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어수선한 2월, 방학 어때요? |
그때가 2002년 1월이니까 벌써 세 해 전 일이다. 한 울타리 안에 있는 샛별중은 겨울 방학을 1월 중순께 시작하여 2월 말까지 한다고 하였다. 한 달쯤 지난 뒤에 이 일에 대한 주위의 반응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방학 시작과 마치는 때가 다른 학교하고 같지 않으니까 학원이 싫어한다는 소리가 들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생이 있는 학생의 가정에서 식구들 여행 계획 세우기가 조금 어렵다고 말하는 정도여서 별 문제 아닌 것 같고, 그 외에는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들이 다 환영하더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는 무릎을 쳤다. 우리 학교도 해보자! 새 학년을 준비하는 교직원 연수회에서 2월 학사 일정을 조정하여 시행하는 문제를 의논해 보았다. 찬성하는 사람이 많았다. 주 5일 수업제 운영에 대해서도 의논을 하였는데 역시 찬성하였다. 이제 학부모님 의견을 물어보면 된다.
‘… 올해 우리 학교에서는 학부모님 의견을 들어서 정하겠다고 한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두 주마다 주 5일 수업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겨울 방학을 2월 말까지 하였으면 하는 것입니다. … 답을 적어서 보내 주시면, 운영위원회에서 신중하게 검토하여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 …’
학부모님께 설문지를 내려던 3월 하순 무렵, 교육부에서 2월 학사 일정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래서 2월 학사 일정 조정 문제는 학교에서 계획한 대로 시행하겠다고 알리고, 주 5일 수업제 운영에 대해서만 부모님들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우리 학교는 2002학년도부터 2월 학사 일정을 조정하여 시행하게 되었다. 아울러 주 5일 수업제도 앞당겨 운영하였다.
수업일수를 맞추기 위해 여름 방학 기간을 줄였고, 처음에는 겨울 방학을 1월 중순으로 늦추어서 시작하고 2월 말까지 하였다. 그러나 2004학년도에는 주5일 수업 우선 시행 학교로 지정되어 12월 말에 방학을 시작할 수 있었다. 2학기 수업은 겨울 방학 시작하기 전까지 마치고, 생활기록부와 건강기록부, 생활 통지표 작성 같은 사무 처리는 1월 방학 동안 학교 근무하는 날에나 집에서 여유 있게 하고 있다. 2월에는 사흘에서 닷새쯤 등교하는 날을 두어, 방학 생활 중간 지도 같은 학습 보충 활동, 신입생 가입학식, 종업식과 졸업식 같은 한 학년 마무리 행사, 그리고 새 학년 준비 활동을 주로 한다.
아직도 2월 학사 일정을 조정하여 시행하지 않는 학교에서는 다가오는 2월을 어떻게 맞이할까? 수업해야지, 게다가 그 많은 학년 말 학급 일에 졸업식 행사, 맡은 사무 정리와 새 학년 준비까지 하자면 얼마나 허둥댈까? 선생님이 허둥대면 아이들은 어떨까? 아이들이 얼마나 엉망이 되었으면, 학교의 2월은 공든 탑이 무너지는 달이라고 하였을까?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공든 탑이 무너져도 고치려 하지 않으니!
거창 샛별초등학교 교장 gildongm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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