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일주일 앞두고 전국 고등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수능 준비하는 수험생이 보이질 않네요. 지난해에도 조금은 있었는데, 올해는 완전 전멸이에요 전멸.”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스터디 카페를 운영하는 ㄱ(47)씨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도 매출은 나아진 게 없다고 말했다. 수능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난달까지 이어지던 영업시간 제한의 여파와 코로나 감염 우려로 수험생들이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ㄱ씨는 “수능 앞두고 갑자기 공부하던 장소를 바꾸지도 않을 것 아니냐. 이 근처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감염 위험이 있으니 학생들을 스터디 카페에 보내지 말라는 안내를 한다고도 한다”고 말했다.
사회는 위드코로나 분위기로 들썩하지만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7일 앞둔 수험생들은 긴장감 속에서 차분하게 수능 일주일 전을 보내고 있다. 감염을 우려하는 수험생들은 마무리 공부도 독서실이나 스터디 카페 대신 집에서 하고 있다. 학부모 등 수험생 가족들도 외출을 자제하고, 수능 선물은 기프티콘 등 비대면으로 주고받는 모습이다.
한때는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스터디카페와 독서실이 인기였지만 이제는 집에서 수능 준비를 마무리하는 게 대세가 됐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독서실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수능을 앞두고 30∼40여명이 이용했지만 현재는 수험생이 4∼5명밖에 안 된다. 감염 위험 때문에 오히려 독서실을 그만두더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스터디 카페를 운영하는 이아무개(49)씨는 “보통 수능을 앞두고는 이용객이 많았는데, 새로운 수험생들이 찾지 않는다. 컨디션 관리도 해야 하고,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밖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는 패턴이 아예 사라진 것 같다”고 했다. 전국 모든 고등학교도 이날부터 수능일까지 원격 수업을 진행한다.
수험생과 함께 사는 가족들은 위드 코로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수험생 딸을 둔 손영일(51)씨는 “남편한테도 회식하지 말고 노래방 가지 말라고 당부한다”며 “가족 중 누군가가 혹시 감기라도 걸려 딸에게 옮기면 곤란해질까 봐 두꺼운 패딩을 입으면서 조심히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의 소통이 제한되다 보니 시험 스트레스에 더 시달리는 수험생들도 있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의 부모인 설아무개(50)씨는 “원래 같으면 친구들과 만나서 시험 전 불안감도 해소해야 하는데 외출을 자제하면서 혼자 마음을 다스리다 보니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능 선물도 기프티콘이나 온라인 상품권 선물로 대체되고 있다. 수험생 지인에게 음료 쿠폰을 선물했다는 직장인 유아무개(30)씨는 “이전에는 수능을 보는 주변인에겐 선물용으로 나온 과자 등을 선물했는데, 이번에는 백신을 맞긴 했어도 수험생을 직접 만나는 건 불안해서 기프티콘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도 응시가 가능하다. 교육부는 지난 9일 수능 응시자 중 병상 등의 배정이 필요한 확진 수험생은 66명, 수능일 이후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해서 별도의 시험장이 배정된 수험생은 12명이라고 밝혔다.
이우연 장현은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