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회사 사무실에서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시고 의식을 잃은 남녀 직원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직원 모두 같은 팀에 근무하는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8일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풍력발전업체의 같은 팀에서 근무하는 여성 직원 ㄱ씨와 남성 직원 ㄴ씨가 각각 자신의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생수병의 물을 마신 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시중에 판매되는 500㎖ 용량의 생수병으로, 회사에서 대량으로 구매해 비치해둔 것이었다. 이들은 이전에 개봉해 마시던 물을 마신 뒤 물맛이 이상하다는 말을 남기고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었다. 이들 중 ㄱ씨는 의식을 찾아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다음날인 지난 19일 무단결근한 같은 팀 직원 ㄷ씨가 저녁 6시께 서울 관악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회사 직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ㄷ씨가 이날 무단결근한 사실을 파악하고 자택에 방문했고, 인기척이 없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 ㄷ씨의 주검을 발견했다. 경찰은 ㄷ씨의 사망 경위에 대해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사건 경위는 수사 중”이라며 “2주 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는 점에 관해서는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방송>(MBC)은 2주 전에도 같은 회사 다른 직원 1명이 음료를 마신 뒤 고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들이 마신 생수병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약물 감정을 의뢰했으며, 자택에서 숨진 직원과 생수병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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