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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1월 16일 글쓰기 교실

등록 2006-01-15 18:23수정 2006-01-16 14:43

모녀전후가(母女戰後歌)
이선민/일산 백신고 2학년

이런 말이 있소.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모습을 닮는다.”

사람들이 그럽데다.

나는

당신의 눈매를


당신의 콧날을

당신의 입꼬리를 닮았다구요.

어매는

내 존재의 근원이고

내가 숨쉬는 이유이며

이유없이 사랑하는 유일함이데요.

당신이 나를 품은 열 달

그 소중한 열 달을

이 못난이가 자꾸만

자꾸만 잊어감에 눈물이 납니다.

나를 위해 힘든 그대와

나 때문에 힘든 그대는

변함없는 강산.

산불로 흔적을 감추는 산이 없어

그대 마음에 불씨를 심어보고

홍수로 흔적을 감추는 강이 없어

큰 비도 뿌려보고

무모한 믿음을 가지고

나는

어느 사이에

그대의 마음을 찢고 헤집어 놓았나 봅니다.

말보다 행동보다 마음이 좋다는

그대는

심해의 불가사리

하늘의 별이지만

사람들이 그럽데다

나는

당신의 눈매를

당신의 콧날을

당신의 입꼬리를 닮았다구요.

언젠가는 내가 그대를

그대 또한 나를

이해와 사랑으로 감싸 안을 날이 있겠지요.

평> 엄마와 다툰뒤 딸의 마음 저절로 스미는 ‘사랑의 꽃물’

지난해 여름이었군요. 이 시를 처음 만난 그때가. 문학수업 시간이면 늘 만나는 님의 미소로도 저는 참 행복한 교사였지만, 님이 올린 시를 만나고는 그 마음이 더 깊고 향기로워졌답니다. 엄마와의 전쟁(?)을 치르고 마음 끝에 매달린 고백이었을까요. 애틋한 딸의 마음을 만나고는 마음 가득 사랑의 꽃물이 들었답니다.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그 많고 많은 시간 중에 맺은 엄마와 딸의 인연은 하나님이 주신 참으로 애틋한 선물. 너무나 닮아서 외로워지는 마음보다 너무나 닮아서 저절로 가을 하늘같은 미소지어지는 마음을, 너무나 닮아서 모닥불처럼 훈훈해지는 마음을 나누었으면….

이낭희/일산 백신고 교사, nangh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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