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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건설노동자 32% ‘요소수 없어 장비 못써’…“생계 막막”

등록 2021-11-09 15:09수정 2021-11-09 15:46

“일손 놓을 판…정부가 대책 마련해야”
“생계와 아이들 학비 등 모든 게 멈춰숴”
해외직구 시도 43.5%
덤프트럭, 레미콘, 굴삭기 등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건설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소수 품귀 사태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덤프트럭, 레미콘, 굴삭기 등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건설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소수 품귀 사태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요소수 품귀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덤프트럭, 굴삭기 등 건설기계 노동자는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1만원 이하였던 요소수 10ℓ 한 통이 최근 3만~5만원으로 올랐고, 10만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며 “그나마도 구할 수 없어 주유소 등을 찾아다니고 해외 직구까지 시도하고 있다. 길어도 보름 이내에 건설기계 현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요소수가 바닥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7~8일 노조가 조합원 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2.4%(82명)는 요소수 문제로 장비 가동을 못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ℓ 요소수를 ‘하루 만에 다 쓴다’고 답한 응답자가 35.6%로 가장 많았고, ‘2~3일이면 다 쓴다'는 응답은 33.6%로 조사됐다. 노조는 “한 달에 20일 정도 일하니 한 달이면 10ℓ 요소수가 많으면 20통 이상, 평균 12∼13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응답자의 81.8%는 요소수를 사비로 구매한다고 답한 가운데, 요소수 품귀 사태 이후 10ℓ 요소수를 3~5만원에 구매했다는 응답이 29.6%였고, 10만원 이상에 구매했다는 응답자도 6.3%였다. 해외 직구를 시도한다는 응답도 43.5%나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덤프트럭 노동자 김정석(47)씨는 “차량을 1억5천만원에 구매해 매달 할부로 250만원씩 내면서 살아가고 있다”며 “2∼3일 있으면 가지고 있던 요소수가 동나는데, 그러면 저희 가정은 생계와 아이들 학비 등 모든 게 멈춰선다”고 말했다.

레미콘 노동자 김봉현(58)씨는 “시중 요소수는 부르는 게 값이다. 최대 5~10배까지에 그마저도 구하기가 어렵다”며 “현장 노동자들이 대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각자 가진 요소수를 모아 서로 나눠쓰며 버티는 방법밖에 없다. 정부가 해야하는 일을 개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월 중순 요소수 업체로부터 요소수 대란이 있을 것이라고 들었다. 정부는 먼저 간파했을 텐데 여태까지 아무런 대책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펌프카 노동자인 안재관(42)씨는 “수도권에 있는 3500대의 펌프카에 한 달 동안 요소수 70만ℓ가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요소수 2만~2만7000ℓ를 관세 없이 수입한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정부의 무능함에 쓴웃음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정부에 △요소수 공급 문제 해결 △요소수 매점매석 규제·처벌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 중지된 건설기계 노동자 구제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요소수 매점매석은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단속·규제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요소수가 없어 일을 못하더라도 그 손실은 온전히 건설기계 노동자가 떠안아야 한다”며 노동자 구제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요소수'라는 글자가 새겨진 상자와 빈 요소수통을 쌓아놓은 뒤 힘껏 밀치고 짓밟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윤주 고병찬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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