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가 시행 중인 서울 서초구 서초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학종)도 수술대 위에 오른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기재 항목을 큰 폭으로 줄이고, 일부 상위권 학생들한테만 기재해주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할 것을 의무화하는 학생부 개선안을 교육부가 11일 공개했다.
교육부의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을 보면, 중·고교용 학생부 항목을 현재 10개에서 7개로 줄이고, 초등학교용 학생부 항목도 8개에서 5개로 줄이기로 했다. 그동안 사교육 유발 효과가 크다는 학부모·학생의 불만이 컸던 ‘수상경력’ ‘진로희망사항’ 항목을 삭제하고,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중 ‘봉사활동 특기사항’ ‘학교밖청소년단체 활동’ ‘자율동아리’도 기재하지 않기로 했다. ‘교과 학습발달상황’의 ‘방과후학교 활동’도 빠진다.
학생의 준비 부담이 컸던 ‘창의적 체험활동상황’의 소논문은 정규 교과수업 중 지도한 것만 기재하도록 했다. ‘자격증·인증 취득상황’(고교용)은 항목을 유지하되 대입자료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자유학기활동상황, 독서활동상황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인적사항’과 ‘학적사항’을 ‘인적·학적사항’으로 통합하면서 부모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빼기로 했다.
학생부가 대입에 주요 전형요소로 작용하며 교사들의 기재 부담이 컸던 만큼, 분량도 축소하기로 했다.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중 ‘특기사항’의 기재분량을 현행 3000자에서 1700자로 축소하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의 기재 분량도 현행 1000자에서 500자로 줄인다.
이번 개선안과 관련해서는 교과 학습발달상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의무화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은 학종으로 학생을 평가할 때 이를 가장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내신 상위권 학생한테만 이를 작성해줘 ‘몰아주기’ 현상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많았다. 교육부는 이 항목의 명칭(성취수준 및 세부능력)과 양식을 바꾸고,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이를 기록하도록 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사의 업무 부담이 크다는 일부 교원단체의 반대 의견도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학생부 개선안은 국가교육회의에서 종합적으로 공론 절차를 거치는 다른 대입제도 개편안과 달리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라는 여론수렴 과정을 별도로 거친다. 이 과정이 끝나면 국가교육회의는 오는 8월 최종안을 확정한 뒤 내년 3월 학교에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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