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3시께 경기도 포천시 베어스타운 스키장에서 슬로프 정상을 향해 올라가던 리프트가 갑자기 역주행하는 사고가 났다. 사진은 탑승객 여러 명이 리프트에서 뛰어내리는 모습. 연합뉴스.
수백명을 공포에 떨게 한 경기도 포천 베어스타운 스키장 ‘리프트 역주행’ 사고에 대해 경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 스키장에서는 2005년과 2006년에도 리프트 관련 사고가 일어나 부상자가 나온 적이 있다.
포천경찰서는 23일 사고가 일어난 베어스타운 현장 목격자 조사를 마친데 이어 안전관리자와 현장 관리자, 스키장 본부장 등에 대해 1차 조사를 마쳤다. 이어 25일에는 소방당국 등 관련 기관과 함께 현장 리프트 합동감식을 벌일 계획이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기계 결함에 따른 오작동인지, 리프트 운행자 조작실수인지 등을 조사해 과실이 드러나면 관련자 등에 대해 형사 처분을 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22일 오후 3시께 베어스타운 상급자 코스에서 일어났다. 정상을 향해 가던 리프트가 잠시 멈추는 듯하더니 갑자기 뒤쪽으로 미끄러져 내렸다. 역주행으로 하강하던 리프트는 속도가 더 빨라졌고, 탑승장에서 선행 리프트와 충돌하는 장면을 목격한 탑승객들은 공포에 질려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당시 현장에서는 비명과 리프트 충돌음, 탑승객 신음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이 사고로 타박상을 입은 7살 어린이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러 명이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다쳤지만,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으며 45명이 타박상을 입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멈춰 선 리프트 재가동이 어렵다고 판단해 공중에 매달린 탑승객 100여명을 구조했다. 39명은 스스로 내려왔고, 61명은 119구조대가 설치한 로프에 의지해 탈출했다.
구조작업은 5시13분까지 이어졌고, 일부 탑승객은 2시간 넘게 공중에서 공포와 추위에 떨어야 했다.
베어스타운 쪽은 사고 직후 누리집을 통해 “사고가 발생한 리프트 외에도 스키장 내 모든 리프트 운행을 전면 중단하고, 안전 점검을 한다”며 “소방당국 및 관련 기관과도 적극 협조해 사고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천 베어스타운에서는 2006년 12월3일 오후 7시께 빅베어 슬로프 리프트 2대가 7m 정도 아래로 추락해, 리프트를 타고 있던 탑승객 7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해당 리프트는 10분 가량 멈춰서 있다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5년 2월3일 오전 9시45분께에도 탑승객 50명을 태우고 운행 중이던 리프트 1개면이 1시간여 동안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들이 공포에 떨어야 했다.
포천베어스타운은 스키장 등이 있는 종합 레저단지로, 1985년 12월 문을 열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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