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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총장 교비 횡령’ 수원대, 항소심서 회계부정 원심보다 폭넓게 인정돼

등록 2021-06-30 17:59수정 2021-06-30 18:03

이인수 전 수원대 총장. <한겨레> 자료사진
이인수 전 수원대 총장. <한겨레> 자료사진

‘총장 교비 횡령’ 의혹을 받는 수원대가 부당하게 처리한 기부금 수익 등을 회수하라는 교육부 처분(회수처분)에 반발해 낸 행정소송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수원대의 횡령 및 회계부정 금액을 원심보다 폭넓게 인정했다. 다만 1심에서 이인수 당시 수원대 총장이 개인적 목적으로 교비를 사용했다고 인정한 일부 회수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행정 1-3부(재판장 강승준)는 수원대(학교법인 고운학원)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민원조사 결과 처분통보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1심 판결을 깨고 교육부가 수원대에 내린 93억여원의 기부금 회수처분 가운데 69억여원을 초과하는 부분과 대학정보 공시 정정, 설립자 장례식 비용 2억여원 회수, 총장 명의의 연회비 1억여원 회수처분을 각각 취소하고 수원대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했다. 선고기일을 네 차례나 미루고, 변론 재개를 거듭한 뒤 나온 결론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교육부가 수원대에 회수 처분한 100억여원 가운데 31억여원만 인정했지만, 항소심은 원심 판단의 두배가 넘는 금액이 부당하게 처리됐다고 본 것이다.

앞서 감사원은 2011년 7월 수원대 등 35개 대학을 대상으로 대학등록금 책정과 재정운용 실태 감사를 실시했다. 이에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듬해 2월 수원대에 기부금을 기부 목적과 다르게 쓰는 일이 없게 회계처리를 하라는 취지의 감사 결과 처분을 통보했다. 이어 교육부는 2014년 2월 수원대와 수원과학대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진행했고, 같은 해 5월 기부약정서는 용도를 표기해 받고, 용도 미지정 또는 일반 기부금은 장학금, 연구비, 교육비, 교육시설비 등의 용도로 해당 대학에 전액 전출하라는 종합감사 결과 처분을 통보했다.

그 뒤 수원대 학생들이 2017년 9월 교육부에 이 전 총장의 교비 횡령을 엄벌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을 하자, 교육부는 2017년 10월 수원대학교를 대상으로 민원조사를 벌였다. 이에 신한은행 등 8개 업체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낸 기부금 93억여원을 학교법인이나 이 전 총장에게서 거둬들여 수원대 교비회계에 세입 조처하라고 처분했다. 또 신한은행 등 4개 업체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낸 기부금 10억여원과 지에스아이티엠 등 18개 업체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학교용역과 관련해 낸 기부금 2억여원도 학교법인이나 이 전 총장에게서 거둬들여 교비회계에 세입 조치하게 했다.

기부금을 법인회계에 세입 처리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기부금 현황, 법정부담금 부담 현황 등 실제보다 높게 공시한 대학정보도 정정하게 했다. 또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이 전 총장의 아버지인 고 이종욱 설립자의 장례식비, 추도식비 등으로 교비회계에서 사적 용도로 쓴 2억여원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이 전 총장 명의의 연회비, 후원금, 경조비 등으로 교비회계에서 개인적 목적으로 지출한 1억여원도 이 전 총장에게서 거둬들여 교비회계에 세입 조처하게 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상 복구로 위반행위 결과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부분까지 교비회계에 세입 조치하도록 한 시정 처분은 위법하다”며 기부금 회수처분 일부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장례식 비용 등과 관련해서도 “장례식, 추도식 등의 비용을 이 전 총장의 사적 용도로 집행한 것으로 잘못 인정했다”며 “학교법인 행사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법인회계에서 지출할 수 있는 비용을 이 전 총장 개인만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봤다. 이 전 총장 명의의 연회비 등도 “연회비 등이 교비회계에서 지출 가능한 경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해당 비용은 수원대가 이 전 총장을 통해 대외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으로 볼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벌금 1천만원을 확정 판결받았다. 다만 설립자 장례식과 이 전 총장 명의 연회비 지출 등에 대한 별도의 횡령 사건은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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