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주차장에서 차량시위를 앞둔 자영업자가 탄 차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도 높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에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이 오는 8일 전국 곳곳에서 심야 차량시위를 벌일 계획을 밝혔다. 앞서 서울 도심과 부산·경남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차량시위가 진행됐으나 같은 시각 전국 단위로 시위가 열린 적은 없었다.
5일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대위)의 설명을 종합하면 오는 8일 오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전국 9개 지역에서 3천여대가 전국 동시 1인 차량시위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위에 참석하는 차들은 각 지역의 시·도청을 향해 행진하며, 확진자 중심의 방역체계를 중증환자나 치명률 중심으로 개편하고 손실보상을 확대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7월 14∼15일 서울에서 각각 차량 750여대, 300여대가 참여한 게릴라 차량시위가 열렸고, 지난달 25일 부산, 26일 경남 창원에서도 차량시위가 열렸다. 사전에 집회정보가 경찰에 알려져 차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집회 예정 시각 직전에 메신저 등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장소를 알리는 방식으로 진행됐었다. 이번 전국 시위도 같은 방식으로 열릴 계획이다. 자대위 쪽은 자영업 관련 온라인 카페에 각 지부 대표의 전화번호를 공유하고, 직접 지역상권을 돌아다니며 차량시위를 홍보하고 있다.
자대위는 “자영업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정부의 태도에 전국적인 규모의 시위를 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기홍 자대위 대표는 “정부의 현행 거리두기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기약 없이 견디라는 메시지”라며 “4단계 거리두기가 ‘2주면 끝난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지만, 자영업자에게는 당장 생계가 달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차량시위를 주도해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김 대표는 “자영업자의 특성상 하루 매출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뭉치지 못 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더는 못 참겠다며 자발적으로 동참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차량시위 외에도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모인 자영업자들의 다양한 단체 행동이 이어질 전망이다. ‘살고 싶은 자영업자 연대’, ‘모이자 소상공인 수도권 걷기운동’ 등의 채팅방에 있는 자영업자들은 지난달부터 특정 장소 주변에 모여 걷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주 연장하되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현행 4명(접종 완료자 포함)에서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6일부터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은 밤 9시에서 10시로 연장된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