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학생 1인당 학교교육비 격차
작년 초등학생 1명당 들인 돈 강남-강북 30만원 차이
사교육비의 격심한 양극화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공교육인 정규학교의 교육비에서도 지역별로 심각한 ‘부익부 빈익빈’ 실태가 확인됐다.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이인영 열린우리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한테서 2004년도 초·중·고 공립학교 846곳에 투자된 공교육비 실태를 넘겨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공립 초·중·고교 학생 1명에게 들어간 한 해 학교 교육비가 자치구에 따라 크게는 30만여원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학생수 1천명인 학교를 가정할 때, 학교별 예산지원 규모에서 연간 3억원 가량의 ‘빈부차’가 발생한 셈이다. 학교 사이 빈부차는 초등학교에서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에 있는 초등학교에서는 학생 1명당 평균 71만7천원의 교육비를 쓴 반면, 강북구 초등학교는 평균 41만3천원을 써 한 해 30만4천원의 격차를 보였다. 금천구의 초등학교는 평균 42만7천원을 지출해 강남구와 28만9천원의 차이가 났다. 중학교를 견줄 때 학생 1명당 교육비는 △강남구 80만6천원 △강북구 61만7천원 △금천구 60만4천원 등으로, 많게는 20만여원의 격차를 보였다. 고등학생 1명에게 들어간 학교 교육비는 △강남구 99만7천원 △강북구 86만3천원 △금천구 81만7천원 등으로, 역시 18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개별 학교들을 비교해 보면, 서울 ㅎ과학고의 학생 1명당 학교 교육비는 420만5천여원인 데 비해 ㅎ공고는 41만8천원에 그쳐 10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강남구 ㄷ중학교의 학생 1명당 교육비는 93만여원인 반면, 동대문구 ㅅ중학교의 학생 1명당 교육비는 4분의 1 수준인 24만5천여원에 그쳤다. 강남구 ㄷ초등학교(학생 1명당 144만여원)와 강서구 ㄱ초등학교(학생 1명당 27만5천여원)는 학교 교육비 격차가 117만여원에 이르렀다. 이런 수치는 교육청이 학교 운영을 위해 각 학교에 일정하게 지급하는 교육 특별회계 전입금을 제외하고 학부모 부담 교육비와 자치단체의 보조금과 지원금, 학교별로 거둬들인 학교 발전기금 등을 모두 합친 학교별 교육비를 분석한 결과다. 이 가운데 학생 1명당 학부모 부담 교육비는 서초구(68만5천여원), 강남구(62만5천여원), 송파구(59만6천여원), 용산구(57만8천여원), 종로구(57만5천여원) 차례로 많았고, 은평구(44만2천여원) 강북구(46만3천여원), 금천구(47만6천여원), 강서구(47만9천여원) 등은 적었다.
이 의원은 “현장학습이나 특기적성 활동에 주로 쓰이는 학부모 부담 교육비의 격차는 곧바로 교육의 질적인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가 교육복지 사업을 확대해 이런 격차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학부모의 경제수준에 따른 교육비 격차를 부르는 학교발전기금도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용현 황준범 기자 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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