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대진대 총장은 “자기 이익만 챙기기보다 상생의 정신을 갖춘 ‘사람다운 사람’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대진대 제공
이근영 대진대 총장 인터뷰
이근영 대진대 총장은 봄이면 벚꽃이 예쁘게 핀 교정에서 학생들과 ‘커피타임’을 갖는다. 올해는 잔디밭과 도서관에서 게릴라식으로 재학생들과의 ‘자장면 데이트’도 세 번이나 했다. 평소에도 총장실보다 캠퍼스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 그는 인터뷰 도중 총장실 책상 위에 놓인 A4 용지 한 장을 보여줬다. 며칠 전 학생들과 도서관에서 ‘번개 미팅’을 할 때 나온 건의사항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날 12명의 학생한테 의견을 들었다. ‘통학 버스를 확대해 달라’, ‘도서관 책 대출 권수를 늘려 달라’는 내용이 나왔다. 디자인학부 학생은 ‘밤에 실습을 하는데 학교가 춥다’고 했다. 번개미팅에서 나온 학생들 의견을 바로바로 반영하기 위해 미팅 때는 반드시 학생처장과 동행한다. 학생들이 건의한 내용은 이미 검토 중에 있다.”
이렇게 직접 소통한 덕분인지 지난 17일 만난 이 총장은 학교 안팎의 사정을 꿰뚫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학생 중심 서비스’를 강조한 이 총장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 애쓰는 중”이라고 했다.
교수-학생 일대일 소통로 열고
총장 ‘번개미팅’으로 의견 수렴
중국 유학 기회도 열려 있어
인·의 ‘상생의 정신’ 살린
글로벌 인재 양성에 집중 -취임 3년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의 성과를 자평한다면?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커졌다. 학생 중심으로 정책을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상담시스템을 만들고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강의실마다 냉난방 시설을 갖췄다. 기숙사 2층에 카페도 만들었다.” -현재 운영 중인 상담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2012년 학생경력개발시스템인 ‘DJ BEAN’(Daejin University’s program for Boosting Empowerment to Advance a New career)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학생이 입학해서부터 졸업할 때까지 교수가 ‘일대일 관리’를 해주는 시스템이다. 전공 공부는 물론 진로 탐색과 취업 준비, 인생 상담까지 해준다.” -이런 시스템에 대한 교수나 학생들 반응은 어떤가? “교수들이 강의나 연구를 제외하고도 대외활동을 할 일이 많다. 그래서 처음에는 꽤 걱정을 했다. 별도의 오프라인 장소가 아니라 우리가 구축한 웹포털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에서 언제든지 상담을 하고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얻게 했다. 시간이 절약되니 교수와 학생 모두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서로 간에 신뢰를 쌓는다.” -대진대만의 경쟁력이나 강점은 무엇인가? “지난 2005년 ‘중국전문인재 양성’을 목표로 국내 최초로 중국 현지 캠퍼스(DUCC·Daejin University China Campus)를 세웠다. 쑤저우대학·하얼빈사범대학과 합작해 학생을 파견하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지에서 초빙한 강사들이 중국어, 중국 문화, 중국 경제 등을 가르치고 있다.” -원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갈 수 있나? “신입생 전원에게 한 학기에서 최장 2년까지 중국 현지 캠퍼스에서 유학할 기회를 준다.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뉘는데 심화과정은 성적 제한이 있다. 많을 때는 1년에 700명의 학생이 나간 적도 있다. 지금까지 총 4000여명의 학생이 중국 캠퍼스에서 공부했다.” -올해로 중국 캠퍼스 운영 10년차다. 상황이 어떤가? “학생들이 해외에서 지내면서 스스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학생은 중국 ‘디유시시’ 프로그램을 마치고 스스로 기회를 찾아 미국에 교환학생을 갔다. 미국에 간 뒤 엘에이(LA)에서 뉴욕까지 자전거로 횡단여행을 했는데 그 사례가 현지 한인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 학생들이 방학기간을 이용해 중국 칭다오·쑤저우·톈진·다롄·광저우 등에 있는 현지 한국기업이나 중국기업 등에서 인턴십을 하고 실제 입사한 사례도 있다.” -대진대는 종교재단이 설립한 학교다. 학교에 대해 선입견이 있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어떻게 생각하나? “대순진리회에서 본교를 설립했지만 절대 이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교육과정에 교양필수로 ‘대순사상의 이해’가 개설돼 있다. 비교종교학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한 과목만 수강하면 되므로 학생들도 큰 부담은 없다. 오히려 교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기독교·가톨릭·불교 학생회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 있다. 타 종교 동아리 활동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진대 학생들이 어떤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나? “우리 학교의 모토는 ‘상생의 정신을 가진 글로벌 인재 양성’이다. 동양철학의 기본인 ‘인’(仁)과 ‘의’(義)는 상생의 정신을 뜻한다. 요즘 사람들이 아파하는 이유가 ‘상극의 문제’ 때문이다. 우리는 나만 잘사는 게 아니라 남을 잘되게 하자는 것을 가르친다. 그게 선행되지 않으면 자기 이익에만 빠져 살게 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나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사람다운 사람’을 키우는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을 중요시한다. 가령 국토순례단 동아리는 15년째 여름방학에 자전거를 타고 문화유적지를 찾는다. 그냥 탐방이 아니다. 학생들은 유적지마다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봉사활동을 하며 탐방을 한다. 음악학부에는 상생교육센터가 있다. 인근에 있는 어려운 지역을 찾아 그곳 학생들한테 악기를 가르쳐준다. 양로원에 공연도 다닌다. 단과대 학생회에서는 교내 잡초를 뽑고 건물 청소도 한다. 학점으로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학생들이 알아서 할 일을 찾아서 한다.” -대진대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학교의 비전을 제시해 달라. “사실 우리 학교에 오는 학생들은 수능 성적이 3.5등급 내지 4등급 정도다. 하지만 세상에 나갈 때는 1등급을 받을 만한 학생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학교다. 학생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전 교직원이 그 학생의 꿈과 희망을 키워줄 수 있다. 학생들은 누군가 넘어졌을 때 그를 밟고 넘어서는 게 아니라 그를 일으켜주고 함께 나가는 상생의 정신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총장 ‘번개미팅’으로 의견 수렴
