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국의 최대 김 산지인 전남 해남군 송지면 어란항의 수협 위판장에서 중매인들이 가공공장에 보낼 물김을 고르고 있다. 해남/안관옥 기자
김 대일수출길 넓어진 남해안 양식장
일본과의 김 분쟁이 지난달 20일 협상으로 타결됨에 따라 남해안 김 양식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 김의 일본 수출물량은 2015년까지 1200만속(지난해 240만속)으로 늘어나며, 종류도 애초 마른김과 조미김에서 구운김 자반김 재래김 등으로 확대된다. 수출액으로는 10년 동안 3710억원이 늘어난다. 한국에 독점적으로 할당해온 김 수입쿼터를 2004년 10월 중국에도 주겠다는 일본의 통보에 대해 우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 제소와 함께 물밑 협상 등 양면작전을 펼친 결과다. 수출액 10년간 3700억 늘어
어민들 부푼 기대감
유통구조 개선등은 숙제로 “엄동설한을 녹이는 반가운 봄소식이랑게.” 입춘 한파가 몰아친 3일 오전 11시 전남 해남군 송지면 어란항 선착장에 눈발까지 섞인 된바람이 거셌지만 물김 위판이 어김없이 열렸다. ‘휘~익’. 경매사의 날카로운 호각이 울리자 갯물이 뚝뚝 떨어지는 검붉은 원초들이 경매대 위에 차례차례 올랐다. 동틀 무렵 바다로 나가 채취작업을 하느라 잔뜩 움츠러들었던 어민들의 표정은 60㎏들이 물김 한자루의 낙찰값이 초반 6만원에서 중반 7만8천원까지 뛰어오르자 이내 밝아졌다. 30여분 동안 물김 880자루가 7만원대에 팔렸다. 며칠 전 알려진 대일 협상 성공 소식에 위판장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양식어민 김윤식(45)씨는 “일본 수출물량이 앞으로 10년 간 해마다 100만속(1속은 100장)씩 늘어난다는 얘기를 수협에서 들었다”며 “부부가 15년 동안 김발을 하느라 골병이 다들었는데 오랜만에 훈풍이 불어 몸이 가뿐해진 느낌이다”라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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