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송파구 서울체육중고등학교에 설치된 코로나19 이동식 PCR 검사소에서 학생 및 교직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표정 어때? 안 아프대?”
“방금 운 것 같은데….”
3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서울체육중·고등학교. 비닐장갑을 낀 채 초조하게 자기 차례를 기다리던 한 학생이 하얀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멀찍이 몰려서서 웅성대며 이를 지켜보던 다른 학생들의 눈동자가 일시에 그 학생을 따라 움직였다. 검사를 받고 나와서도 의연하게 걸어오는 학생이 있는 반면, 천막에서 나오자마자 사레들린 듯 기침을 거푸 하며 눈물을 삼키는 학생도 있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학생과 교직원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선제검사를 시범 실시하는 ‘이동식 유전자증폭(PCR·피씨아르) 검사’ 첫날 풍경이다.
이날 오전 10시 검사를 시작한 성동구 광희중학교에 이어 2번째로 검사를 시작한 서울체육중·고등학교는 체육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특수목적 학교다. 학생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데다 각종 단체경기에 출전하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19 선제검사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서울체육중·고등학교 학생 545명과 교직원 161명 등 706명 가운데 사전에 동의를 받은 350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광희중에서도 학생 302명, 교직원 59명 등 사전에 동의를 받은 361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김낙영 서울체육중·고등학교 교장은 “사전에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부모들의 동의를 받았고, 검사를 받아본 학생 중에서도 또 원하는 학생들까지 신청을 다 받았다”고 말했다.
이동식 피씨아르 검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 반경 1㎞ 이내에 있어 감염병 전파 불안이 큰 학교를 대상으로 방학기간을 제외하고 오는 12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이날부터 14일까지 2주 동안 강남·강동·강서·관악·성동·송파구 등 6개 구에서 모두 9개 학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선제검사를 시범 실시한다.
이날 서울체육중·고등학교 검사 현장에선 한 사람이 천막에 들어가 검사를 마치는 데까지는 채 1~2분이 걸리지 않았다. 검사 결과는 다음날 오전까지 문자 메시지로 받을 수 있다. 대회와 훈련 일정으로 의무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는 학생들은 보건소까지 오가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계체조를 전공한다는 고등학교 3학년 이윤서(18)양은 “보건소를 왔다 갔다 하기가 번거로운데 가까운 학교에서 해주니 편해서 신청했다. 훈련할 때 지장이 없어야 해서 미리 받았다”고 말했다. 장대높이뛰기를 하는 중학교 3학년 김무궁(15)군은 “주위 친구들이 아프다며 코로나19 검사를 안 받으려고 하던데, 아프지도 않고 하니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 방문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이동형 피씨아르 검사는 학교 내 혹시 모를 무증상 확진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고, 외부 강사나 학원 종사자 분들의 진단검사까지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시범운영을 바탕으로 방역당국과 필요한 사항을 협의하며 희망하는 지역에서부터 전국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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