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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성폭력 상처 감싸고 또 감싸주세요

등록 2005-11-13 17:20수정 2005-11-14 14:26

어린이 성 이렇게 말해 보세요
아동 성폭력의 피해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 그러나 보통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성폭력을 당하면 극심한 죄책감에 빠진다. 물론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마저 자책에 휩싸이면 상황을 수습하기가 힘들다.

대체로 성폭행 피해 아동은 극심한 두려움과 불안, 공포 등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잠을 설치곤 한다. 심한 경우 퇴행 현상을 보여 실제 나이보다 훨씬 어리게 행동을 하거나 과도하게 성에 대한 관심 표현을 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아이가 꼭 같지는 않다. 부모가 우려했던 방식으로 표현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이전과 전혀 다름이 없이 유치원에도 잘가고 밥도 잘 먹는 등 변함없는 생활을 하기도 한다.

아이가 힘들고 당황스러운 상황을 경험할수록 부모는 침착하게 아이의 정서적인 변화를 살피고 적절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 특히 성폭력은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는 경험이므로 아이가 어떠한 행동을 보이든지 무조건 아이의 편이 되어주어야 한다.

상담실을 찾는 부모들 중에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어서 순간적으로 화가 나고 불안한 감정을 아이에게 그대로 표현해 버린 이들이 종종 있다. 아이가 동네에서 모르는 아저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부모가 아이에게 “왜 거기에 갔느냐, 왜 그 아저씨를 따라갔느냐, 너는 왜 싫다고 말하지 않았는냐’고 다그치며 원망하는 식이다.

아이는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앞으로 누구에게도 이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지는 않을까?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하면, 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럽고 불안한 아이는 무거운 죄책감을 안게 될 것이다.

우선 병원을 찾아가 진단을 받거나 성폭력 전문상담기관에 의뢰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의논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성폭행 사건을 남에게 알리는 것, 신고하는 것을 꺼린다. 자녀가 더 큰 상처를 받게 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가 숨기고 없었던 일처럼 여기려 애쓰는 동안, 아이는 성폭력을 당한 것을 자기 잘못이라 해석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성폭력은 상대방이 저지른 범죄 행위이며 처벌을 받아 마땅한 행위이고 누구라도 그 상황이라면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일이라는 점을, 부모가 먼저 직시하고 아이에게도 충분히 알려야 한다.

이명화/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bright@ym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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