중국 유학 기회도 열려 있어
인·의 ‘상생의 정신’ 살린
글로벌 인재 양성에 집중 -취임 3년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의 성과를 자평한다면?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커졌다. 학생 중심으로 정책을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상담시스템을 만들고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강의실마다 냉난방 시설을 갖췄다. 기숙사 2층에 카페도 만들었다.” -현재 운영 중인 상담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2012년 학생경력개발시스템인 ‘DJ BEAN’(Daejin University’s program for Boosting Empowerment to Advance a New career)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학생이 입학해서부터 졸업할 때까지 교수가 ‘일대일 관리’를 해주는 시스템이다. 전공 공부는 물론 진로 탐색과 취업 준비, 인생 상담까지 해준다.” -이런 시스템에 대한 교수나 학생들 반응은 어떤가? “교수들이 강의나 연구를 제외하고도 대외활동을 할 일이 많다. 그래서 처음에는 꽤 걱정을 했다. 별도의 오프라인 장소가 아니라 우리가 구축한 웹포털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에서 언제든지 상담을 하고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얻게 했다. 시간이 절약되니 교수와 학생 모두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서로 간에 신뢰를 쌓는다.” -대진대만의 경쟁력이나 강점은 무엇인가? “지난 2005년 ‘중국전문인재 양성’을 목표로 국내 최초로 중국 현지 캠퍼스(DUCC·Daejin University China Campus)를 세웠다. 쑤저우대학·하얼빈사범대학과 합작해 학생을 파견하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지에서 초빙한 강사들이 중국어, 중국 문화, 중국 경제 등을 가르치고 있다.” -원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갈 수 있나? “신입생 전원에게 한 학기에서 최장 2년까지 중국 현지 캠퍼스에서 유학할 기회를 준다.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뉘는데 심화과정은 성적 제한이 있다. 많을 때는 1년에 700명의 학생이 나간 적도 있다. 지금까지 총 4000여명의 학생이 중국 캠퍼스에서 공부했다.” -올해로 중국 캠퍼스 운영 10년차다. 상황이 어떤가? “학생들이 해외에서 지내면서 스스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학생은 중국 ‘디유시시’ 프로그램을 마치고 스스로 기회를 찾아 미국에 교환학생을 갔다. 미국에 간 뒤 엘에이(LA)에서 뉴욕까지 자전거로 횡단여행을 했는데 그 사례가 현지 한인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 학생들이 방학기간을 이용해 중국 칭다오·쑤저우·톈진·다롄·광저우 등에 있는 현지 한국기업이나 중국기업 등에서 인턴십을 하고 실제 입사한 사례도 있다.” -대진대는 종교재단이 설립한 학교다. 학교에 대해 선입견이 있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어떻게 생각하나? “대순진리회에서 본교를 설립했지만 절대 이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교육과정에 교양필수로 ‘대순사상의 이해’가 개설돼 있다. 비교종교학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한 과목만 수강하면 되므로 학생들도 큰 부담은 없다. 오히려 교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기독교·가톨릭·불교 학생회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 있다. 타 종교 동아리 활동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진대 학생들이 어떤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나? “우리 학교의 모토는 ‘상생의 정신을 가진 글로벌 인재 양성’이다. 동양철학의 기본인 ‘인’(仁)과 ‘의’(義)는 상생의 정신을 뜻한다. 요즘 사람들이 아파하는 이유가 ‘상극의 문제’ 때문이다. 우리는 나만 잘사는 게 아니라 남을 잘되게 하자는 것을 가르친다. 그게 선행되지 않으면 자기 이익에만 빠져 살게 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나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사람다운 사람’을 키우는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을 중요시한다. 가령 국토순례단 동아리는 15년째 여름방학에 자전거를 타고 문화유적지를 찾는다. 그냥 탐방이 아니다. 학생들은 유적지마다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봉사활동을 하며 탐방을 한다. 음악학부에는 상생교육센터가 있다. 인근에 있는 어려운 지역을 찾아 그곳 학생들한테 악기를 가르쳐준다. 양로원에 공연도 다닌다. 단과대 학생회에서는 교내 잡초를 뽑고 건물 청소도 한다. 학점으로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학생들이 알아서 할 일을 찾아서 한다.” -대진대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학교의 비전을 제시해 달라. “사실 우리 학교에 오는 학생들은 수능 성적이 3.5등급 내지 4등급 정도다. 하지만 세상에 나갈 때는 1등급을 받을 만한 학생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학교다. 학생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전 교직원이 그 학생의 꿈과 희망을 키워줄 수 있다. 학생들은 누군가 넘어졌을 때 그를 밟고 넘어서는 게 아니라 그를 일으켜주고 함께 나가는 상생의 정신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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