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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초등생·대학생 머리 맞대 안전한 학교 만들어요

등록 2015-12-21 20:22수정 2015-12-22 10:27

서울 삼양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지난 7일 시립대의 한 강의실에서 학교 주변 환경 개선방안에 대한 발표를 시작하려는 모습.
서울 삼양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지난 7일 시립대의 한 강의실에서 학교 주변 환경 개선방안에 대한 발표를 시작하려는 모습.
삼양초 학교환경 개선 프로젝트
지난 7일 서울 강북구 삼양초 6학년 5반 학생 24명과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학부·대학원 학생 6명으로 구성된 도시디자인 프로젝트팀 ‘디자인어스’가 서울시립대의 한 강의실에 모여 앉았다. 삼양초 주변에서 진행하고 있는 경전철 공사와 상대적으로 좁은 정문, 급식차가 들어오기에도 쉽지 않은 급한 등굣길 경사로 등 학생들이 학교 다니기 위험하고 불편한 환경이 이날 이들이 해결할 과제였다. 가장 먼저 초등학생들이 그동안의 조사 결과와 나름 생각해낸 대안을 발표했다.

“우리 학교 앞에는 경전철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이 있어도 버스가 학교로 올라오지 못합니다. 학교 정문이 너무 좁고 언덕 경사가 심해서 겨울에 눈이 쌓이면 미끄러질 위험도 있습니다. 정문을 넓히고 오르막길에 열선을 설치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생들의 발표가 끝나자 시립대 도시공학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김호철씨가 학생들 앞에 섰다. 미리 학생들이 지적한 문제에 대한 자료를 받고, 현장 답사를 한 대학생들은 조금 다른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경전철 공사 때문에 힘들다면, 공사 현장을 지나치지 않도록 다른 보행로를 만드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눈 때문에 미끄러울 것이 걱정되면 학교를 오르는 등굣길에 아치형의 지붕인 아케이드를 설치해서 아예 눈이 쌓이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어요.”

‘아케이드’라는 말에 초등학생들이 웅성였다. 담임인 배성호 교사도 “우리는 지금껏 열선 설치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런 방법이 있었는지 몰랐네요.”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한 뒤, 학교 주변을 확대한 지도를 나누어 받은 학생들은 대학생들과 함께 가능한 다른 방법을 찾는 활동도 이어갔다.

삼양초 학생들은 이 만남이 있기 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학교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주변 문제를 분석한 뒤 강북구청장에게 편지를 써서 전달하는 등 학생들 눈높이에서 가능한 실천을 하고 있던 차에 이런 활동의 교육적 가치에 공감한 서울시립대 정석 교수의 도움으로 도시공학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함께 더 실천적 방안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초등학생과 대학생들의 만남은 비단 초등학교 주변의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각자 자신이 가진 꿈과 그 꿈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공유하면서, 초등학생들은 생생한 진로교육을 받게 됐다. 6학년 신유진양은 “디자인어스 선배들이 자신이 왜 도시공학을 선택했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말하면서 ‘꿈을 가지고 실현할 수 있다면 실패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해주신 것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 역시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초등학생들로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다. 김씨는 “제가 초등학생이었던 때를 생각해 보면, 상상도 못 할 일인 것 같다. 추진력이나 자신감으로는 오히려 배운 느낌”이라며 웃었다.

글·사진 정유미 '함께하는 교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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