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업체 스타벅스가 약 7년 6개월만에 13일부터 음료 가격을 올리기로 하자 온라인에는 인상 전 가격으로 스타벅스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기프티콘 사재기’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사진은 다양한 스타벅스 기프티콘 상품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 관악구에 사는 직장인 김아무개(29)씨는 최근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으로 카페라떼 모바일 상품권을 10개 구매했다. 오는 13일부터 스타벅스 카페라떼 가격이 400원 오른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김씨는 “회사 앞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자주 가는데 지인이 가격이 오른다는 사실과 함께 미리 상품권을 쟁여놓는 방법을 알려줬다”며 “10잔만 사놔도 4000원은 절약되니 미리 사둬서 나쁠 거 없지 않냐”고 말했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업체 스타벅스가 약 7년 6개월만에 13일부터 음료 가격을 올리기로 하자 온라인에는 인상 전 가격으로 스타벅스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기프티콘 사재기’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9일 온라인에는 모바일 메신저의 ‘나에게 선물하기’ 기능 등을 통해 수십만원어치의 음료 기프티콘을 사재기했다는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 카페 등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주 마시는 음료별로 기프티콘 10개씩 샀다”, “유효기간이 5년이니 미리 사두는 게 이득이다”, “충전해놓은 금액권을 기프티콘으로 바꿨다” 등의 반응이 올라온다.
이는 가격 인상 전에 구매한 기프티콘이나 모바일 상품권(e기프트)은 13일 이후에 사용해도 인상분만큼 추가 금액을 내지 않아도 돼 스타벅스를 계속 이용할 소비자에게 이득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를 4100원에서 4500원 올리기로 했는데, 미리 기프티콘을 구매하면 아메리카노를 가격 인상 이후에도 4100원에 마실 수 있다. 게다가 4100원에 산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은 가격 인상 뒤에도 계속 4500원의 값어치를 가진다. 즉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으로 5000원으로 인상된 카페라떼를 결제할 경우, 900원이 아닌 500만원만 추가 결제하면 된다.
지난해 9월28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서 직원이 행사용 다회용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인상 시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선택지도 있지만, 스타벅스는 충성 고객층이 상대적으로 두텁다 보니 기프티콘 사재기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스타벅스가 가격을 인상할 경우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가격도 올라간다는 ‘학습 효과’도 사재기 심리에 자리 잡고 있다. 2014년 7월 스타벅스가 음료 가격을 100∼200원 인상한 지 2개월 만에 커피빈, 할리스커피, 카페베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음료 가격을 최대 6%까지 올렸다.
스타벅스는 사재기에 대한 별도의 대응은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은 상품권과 기프티콘 판매로 매출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가격이 오른 후에도 그 전에 산 기프티콘이나 상품권은 추가 금액 없이 인정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