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28일 낮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삼보일배로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출발해 청와대 들머리로 향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대학생활이 1년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문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결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봄비를 맞으며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와대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했다.
‘2021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등록금 반환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부터 대학교와 교육부에 등록금 반환과 대학생 부담 경감, 교육의 질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했고 등록금 반환요구 서명 참여자가 1만 2천명을 넘겼지만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등록금 반환이 절실한 우리는 문제 해결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삼보일배 행진을 선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등록금반환운동에는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이 참가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나선 이화여대 강주영 학생은 “12월 녹화강의에서 교수가 반소매를 입고 있다는 등 녹화강의 재탕 피해사례가 공유되고 있다. 공과대학은 실험·실습 때문에 학비가 비싼 건데 코로나19 이후 (실습을 하지 못하는데) 등록금이 그대로인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학생이 왜 대학교를 유지하기 위해 등록금을 헌납해야 하나”고 꼬집었다.
대학생들이 28일 낮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삼보일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정수인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 의장(한국예술종합학교 총학생회장)은 “지난해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재난으로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으면 등록금을 감액할 수 있다고 명시했지만 대학들은 학교 운영을 위해 돈이 필요하므로 등록금을 반환할 수 없다고 한다”며 “정부는 대학교육의 자율성을 보호한다는 구호 뒤에 숨어 방관하지 말고 책임감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2일 시작한 등록금 반환 및 부담 완화 요구 서명운동에 대학생 1만2천명이 참가했지만 전국 290개 대학 가운데 96%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등록금을 일부 반환한 대학도 10% 안팎의 적은 금액만을 돌려줬다”고 지적했다.
대학생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 등록금 반환 결단하라, 전국 대학등록금 반환하라”는 구호를 외친 뒤 경복궁역에서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사무소까지 1㎞ 길 위에서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는 삼보일배를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서울여대 김민주 학생은 “서로 눈치만 보는 정부, 교육부, 대학이 길거리에 나선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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