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에서는 직접 개발한 ‘3D 입체 퍼즐 휠체어’ 교구를 활용해 지난해 도내 학교들을 돌며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했다. 해당 센터 제공
장애인식개선 교구
독일의 완구기업 플레이모빌은 드레스를 입은 시각장애인, 휠체어를 탄 남성 등 ‘장애인 인형’을 만든다. 영국의 장애인 부모들은 완구회사들을 향해 더 많은 종류의 장애 인형 제작을 요구하는 캠페인 ‘토이라이크미’(Toy like me)를 활발히 진행하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해시태그 ‘#toylikeme’를 검색하면, 자신과 닮은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는 장애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인형이나 완구는 대부분 비장애인의 모습이다. 초등학교에서 장애이해교육을 진행하지만, 어린아이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주변의 장애인들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기에는 부족하다.
장애이해교육 많이 진행하지만
완구·교구 등은 비장애인 위주 재활공학센터 ‘휠체어 조립키트’ 개발
경기도 학교 대상 방문교육 실시
장애 바라보는 태도 돌아보게 해
제작 지원 끊겨 ‘희망해’에서 모금중 지난 2014년, 장애인·노인 등 제한적 신체기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보조기구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는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이하 센터)의 연구원들도 같은 고민을 했다. 이들은 장애인의 상징이 되기도 하는 ‘휠체어’를 활용한 보조기구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개발팀은 ‘장난감은 단순한 장난감 이상이다’라는 마음으로 휠체어 키트 개발을 시작했고, 현대자동차의 지원으로 2015년 ‘3D 입체 퍼즐 휠체어’를 만들 수 있었다. 개발팀은 이 교구를 ‘찾아가는 장애인식 개선교육’에 쓸 계획을 세우고, 교육 유인물이나 수업계획안도 함께 만들었다. 개발을 주도한 박준욱씨는 “초등학생들이 장애에 대한 건강한 개념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 교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박준욱씨가 기획해 시안을 내면, 센터의 동료 연구원들이 피드백이나 의견을 주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됐다. “비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애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학생들이 ‘장애인’이라는 말을 듣거나 장애인을 보았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에 대해 알아본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장애인을 ‘도와줘야 하는 사람’, ‘불쌍한 사람’이라고 응답했다고 하더라고요. 장애인 당사자의 강의나 특수교사 선생님들의 수업도 좋지만, 조금 더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했어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대상 키트이지만 조립키트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브레이크의 위치, 림과 바퀴의 순서 등 자세히 살피며 조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육팀은 이 키트뿐 아니라 장애인용 여행용 전동스쿠터, 혼자 식사를 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스마트스푼 등 장애인들의 생활을 돕는 다양한 기구들을 함께 가져가 아이들에게 보여줬다. 센터에서 2015년 2학기 교육을 나간 학교는 총 38개 학급 985명이다. 메르스 사태로 1학기 때 교육 수요가 적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였다. 교육에 참가한 경기 하늘빛초 이지현 교사는 “학교에서도 장애이해교육을 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다른 기관에서 장애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던 기회”라며, “장애인도 ‘자립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해 아이들이 장애인의 생활이나 그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장애 보조기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이다. 학생들이 남긴 교육 후기에는 ‘예전에는 장애인을 피해 다녔는데, 이제는 함께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식의 감상이 많았다.
센터는 지난해 수원과학정보고, 광교고에서도 장애인식 개선교육을 진행했다. 박씨는 “고등학교의 경우 공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진로교육까지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학생들의 인지도가 낮은 보조공학 분야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 계기도 됐어요. 공학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은 있지만, 공학 요소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죠. 고등학생의 경우 자신의 진로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참여하기도 합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고려하고 싶다는 학생들도 있었어요.”
센터는 지난 4일부터 포털 사이트 다음의 공익모금 ‘희망해’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원받기로 한 1년의 기간이 만료되면서, 개당 제작비용이 7000원을 웃도는 키트를 더는 제작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박씨는 “보조기구 자체가 지체장애, 감각장애 등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한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지적 장애나 자폐성 장애 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관련 고민 역시 앞으로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유미 <함께하는 교육> 기자 ymi.j@hanedui.com
완구·교구 등은 비장애인 위주 재활공학센터 ‘휠체어 조립키트’ 개발
경기도 학교 대상 방문교육 실시
장애 바라보는 태도 돌아보게 해
제작 지원 끊겨 ‘희망해’에서 모금중 지난 2014년, 장애인·노인 등 제한적 신체기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보조기구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는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이하 센터)의 연구원들도 같은 고민을 했다. 이들은 장애인의 상징이 되기도 하는 ‘휠체어’를 활용한 보조기구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개발팀은 ‘장난감은 단순한 장난감 이상이다’라는 마음으로 휠체어 키트 개발을 시작했고, 현대자동차의 지원으로 2015년 ‘3D 입체 퍼즐 휠체어’를 만들 수 있었다. 개발팀은 이 교구를 ‘찾아가는 장애인식 개선교육’에 쓸 계획을 세우고, 교육 유인물이나 수업계획안도 함께 만들었다. 개발을 주도한 박준욱씨는 “초등학생들이 장애에 대한 건강한 개념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 교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박준욱씨가 기획해 시안을 내면, 센터의 동료 연구원들이 피드백이나 의견을 주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됐다. “비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애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학생들이 ‘장애인’이라는 말을 듣거나 장애인을 보았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에 대해 알아본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장애인을 ‘도와줘야 하는 사람’, ‘불쌍한 사람’이라고 응답했다고 하더라고요. 장애인 당사자의 강의나 특수교사 선생님들의 수업도 좋지만, 조금 더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했어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대상 키트이지만 조립키트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브레이크의 위치, 림과 바퀴의 순서 등 자세히 살피며 조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육팀은 이 키트뿐 아니라 장애인용 여행용 전동스쿠터, 혼자 식사를 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스마트스푼 등 장애인들의 생활을 돕는 다양한 기구들을 함께 가져가 아이들에게 보여줬다. 센터에서 2015년 2학기 교육을 나간 학교는 총 38개 학급 985명이다. 메르스 사태로 1학기 때 교육 수요가 적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였다. 교육에 참가한 경기 하늘빛초 이지현 교사는 “학교에서도 장애이해교육을 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다른 기관에서 장애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던 기회”라며, “장애인도 ‘자립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해 아이들이 장애인의 생활이나 그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장애 보조기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이다. 학생들이 남긴 교육 후기에는 ‘예전에는 장애인을 피해 다녔는데, 이제는 함께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식의 감상이 많았다.
한 학생이 센터에서 개발한 키트를 활용해 휠체어를 조립하고 있다. 해당 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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