을 둘러싼 학내 갈등 끝에 일반고로 전환했다.
숭덕고와 송원고의 사례는 광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 자사고 46곳의 평가와 재지정, 전형방법 등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전국 자사고의 과반인 25곳이 몰려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광주시교육청의 방식처럼 현재 중2 학생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6학년도 자사고 선발부터 성적 우수 학생 선발권을 박탈하겠다고 발표해 일반고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평가를 통해 자사고를 일반고 전환시키는 동시에 자사고가 성적 우수 학생 선발권으로 일반고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없게 하는 등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김지훈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