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6월모평 성적표 나와
국어·수학 등 어려워 혼란도
상위권은 학생부종합 및 논술 해볼만
중위권 교과·적성전형 등도 선택지
하위권 특화된 전문학과 탐색해봐
국어·수학 등 어려워 혼란도
상위권은 학생부종합 및 논술 해볼만
중위권 교과·적성전형 등도 선택지
하위권 특화된 전문학과 탐색해봐
6월 모평 성적 활용법
6월23일, 고3 수험생들은 성적표를 받았다. 2일에 봤던 ‘6월 수능 모의평가’(이하 6월 모평) 결과다. 올해 6월 모평은 작년 수능과 비교할 때 국어·수학 등이 어렵게 출제돼 혼란스러워하는 수험생이 많다. 하지만 말 그대로 ‘모의시험’ 아닌가. 좌절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다. 6월 모평은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에서 출제하는 시험이어서 그해 수능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예상해볼 수 있다. 졸업생(재수생)이 참여하는 그해 첫 모의평가란 점에서도 입시 자료로서 의미가 크다. 중요한 건 이 시험 결과를 잘 활용해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가늠해보는 일이다.
■ 수시 지원 대학 결정 도와주는 자료
6월 모평은 9월8일(2·3년제 포함)에 시작하는 수시 접수에서 여섯 장의 카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범위를 좁혀주는 ‘가늠선’이다. 9월 모평이 남아 있긴 하지만 성적표가 수시 접수가 끝난 뒤에 나온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6월 모평 성적을 바탕으로 수시 때 원서를 넣을 6개 학교를 정하고, 9월 모평 원점수 채점 결과를 반영해 1~2개 정도를 조정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한다.
성적표에서 가장 먼저 살필 항목은 ‘등급’과 ‘백분위’다. 이를 작년 정시 입시 결과(이하 입결)와 비교해 내 점수로 어느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지 가늠해보는 게 첫 단추다. 그것이 수시 지원 대학의 범위를 정하는 기준선이 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객관적 기준선이 있어야 지나친 상향이나 하향 지원을 막을 수 있다. 전년 정시 입결은 대입정보포털 ‘어디가’(adiga.kr)나 각 대학 입학처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상·중·하위권, 각각에 맞춰 전형 골라야
전년 정시 입결 기준으로 지원 대학 기준선을 정했다면, 각각의 상황을 고려해 수시 세부 전형을 결정해야 한다. 이때 성적을 지원 대학이나 전형 선택의 가늠선으로 활용할 순 있지만 전공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선 안 된다.
대학 소재지에 따라 수시 전형 유형을 나눠볼 수도 있다. 서울권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종합전형) 비율이 높은 편이고, 일부 주요 대학들은 논술전형을 치른다. 경기·충청권은 학생부교과전형(이하 교과전형)과 일부 적성전형이 있다. 비수도권 국립대는 교과전형이 많은 편이다.
상위권이라면 그동안 쌓아온 내신, 비교과 활동(동아리, 수상활동내역 등)을 점검해 종합전형 지원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부천 소명여고 김진석 교사(진학팀장)는 “종합전형은 대입 전체에서 약 20%를 차지하지만,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을 기준으로 보면 약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이 전형은 전공적합성과 비교과를 중시하므로 이를 고려해 내가 갈 수 있는 학교들을 추려보는 게 좋다”고 했다. 최상위권 대학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종합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에 대한 부담은 적은 편이다.
