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달·꽃 노래하는 아기 옹알이
봄은 언제 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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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귀가 열려있습니다. 아빠는 “아기야, 아빠야 아빠, 뱃속에서 많이 듣던 목소리지?”하고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이모가 된 나는 갓 태어난 아기에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막상 외우고 있는 노래가 적어 갓 태어난 아기에게 불러줄 노래들을 다시 배웠습니다. <옛 아이들의 노래와 놀이 읽기>(편해문 글, 박이정)도 다시 읽고 인터넷에 들어가 백창우씨의 개밥그릇(100dog.co.kr)도 찾아봅니다.
그림책 이야기를 할 때마다 아기 엄마들이 묻던 게 생각납니다. “아기가 언제부터 그림책을 보나요?” “처음 태어났을 때는 어떤 그림책을 보여주어야 하나요?” 하고 묻는 아기엄마들에게 “아기는 처음에는 초점 맞추기도 잘 못하니 그림책을 보여주기보다는 노래를 불러 주세요. 태어나서 만 두 돌까지는 감각운동기라 많은 그림책을 주기보다는 한 권이라도 좋아하는 그림책을 되풀이해 읽어주세요”하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친절한 대답은 아니었다 싶어 미안해집니다. 아기는 7-10개월은 되어야 호기심을 갖고 그림책을 봅니다. 아기가 고개를 가누고 아기를 무릎에 앉힐 수 있는 이때부터 단순하고 안정된 그림이 담긴 아기 그림책을 보여주고 읽어줍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시도 때도 없이 젖을 먹겠다 하니 낮과 밤이 없습니다. 엄마는 이제 아기에게 리듬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처음 태어나서 백일까지의 생활리듬이 평생의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발전할 수 있게 도와 주어야 할 때입니다. 아기가 칭얼거릴 때마다 잠시 안아주며 노래를 불러줍니다. 자장노래는 조용하고 단조로운 음이 많아 재울 때 불러주면 좋습니다. <아이 어르고 달래고 재우는 자장노래>(백창우 지음, 파랑새어린이) 아예 잠 잘 생각을 않고 눈이 말똥말똥할 때는 <이원수 시에 붙인 노래들>(백창우 엮음, 보림>에서 노래를 골라 불러줍니다. 아기는 ‘겨울 물오리’나 ‘햇볕’ 노래에 귀를 기울이다 잠이 들거나, 젖 먹겠다던 생각을 잊고 놉니다. 여러 가지 노래를 아기에게 선보였는데 아기는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노랫말에 리듬이 강하고 높낮이가 큰 노래에 귀 기울이더군요.
꽃은 참 예쁘다. 풀꽃도 예쁘다. 이꽃 저꽃 저꽃 이꽃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2> 중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마암분교 아이들 시, 백창우 작곡, 보리)
노래 덕분에 아기는 해와 달, 꽃과 물오리와 함께 놀며 자라게 되었습니다. 옛날 아이들의 노래와 자장가를 듣다 보니 태어난 나라에 차곡차곡 쌓여있던 고운 언어들을 통해 자연스레 조국의 정서를 얻어갑니다. 노래로 전달되는 사랑 속에 아기는 정말 세상 사람들에게 따뜻한 빛이 될 어른으로 자랄 것 같습니다.
이성실/그림책 작가 6315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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