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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영장에서 함께 수영만 해도 애들은 임신되는 줄 알아요”

등록 2005-12-25 20:48수정 2005-12-27 18:10

“수영장에서 함께 수영만 해도 애들은 임신되는 줄 알아요” ‘어린이 성 이렇게 말해 보세요’
“수영장에서 함께 수영만 해도 애들은 임신되는 줄 알아요” ‘어린이 성 이렇게 말해 보세요’
어린이 성 이렇게 말해 보세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아이들은 도대체 임신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궁금해 한다. 정자랑 난자가 만나서 임신이 된다고 들었는데 과연 정자와 난자는 도대체 어떻게 만나는 것일까? ‘아빠 수건을 같이 써도? 버스에서 남자가 앉은 자리에 앉아도? 생리를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남자랑 함께 자기만 해도 임신이 되는 걸까?’ 아이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다.

요즘처럼 성에 관한 정보가 흘러 넘치는 시대에도 이런 질문을 하는 아이들이 있느냐고 반문할 부모들이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로 아이들은 임신의 원리를 정확히 모르고, 특히 여자 아이들은 앞으로 임신을 하게 될 당사자로서 임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인지발달 심리학자들은 “이 시기 아이들이 논리적인 사고의 잣대로 추상적인 사고를 하고 복잡한 추리, 융통적인 사고, 복잡한 가설을 세우기도 하며 이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려 한다”고 말한다.

한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은 “수영장에서도 임신이 될수 있죠? 정자와 난자가 만나면 임신이 된다면서요. 수영장에는 여자와 남자가 함께 들어가잖아요. 남자의 정자가 동동동~ 물 위에 떠다니다가 여자의 몸 속으로 들어오면 임신이 가능하지 않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말을 듣는 순간 ‘어찌 그런 발상을?’하며 실소를 머금었지만, 이것이 또한 현실이기도 하다. 아이들 중에서 ‘성 박사’로 통하는 아이가 대답했다. “정자는 몸 밖으로 나오면 금방 죽어요. 여자와 남자가 성관계를 해서 여자의 질 속에 정자가 들어가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3일 이상 살기는 어렵다는데….”

이명화/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bright@ymca.or.kr
이명화/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bright@ymca.or.kr
초등학교 6학년 때 동네 아저씨로부터 6개월 넘게 성폭력을 당했던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은 몇 번의 상담 끝에 이렇게 털어놓았다. “선생님, 저는 매달 생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려요. 생리가 나오기만 하면, 이번에는 임신을 안했구나 하고 안심을 해요. 그 때 내 몸에 들어갔던 아저씨의 정자가 아직도 남아있다가 난자를 만나 임신을 하면 어떻하나 걱정이 돼요.” 성폭력 그 자체만 해도 감당하기 힘들텐데, 잘못된 성지식 때문에 아이가 그동안 두 배의 심리적 고통을 겪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저렸다.

아이들은 학교 성교육이나 가정 시간에 임신의 원리를 배우지만 그야말로 피상적인 ‘원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실질적인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임신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덜어줄 수 있는 성교육이 절실하다.

이명화/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bright@ym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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