2~3월초까지 종합전형 준비를 안 했거나 논술 실력이 있다면 논술전형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다. 대학별 기출문제를 풀어보며 자신에게 적합한 대학을 선택할 수 있다. 한양대·건국대를 비롯한 8개 대학을 제외하고 모두 수능최저가 있어 논술에선 최저등급을 맞출 수 있느냐가 중요한 판단 요소다. 김 교사는 “현실적으로 논술 실력도 학업역량과 비례하는 측면이 있어 모평 2~3등급 정도는 돼야 합격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기말고사가 끝나면 대학별로 모의논술이나 모의면접, 자기소개서 대회 등이 이어지므로 바로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중위권 학생이 경기·충청권 대학이나 비수도권 국립대를 지원할 경우 교과전형을 노려볼 만하다. 수능최저나 면접이 있는 전형이 유리하다. 김 교사는 “교과전형은 대학별 정량적 기준이 해당 누리집에 공개되어 있으므로 기말고사 이후 판단하고 대응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프라임사업’으로 학과 통폐합이나 인원조정이 있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인문계든 자연계든 원하는 학과의 바뀐 학과명과 분야, 모집정원을 정확히 살펴봐야 한다.
중위권 학생들이 고려해볼 만한 또다른 선택지로 적성전형도 있다. 적성전형은 두 개 학교(고려대 세종, 홍익대 세종)를 빼면 수능최저가 없다. 인문계와 자연계 수험생 모두 수학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어 수학이 관건이다. 김 소장은 “적성고사는 시간 대비 문항수가 많은 편이라 정확하게 푸는 것보다 시간 안에 빠르게 문제를 다 푸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능 준비와 병행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준비가 가능하다.
5등급 이하 하위권이라면 과감하게 전문대 특성화 학과나 전망 있는 학과를 공략하는 것도 전략이다. 김 교사는 “전문대는 대부분 정시에서 두 과목만 반영한다. 탐구 중 잘 나오는 한 과목과 국·영·수 중 한 과목을 선택하여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수험생들이 내신에 자신이 없으면 무조건 정시를 생각하지만 이는 무모한 행동이다. 모의고사 성적이 오르는 추세거나 내신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편이 아니라면 정시보다는 수시에 지원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타임교육 입시연구소 이해웅 소장은 “높은 경쟁률이나 전년 입결 평균은 말 그대로 수치다. 수시 카드가 6장이라 중복지원이 많다. 입결 평균도 가장 높고 낮은 점수를 나눈 중간치다. 실제 경쟁률이나 커트라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니 숫자에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 내게 맞는 탐구과목 선택·교사 면담 등 해봐
6월에 반드시 점검하고 가야 할 것도 있다. 6월까지 탐구과목을 결정하지 못한 수험생도 많다. 6월 모평 결과 등을 놓고 탐구 두 과목을 확실히 결정해야 할 시기도 지금이다. 김 교사는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과목, 자신 있거나 좋아하는 과목, 응시 인원이 많은 과목을 고려하여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6월 모평을 기점으로 11월 수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연계 학생의 평균 3분의 1이 수학 ‘가’형에서 ‘나’형으로 시험 유형을 바꾼다. 계열을 바꾼 뒤 교차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확률적으로 수학에서 자연계 4~5등급 학생이 인문계로 옮기면 평균 2.5등급은 오른다. 하지만 학교에 따라 수학 ‘가’형을 선택했을 때 가산점을 주는 경우도 있으므로 단순 등급 상승만 보지 말고 어떤 게 더 유리한지 잘 따져봐야 한다.
최근 이공계 선호 경향으로 취업률만 보고 문과에서 이과로 전향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전공적합성과 학업역량(특히 수학·물리)을 함께 고려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대학 진학은 끝이 아니다. 전공 수업을 못 따라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6월 모평 등 모의고사 성적은 입시전략을 짜는 데 필요한 지표지만, 내신과 모평 등급의 단순 숫자비교는 그릇된 판단을 부를 수도 있다. 실제 수능에선 졸업생 비율이 6월보다 평균 두 배가량 늘고, 성적대나 비교과 준비사항에 따라 실제 수시 지원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6월 모평 이후 짧게라도 담임교사와 면담을 해야 한다. 교사들은 고3을 2~3년만 맡아도 그 학교에서 어느 성적대 학생이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잘 안다. 6월 모평 성적표를 받은 다음엔 경험이 있는 교사와 면담을 하는 게 필수”라고 조언했다. 이은애 <함께하는 교육> 기자 dmsdo@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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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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