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 깔창 안에 숨겨놓은 필로폰을 꺼내는 모습.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해외에서 국제 택배로 필로폰 등 마약을 밀반입한 후 외국인 노동자에게 판매한 외국인 마약 판매책 17명과 투약자 6명 등 23명을 검거했다고 3일 밝혔다. 동작경찰서 제공
슬리퍼 깔창 안에 필로폰을 숨겨놓는 등의 방식으로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해 전국에 유통한 외국인 마약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해외에서 국제 택배로 필로폰, 아바 등 마약을 밀반입한 뒤 이를 경기·전북·충남 등에 있는 외국인에게 판매한 혐의로 외국인 마약 판매책 17명과 투약자 6명 등 23명을 검거했다고 3일 밝혔다.
국내에 체류 중인 판매 총책 ㄱ씨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8만3000여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160억원 상당의 필로폰 2.5㎏을 밀반입한 후 지역 판매책 16명과 공모해 전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ㄱ씨는 슬리퍼나 인형 안에 숨겨놓는 방식으로 마약을 밀반입했으며, 지역 판매책은 해외 특정 국가에서 주로 사용되는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마약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범죄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ㄱ씨와 지역 판매책 17명을 구속했고, 추가로 검거한 마약 투약자 6명 중 3명을 구속해 송치했다. 검거 과정에서 90억원 상당의 필로폰 1.3㎏ 등을 압수했고, 범죄수익금 9720만원도 환수했다. 해외 현지 총책 ㄴ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해경·관세청·현지 수사기관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관세청 등과 협조해 해외 밀반입 마약류 단속을 더 강화하고, 에스엔에스를 상시 모니터링해 밀반입 마약류가 국내에 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