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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수능 끝! 수험생들 “이제 넷플릭스 안 참아도 되구나~”

등록 2021-11-18 20:20수정 2021-11-19 02:35

아침에 조용하던 시험장 교문 앞 활기
헬스·라식 수험생 할인 홍보 열기도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빠져나오며 취재진의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빠져나오며 취재진의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18일 오후 5시, 제2외국어와 한문 과목 시험을 보지 않는 수험생들은 속속 시험장 교문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약 9시간 동안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6개 과목 시험지와 사투를 벌인 학생들은 기다리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의 얼굴을 찾으며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오후 50만 수험생이 치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도 모두 끝이 났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와 서초구 반포고등학교 앞은 시험이 끝나기도 전인 오후 4시께부터 수험생들을 기다리는 학부모와 가족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서울 기준 16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에도 긴장된 표정의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온 문자를 놓칠까 휴대전화를 꼭 쥔 채 정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인터넷으로 ‘실시간 등급컷’을 확인하며 “영어가 어려웠더라”는 등의 내용을 가족이 모인 단체대화방에 실시간 공유했다.

‘수험생 특수’를 노리기 위해 헬스장 홍보에 나선 트레이너도 눈에 띄었다. 남학생들이 시험을 본 반포고 앞에는 “수험생은 60% 할인”이라며 5명의 헬스장 직원들이 광고지를 들고 학생들을 기다렸다. 라식·라섹 수술을 권유하는 안과 홍보지까지 홍보물을 받느라 두 손이 가득 찬 한 남학생은 “아이쿠 감사합니다”라고 웃으며 가볍게 자리를 떠났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후 4시께 서울특별시교육청 제13지구 제14시험장이 마련된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수험생 동생을 마중 나온 안나경(21)씨와 친구들이 준비한 케이크와 소품을 보여주고 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후 4시께 서울특별시교육청 제13지구 제14시험장이 마련된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수험생 동생을 마중 나온 안나경(21)씨와 친구들이 준비한 케이크와 소품을 보여주고 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시험을 끝낸 학생들이 정문으로 쏟아지면서 학교 앞은 활기가 가득했다. 두번째로 맞게 된 ‘코로나 수능’인 탓에 이른 아침 시험장에 들어가는 길은 적막했지만, 시험을 끝낸 학생들의 해방감은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왔다. 이날 여의도여고에 수험생인 동생을 마중 나온 언니 안나경(21)씨와 친구들은 준비한 케이크와 함께 ‘정현(동생이름)아 수고했어’ ‘(대학에서) 과팅 시켜줘’라는 장난스러운 메시지가 쓰인 화환 리본 띠를 목에 둘러 ‘인간 화환’ 이벤트를 해 주기도 했다. 여의도여고에서 시험을 본 고3 학생 허아무개양은 “가장 먼저 넷플릭스를 보고 싶다. 아직 오징어 게임도 안 봤다. 수험표 할인이 되니 머리도 염색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가득 드러냈다. 최혜빈(18)양도 “가장 먼저 엄마한테 ‘끝’이라는 문자부터 보냈다. 내일도 공부하러 가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저녁은 엄마가 해 주는 밥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반포고 교문 앞 한켠에는 장애인 학생들을 태우기 위한 서울시 장애인 콜택시가 대기 중이기도 했다. 택시를 탈 수험생은 발달장애를 가진 곽아무개(18)군이다. 어머니 서아무개(47)씨는 일찍부터 아들을 기다렸다. 서씨는 “아이가 발달장애가 있어 수능을 잘 보는 것보다도 무사히, 연락 없이 혼자 시험을 잘 치르는 것이 목표였다. 혹시 몰라 계속 근처에 대기하고 있었다”며 “아들이 긴장했는지 잠을 잘 못 잤는데 일단 푹 재우고 맛있는 음식을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과목별 난이도와 등급을 점치며 이내 씁쓸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여기저기에서 “다 어려웠대’ “내년에 한 번 더 (시험) 볼 것 같은데”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반수생인 조성민(20)씨는 반포고에서 시험을 보고 나오며 “국어는 전체적으로 지문이 짧아서 쉬울 줄 알았는데 답안 고르는 것이 어려웠다. 수학도 6·9월 모의고사보다 어려웠다.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보다 어려웠다”며 “이제 수능 채점하고 바로 논술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86개 시험지구 1396개 시험장에서는 모두 50만9821명이 수능 시험을 치렀다. 이중 코로나19 확진자 68명과 자가격리자 등은 따로 마련된 시험장에서 시험을 봤다.

18일 오후 6시께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인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 앞에 100여명의 학부모와 가족·친구들이 수험생을 기다리고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18일 오후 6시께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인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 앞에 100여명의 학부모와 가족·친구들이 수험생을 기다리고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장예지 박강수 장현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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